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안타증권의 최대주주가 회사 지분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8월에는 한달간 거의 매일 쉬지 않고 장내매수하기도 했다.
유안타증권에 대한 보유 지분율이 50%대로 두터워 경영권 방어에 별다른 문제가 없어 보이는데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사들이고 있어 매입 배경에 관심이 모인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대주주인 유안타증권아시아파이낸셜서비스(Yuanta Securities Asia Financial Services)는 올 들어 22차례에 걸쳐 유안타증권 보통주 51만주를 장내매수, 작년말 기준 54.62%였던 지분율을 최근 55%에 근접한 수치(54.87%)로 끌어올렸다.
이 기간 주식 매입 단위는 적게는 1만여주에서 많게는 6만여주. 시세로는 1억원 안팎에 불과하며 전체 투입 금액도 12억원 정도로 눈에 띄게 큰 규모는 아니다.
그럼에도 지난 8월에 한달간 20차례 집중적으로 매입하는 등 마치 진공청소기로 흡입하듯 사들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작년 10월과 11월에도 26차례에 걸쳐 '조금씩 꾸준히' 확대했다.
유안타증권은 2014년 동양그룹 부도로 매물로 나온 옛 동양증권의 지분을 현 최대주주인 유안타증권아시아파이낸셜서비스가 사들이고 대만계 유안타그룹에 편입한 회사다.
유안타증권아시아파이낸셜서비스는 대만 유안타증권 본사가 지분 100%를 보유한 곳으로 지배구조 상으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 헤드쿼터 역할을 하는 곳이다.
당시 동양증권의 대주주였던 동양인터내셔널 및 동양레저 보유주식(총 3277만주)을 유안타증권아시아파이낸셜서비스가 약 1200억원(주당 3700원)에 매입했다.
아울러 1500억원 규모 3자배정 유상증자(7143만주)에도 참여해 유안타증권 보통주 약 1억주, 지분율로는 53.1%를 확보하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총 3000억원 가량을 투입한 셈이다.
유안타증권은 최대주주 보유 지분을 제외한 나머지(43% 가량)를 모두 소액주주들이 들고 있으며 최대주주가 전체 주식의 절반 이상을 확보한 상태라 딱히 지분을 추가로 확대할 만한 요인을 찾기 힘들다.
이에 대해 유안타증권 관계자는 "대만 최대주주가 유안타증권의 기업가치와 성장 가능성에 비해 시장 가치가 저평가되어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안타그룹 품에 안긴 이후 유안타증권의 주가는 상승세를 보이며 2015년 4월 장중 한때 7700원까지 올랐으나 이후 이렇다 할 반등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작년 1월 장중 최대 5500원까지 오른 이후 지속적으로 빠지면서 현재 액면가(5000원)의 절반 수준인 2500원대에 머물고 있다.
주가가 좀처럼 힘을 내지 못하는 반면 재무 성적은 눈에 띄게 개선되고 있다. 지난해 연결 기준 순이익은 1047억원으로 전년 707억원에 비해 48% 증가했다.
옛 동양증권이 한창 잘 나가던 시기인 2009 회계연도에 사상 최대 순이익 1821억원을 달성한 이후 10년 만의 최대 실적이기도 하다.
유안타증권은 국내 유일의 '중화권 증권사'라는 장점을 살려 동양증권 시절 '리테일 명가(名家)'의 명성을 회복하겠다는 각오로 경영진들이 '중국' 사업에 승부수를 냈는데 이에 힘입어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울러 대만 유안타그룹 내부에선 한국 유안타증권이 '동양 사태'로 휘청이던 옛 동양증권의 재건을 이끌었다는 점에서 성공적인 인수합병(M&A) 사례로 꼽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초대 수장을 맡았던 황웨이청(黃維誠) 전 대표이사는 유안타증권의 사업을 본궤도로 올려놓은 공로를 인정받아 올해초 본사 사장으로 승진하기도 했다. 대만 자본에 인수됐던 증권사의 수장이 경영 성과를 인정받아 영전(榮轉)한 사례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