지난해 DGB금융지주 계열사로 편입된 하이투자증권이 DGB금융그룹에 상표권 수수료를 지급한다. 기존 '하이' 브랜드를 그대로 쓰고 있지만 기업 로고 등에 DGB가 활용되고 그룹 시너지를 온전하게 누리기 위한 차원이다. 일부만 활용하는 만큼 수수료 지급 규모는 다른 증권사에 비해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이투자증권은 이사회를 통해 상표권 수수료 부과계약 등을 포함한 계열사 간 거래 안건을 가결했다. 작년 10월 말 DGB금융지주 자회사로 편입된 후 사명 앞에 써 온 지주 이름에 대한 사용료를 지주 측에 지불하게 된 것이다.
하이투자증권은 작년 10월 말 기존 대주주 현대미포조선이 지분 85.32%를 DGB금융지주로 넘기면서 DGB금융지주 자회사로 편입됐다. 당시 일각에서 사명을 변경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지만, 부산 울산 등 주축 지역에서의 인지도를 유지하는 차원에서 사명을 유지하고 대신 사명 로고에만 지주 이름인 DGB를 추가하기로 했다.
하이투자증권이 상표권 수수료를 내는 것은 11년 만이다. 과거 CJ그룹 산하에서 상표권수수료를 지급한 바 있지만 2008년 현대미포조선으로 편입되고 지난해 DGB금융지주로 재편입되기 전까지 사명 외 별도 명칭을 사용하지 않았다.
지주사의 계열사 상표권 수수료 수취는 공정거래법과 상표법에 따라 이뤄지게 된다. 통상 외부 평가를 통해 상표 가치를 산출한 뒤 영업수익에 사용요율을 곱해 산정한다. 계열사 부당지원 등을 방지하기 위해 자산총액 5조원 이상 대기업 집단에 한해 공시 의무를 부여했다.
DGB금융지주의 경우 의무 공시 대상이 아니라 수취 내역이 공개되지 않지만, 해당 상표 가치는 5억7000여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투자증권 관계자는 "수수료 납부 규모는 타사 대비 10분의 1 수준으로 많지 않은 규모"라고 말했다.
이미 기업 계열 증권사 일부는 수십억원에 달하는 수수료를 제공하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의 경우 지난해 말 ㈜한화와 50억원 규모로 올해 상표권 수수료 계약을 체결했다. DB금융투자도 DB가 브랜드 사용료를 받기로 하면서 지난해 상표권 수수료 3년 계약에 40억원을 납부한다는 내용의 계약을 맺었다.
SK증권은 지난해 3월 ㈜SK에서 J&W파트너스로 대주주가 바뀌었지만 브랜드 인지도 유지를 위해 당분간 현재 사명을 유지할 방침으로 예년 수준인 10억원가량의 수수료를 올해분으로 지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KB증권 미래에셋대우 메리츠종금증권 등도 해당 수수료를 내고 있다.
한편 하이투자증권은 최근 DGB대구은행 대구 수성동 본점에 은행 증권 복합점포 1호점을 개설하는 등 지주 내 계열사 간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의 올 1분기 연결기준 순익은 전년 대비 11.7% 증가한 167억여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