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아직도 안 샀어? 곧 '이천슬라' 된다니까?"
김줍줍씨는 오랜만에 만난 동네 친구와 맥주 한잔하다가 이런 말을 들었어요. 테슬라는 전기차를 만들어 파는 미국 기업인데요. 그렇다고 이 친구가 차를 산 건 아니에요. 여기서 이야기하는 건 테슬라의 주식.
테슬라 주가는 지난 6월 처음으로 주당 1000달러를 넘겼어요. 1년 전만 해도 200달러대에 불과했던 테슬라 주가의 파죽지세에 감탄한 몇몇 투자 커뮤니티에선 '천슬라'라는 애칭을 붙여줬죠. 테슬라 주식 투자자들의 눈은 이제 '이천슬라'를 향하고 있어요. 테슬라 주가는 지난달 20일 1600달러를 돌파하는 등 기대감을 더욱 키우는 중이죠.
천슬라는 최근 해외주식 투자를 향한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을 보여주는 사례예요. 실제로 7월 한 달간 국내 투자자의 해외주식 매수대금이 사상 처음으로 100억달러를 돌파했다는데요. 국내 주식에 투자하는 '동학개미운동'에 이어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서학개미운동'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예요.
해외주식 사는 법 A to Z
친구 말을 듣고서 해외주식 투자에 관심이 생긴 김줍줍씨. 친구와 헤어진 뒤 집에서 해외주식 투자하는 방법을 검색해봤는데요.
①계좌 개설 및 외화증권 거래약정
주식을 사려면 먼저 주식 계좌를 만들어야죠. 요즘은 본인 명의 스마트폰과 실명 확인이 가능한 신분증(주민등록증 또는 운전면허증)만 있다면 모바일로 비대면 계좌개설이 가능해요. 혹시 기존에 개설한 주식 계좌가 있어도 바로 해외주식을 살 순 없어요. 외화증권 거래약정을 신청하고 해외주식 거래 약관, 외화증권 거래 설명서, 해외주식 직접투자 위험 유의사항 등을 확인해야 하죠.
②환전
해외주식은 한국 돈으로는 살 수 없어요. 미국 주식은 달러, 유럽 주식은 유로화, 일본 주식은 엔화, 중국 주식은 위안화 등 각 나라 돈으로만 살 수 있죠. 그러니 내가 주식을 사는데 필요한 만큼 해당 통화로 환전해야 해요.
③시세 확인 후 매매
많은 개인 투자자들이 홈트레이딩시스템(H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이용해 해외주식을 매매하고 있죠. 그런데 대부분 증권사의 HTS나 MTS에서는 해외 주식 시세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없어요. 보통 15분 정도 지연된 정보를 받아보게 되는데요. 실시간으로 해외주식 시세를 확인하려면 유료 서비스를 신청하거나, 별도의 증시 사이트를 참고해야 해요.
해외주식, 이거 모르면 손해만 볼걸?
해외주식 투자를 위한 준비를 모두 마친 김줍줍씨. 어떤 종목을 사면 좋을지 찾아보던 중 한 주식 커뮤니티 글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매매할 때 잘 따져보지 않으면 대박은커녕 오히려 손해 보기 십상이라는 내용이었는데요.
①환전수수료
해외주식은 반드시 외화로 사야 한다고 앞에서 설명했는데요. 증권사를 통해 원화를 외화로 환전할 때 보통 1% 정도 환전수수료가 붙어요. 게다가 해외주식을 팔 때도 대금을 외화로 받기 때문에, 이를 국내에서 쓰려면 다시 원화로 환전해야 하죠. 결국 투자대금의 약 2%를 환전수수료로 내야 한다는 뜻이에요.
②환율 하락으로 인한 손실
환전 시기에 따른 환율 차이로 손해를 보는 경우도 있어요.
예를 들어, 1달러=1000원 환율일 때 1달러짜리 주식을 산 뒤, 며칠 후에 1.1달러에 팔고(10% 차익) 환전하려는데 그 사이에 1달러=900원으로 환율이 떨어졌다면(환율 10% 하락), 1.1달러=990원이므로 오히려 원금 손실을 보게 되는 거죠.
③양도소득세
해외주식으로 번 돈에는 많은 세금이 부과돼요. 직전 연도의 매매차익 총합 기준으로 250만원까지는 봐주지만, 이를 초과한 금액의 22%(주민세 2% 포함)는 양도소득세로 내야 하죠.
예를 들어 2019년 한해 동안 A주식에서 2000만원 수익, B주식에서 1000만원 손실, C주식에서 500만원 수익이 났다면 매매차익 총합은 2000-1000+500=1500만원이죠. 이때 납부해야 할 양도소득세는 1500만원에서 250만원을 공제한 뒤 22% 세율을 적용한 금액인 275만원이에요.
해외주식 양도소득세는 본인이 직접 관할 세무서나 홈택스를 통해 신고해야 하는데요. 만약 제대로 신고하지 않다가 걸리면 추가로 세금이 부과된다니 조심해야겠죠.
④배당소득세
현금배당과 주식배당에 대한 배당소득세도 있어요. 배당소득세율은 한국 14%(지방소득세 포함 15.4%)/미국 15%/중국 10%/일본 15.315%) 등 국가별로 다른데요. 대상 국가의 세율이 국내보다 낮은 경우 국내 세율과의 차이만큼 추가로 과세하도록 되어있어요. 미국과 일본 주식의 경우 국내보다 세율이 높아 추가 징수가 없지만, 중국은 세율이 낮은 만큼 추가 과세가 이뤄지죠.
이 밖에 국내주식에 비해 해외주식 정보가 부족한 점도 유의해야죠. 언어의 장벽 때문에 사업보고서나 재무제표를 찾아보기 힘들거든요. 해당 기업 관련 뉴스도 찾아보기 힘들고요. 그러니 김줍줍씨를 비롯한 투자자 여러분! 해외주식에 투자하기 전 이것저것 잘 따져보셔야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