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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운용 환매연기 1.3조…피해자 규모 '깜깜'

  • 2019.10.14(월) 18:11

모펀드 유동성 악화→자펀드 환매요청 쇄도
정확한 피해 규모·상환날짜 등 파악 어려워

라임자산운용의 환매 연기 금액이 최대 1조34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자 피해 규모가 조 단위로 늘어났지만 정작 피해자 규모와 명확한 보상 방안은 밝히지 않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이사가 14일 서울 여의도에서 환매 연기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해당 사태를 설명하고 있다./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14일 라임자산운용은 서울 여의도에서 환매 연기 관련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원종준 라임운용 대표이사 사장과 이종필 부사장 등이 최근 문제가 된 사모펀드 상환 문제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하기 위해 마련됐다.

원 대표는 "최근 코스닥 시장과 여러 투자 지표 약세로 인해 수익률이 악화해 보유 자산의 주식 전환을 통한 유동성 확보가 어렵게 됐다"며 "개방형 펀드 환매청구 금액 증가와 폐쇄형 펀드 만기 도래 등으로 유동성이 급격하게 악화했다"고 말했다.

이어 "무리한 매각 등으로 펀드 투자 수익률 저하를 초래하는 것보다 투자 정상화 측면에서 상환을 연기해 안전한 회수를 도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내부 인력 조직을 재정비해 투자금을 하루빨리 돌려드리는 것이 임무"라고 설명했다.

라임운용은 최근 연이어 사모펀드 환매 연기 공지를 발표했다. 이달 초 '라임Top2밸런스' 사모투자 3개 펀드 상환금 지급 연기를 공지한 이후 최근에는 '플루토 FI D-1호'와 '테티스 2호' 등 사모채권 및 메자닌 투자 펀드에 대해 환매를 연기했다.

라임운용이 밝힌 환매 연기 규모는 총 1조3363억원 수준이다. 지난 10일 환매가 연기된 55개 사모채권 및 메자닌 펀드 6030억원에 이날 환매 연기를 발표한 38개 무역금융 펀드 2436억원과 상환 연기 가능성이 있는 펀드 56개 4897억원 등을 합친 규모다.

라임운용은 사모펀드 메자닌 등에 투자하는 모(母)펀드를 설정한 후, 이 펀드에 재간접투자하는 수십개의 자(子)펀드를 추가 설정해 판매했다. 자펀드에는 정기적으로 환매 청구 일자가 돌아오는 개방형이 섞여 있는데, 환매 요청이 들어오면 다른 펀드 자금으로 융통하는 식으로 운용했다.

문제는 시장 상황이 나빠진 데 있다. 테티스 2호의 경우 기초자산인 메자닌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이 마이너스(-) 13.96%에 이른다. 같은 기간 플루토 F1 D1호의 경우 마이너스 5.1% 수준이다. 무역금융 자펀드 손실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모펀드 수익률 저하로 유동성이 나빠진 상황 속에서 자펀드 환매 요청이 급격하게 몰리는 바람에 펀드 내 현금이 말랐다. 사모펀드의 경우 보유자산의 자산 유동화가 상대적으로 쉽지 않은데 외부 악재까지 겹치면서 상황이 더 악화했다는 설명이다.

피해자 규모와 상환 날짜는 현재 시점에서 파악하기 힘들다는 설명이다. 원 대표는 "저희는 운용사라 고객 창구가 없어 피해자 규모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며 "자펀드들이 여러 모펀드 자산을 담고 있다보니 서로 관계없어 보이는 펀드에서 문제가 동시에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에 관련 이종필 부사장은 "여러가지 자펀드를 설정한 것은 투자자들로 하여금 포트폴리오 분산효과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펀드를 판매할 때 3억원 단위로 파는 경우가 가장 많기 때문에 시장에서 예상하는 수천명 규모보다 더 적을 수는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현재 성과 보수를 다 없앴고 운용 보수도 절반 가량으로 낮춰 고객들께 이익을 최대한 돌려드리는 식으로 성의 표현을 했다"며 "잘될 때 우리를 통해 가장 많은 이득을 보고 함께 성장한 파트너들이 어려워지니 한순간 등을 돌렸다"고 전했다. 라임운용은 현재 금융감독원 조사를 받고 있다.

라임운용은 2012년 투자자문사로 시작해 2015년 12월 사모펀드 운용사로 확대 재편했다. 11일 현재 기준 운용자산(AUM, 설정원본+계약금액)은 4조8536억원 가량이다. 올 6월 말(5조3934억원)과 비교해 5398억원 감소했다.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전년동기대비 51.9% 증가한 41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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