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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줍줍]한화시스템 1.2조 유상증자, 투자자가 알아야할 점!

  • 2021.04.05(월) 07:00

30일 유상증자 발표…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 제출
에어모빌리티·위성통신 등 신규사업 투자자금 마련
1주당 신주 0.58주 배정…예정 발행가액 1만5250원
유증 참여하려면 오는 4월 20일까지 주식 매수해야

방위(防衛). 한자어를 풀면 적의 공격이나 침략을 막고 지킨다는 뜻이에요. 방위를 위해 감시, 정찰, 지휘통제를 위한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 파는 것이 바로 방위산업. 이 산업분야의 대표 업체 한화그룹 계열사 한화시스템이 30일 유상증자(주식을 새로 찍어 투자자에게 팔고 자금을 확보하는 것)를 하겠다고 발표했어요.

▷관련공시: 한화시스템 3월 30일 주요사항보고서(유상증자결정)
 

유상증자 규모는 1조2000억원. 적지 않은 금액인데요. 왜 유상증자를 하는지, 유상증자로 확보한 자금을 어디에 쓸지 등 30일 공개한 증권신고서를 바탕으로 투자자들이 알아야할 기본적인 내용을 정리해볼게요. 참고로 증권신고서는 어떤 회사가 증권(주식·채권 등)을 팔아 돈을 마련하려고 할 때 금융당국과 시장투자자에게 신고하는 서류. 일종의 기업 자기소개서 개념이죠. 10억원어치 이상의 증권을 발행해 50명 이상의 불특정 다수에게 팔려면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해요. 이후 금융감독원이 증권신고서를 꼼꼼하게 읽어보고 '이상 없음' 판정을 내려야 회사는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증권을 사달라고 권유할 수 있어요. 

▷관련공시: 한화시스템 3월 30일 증권신고서
 

①한화시스템 뭐 하는 곳? 

한화시스템은 방위산업을 위주로 운영하는 곳. 육해공에서 활약하는 대한민국 군대에 지휘통제관련 통신시스템, 지상무기시스템 등을 지원하는 사업을 해요. 적의 위치나 방향을 탐지하고 아군에게 알리는 등의 기술 장치를 개발해 판매하는 것이죠. 가령 K9자주포에 자동사격 통제장치를 설치한다든지 육해공 간 유무선 위성통신매체를 지원하는 것 등이 한화시스템이 하는 대표적인 방위산업. 

과거에는 군대를 양성하고 총이나 대포 등 재래식 무기가 국방에 주요 소재였지만 현대 국방에서는 각종 첨단기술을 활용해 국민의 안위를 지키고 있죠. 

한화시스템은 인공위성 등 우주관련 사업도 하고 있는데요. 우주공간에 무기를 배치해 적의 위치 등을 파악하는 시스템을 만드는데요. 무기제작뿐만 아니라 지구에서 우주로 쏘는 발사체 관련 사업도 하고 있어요. 올해 1월에는 우주관련 사업 발전을 위해 저궤도 인공위성 전문업체 쎄트렉아이 지분 30%를 인수하기도 했어요.

민간기업의 고객사 관리 시스템, 데이터관리 등의 ICT서비스 분야도 한화시스템의 사업 중 하나. 지난해 기준 한화시스템 매출액의 70%가 방위산업, 29%는 기업의 전산시스템을 지원하는 ICT서비스 분야가 차지하고 있어요.

②유상증자 왜 하는 거야? 

한화시스템은 유상증자를 통해 7868만9000주의 주식을 새로 찍어 자금 1조2000억원을 확보할 예정. 이번 유상증자 목적은 신규 사업 투자를 위해서!

한화시스템은 1조2000억원 자금 확보해 시설자금(1100억원), 운영자금(3900억원), 타법인 증권 취득자금(7000억원)에 쓰겠다고 밝혔는데요. 어떻게 사용할지 세부내용을 볼까요.

먼저 타법인 증권 취득자금. 한화시스템은 에어모빌리티, 위성통신, 디지털 플랫폼 관련 회사의 주식을 취득하기 위해 자금 7000억원을 사용할 예정. 또 위성통신 업체 지분을 확보해 관련 사업을 확대할 계획. 블록체인과 관련한 디지털플랫폼에도 투자할 예정. 한화시스템은 금융 및 디지털 자산 거래와 관리를 손쉽게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제공하는 사업에 새롭게 진출할 계획이에요. 

운영자금 역시 에어모빌리티와 위성통신 사업에 쓸 예정. 관련 소프트웨어․하드웨어 구축, 해외 시장 진출에 자금을 활용할 계획이에요. 마지막으로 시설자금은 위성통신사업을 직접 제조하고 발사하는데 들어가는 비용. 

즉 이번 유상증자로 확보한 자금을 빚을 갚는데 쓰려는 것이 아닌 신규 사업에 투자해 회사의 성장성을 넓히려는 것이 핵심! 운영난을 겪고 있는 항공사들의 유상증자가 대부분 채무와 직원들 월급 주는데 사용한 것과 비교하면 유상증자 방향성이 많이 다르죠.

한화시스템은 29일 컨퍼런스 콜에서 "2026년부터 에어모빌리티, 저궤도 위성통신, 디지털 플랫폼 사업의 급격한 성장을 기대하고 있으며 2030년에는 현재 대비 14배 이상 성장한 23조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어요. 

③꽃길만 걸을까? 투자위험요소도 살펴봐야

그렇다고 마냥 장밋빛 전망만 있는 건 아니에요. 어떤 사업이든 위험요소는 분명히 있다는 점. 투자위험요소도 꼼꼼히 살펴봐야 하는데요. 대표적인 투자위험요소 몇 가지를 소개할게요.

-방위산업, 위성통신 등 관련 연구개발을 할 때 예상치 못한 초과비용이 발생해 회사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음

-방위산업 해외매출 관련 각 국가에서 국방비 예산을 줄이면 회사 매출도 감소할 수 있음

-ICT서비스 관련 바이러스, 외부 침입 등 기술적 문제로 인해 고객 정보가 유출되면 서비스를 중단하는 등 매출에 부정적 영향이 나타날 수 있음

-방위산업 연구개발, ICT서비스는 전문 인력이 필요한 만큼 많은 인건비가 들어감. 물가상승에 따른 인건비 비용이 늘어나면 회사 재무에 부담이 될 수도 있음

-에어모빌리티, 위성통신,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플랫폼 등 신규사업 추진과 관련 계획보다 성과가 더딜 수도 있고 수익이 덜 나올 수도 있음

-한화 계열사와의 특수거래로 발생하는 매출이 한화시스템 별도재무제표 기준 약 25.1%에 달함. 계열사의 실적이 악화하면 한화시스템 매출도 줄어들 수 있음

④신주 얼마나 받을까?

한화시스템이 어떤 회사인지, 유상증자의 목적, 투자위험요소까지 모두 살펴봤다면 본격적으로 유상증자 청약 참여를 위한 조건을 알아볼게요. 

한화시스템은 유상증자로 신주 7868만9000주를 찍어낼 예정. 1주당 1만5250원(예정 발행가액)에 팔 예정인데요. 이 가격은 아직 확정된 가격은 아니에요. 추후 2차례(1차 발행가액, 2차 발행가액)에 걸쳐 바뀌는 주가를 반영해 오는 5월 31일 최종 발행가액을 확정할 예정. 참고로 1차 발행가액과 2차 발행가액 중 낮은 가격을 최종 발행가액으로 결정해요!

주가가 올라가 최종 발행가액이 올라간다면 한화시스템이 확보할 자금도 기존 1조2000억원 보다 더 늘어나겠죠.

2일 기준 한화시스템 종가는 2만1200원. 예정 발행가액 1만5250원은 시세보다 28% 저렴한 가격이에요. 한화시스템 주식을 더 확보하고 싶은 기존 주주라면 당연히 시세보다 저렴하게 살 수 있는 유상증자에 참여하겠죠. 

유상증자 신주는 일단 기존 주주와 한화시스템 임직원(우리사주조합)에게 먼저 청약할 권리를 준 다음 팔고 남은 것을 일반 투자자에게 파는 방식. 이를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라고 해요. 

기존 주주들은 신주의 80%(6295만1200주)를 배정 받을 수 있는데요. 한화시스템의 주주는 계열사 한화에어로스페이스(48.99%), 에이치솔루션(13.41%), 국민연금공단(5.24%), 소액주주(22.67%) 등으로 구성. 

기존 주주들은 1주당 0.58주의 신주를 청약할 수 있어요. 나는 더 많은 신주를 청약하고 싶다면 초과청약도 가능한데요. 청약가능한 주식수의 20%(1주당 0.2주)를 초과청약할 수 있어요. 다만 경쟁률이 높다면 초과청약으로 원하는 만큼의 신주를 모두 배정받는 건 어렵겠죠.

우리사주조합은 20%(1573만7800주)를 우선 배정받아요. 우리사주조합 배정물량은 1년간 보호예수(일정기간 팔지 못하는) 조건이 붙어 있어요. 

참고로 1주 미만의 단수주는 절사, 즉 그냥 잘라버린답니다. 한화시스템 10주를 보유한 주주가 유상증자 청약을 하면 이론적으로 5.3주를 받을 수 있는데 0.3주는 절사하고 5주만 받는 것이죠.

⑤유상증자 관련 주요 일정체크!

유상증자에 참여하려는 투자자라면 일정을 꼼꼼히 체크해야 해요. 투자자들이 알아야 할 주요 일정을 소개할게요. 

-4월 19일: 1차 발행가액 확정 
신주배정기준일(4월 22일)을 기준으로 한 달 전, 일주일, 3일전 각각의 평균주가의 평균값과 3일전 평균주가 중 낮은 금액을 기준주가로 정하고 이 금액에서 15% 할인율을 적용해 1차 발행가액을 결정해요. 

-4월 22일: 신주배정기준일(주주확정)
유상증자에 참여 가능한 주주명단을 최종적으로 확정하는 기준점이 되는 날. 이 날까지 주식을 가진 주주들이 한화시스템 유상증자에 참여할 수 있는데요. 주식매수는 매수버튼을 누르고 이틀 뒤 결제 완료인 만큼 최소 이틀 전에는 한화시스템 주식을 매수해야 유상증자 신주인수권이 주어지겠죠. 즉 4월 20일까지 한화시스템 주식을 사야한다는 뜻. 

-4월 21일: 권리락 
주가를 인위적으로 낮게 조정하는 날이에요. 앞서 4월 22일이 신주배정기준일이라고 말씀드렸는데요. 이틀 전인 4월 20일까지 주식을 사야 유상증자 참여가 가능한데 21일 주식을 사면 유상증자 참여가 불가능하죠. 때문에 이 날짜에 주식을 사는 사람들을 위해 인위적으로 주가는 낮추는 작업을 해요. 이를 권리락이라고 함. 

-5월 3일: 신주배정 통지
신주배정기준일에 주식을 가진 주주라면 누구나 한화시스템 유상증자 참여 권리(신주인수권증서)가 나오는데요. 내가 보유한 주식 수에 따라 몇 주의 신주를 청약할 권리가 주어지는지 확인할 수 있어요. 

-5월 13일~5월 20일: 신주인수권증서 거래 
신주배정기준일에 주식을 가진 주주라면 누구나 신주인수권증서가 나오는데요. “나는 한화시스템 유상증자에 참여하고 싶지 않다”면 이 권리를 다른 사람에게 돈 받고 팔 수 있어요. 반대로 신주배정기준일에 주식을 보유하지 못한 사람은 이때 신주인수권증서를 돈 주고 사서 유상증자 참여 권리를 확보할 수도 있어요. 

-5월 31일: 확정 발행가액 결정
이날은 한화시스템 신주를 1주당 얼마에 살 수 있는지 최종 가격을 결정하는 날. 전자공시시스템에는 다음날인 6월 1일 공시로 확정 발행가액을 공개해요.

-6월 3일~6월 4일: 유상증자 청약 날 
우리사주조합은 6월 3일, 일반 주주들은 6월 3~4일 이틀 간 유상증자 청약을 할 수 있어요. 청약은 본인이 거래하는 증권사 어디에서도 가능해요.

-6월 8일~6월 9일: 일반 공모청약 날
우리사주조합과 기존 주주들에게 배정한 신주를 완판(청약 미달)하지 못한다면 일반 투자자에게 남은 물량(실권주)을 팔 수 있어요. 6월 8일~9일 이틀간 일반투자자들이 청약할 수 있어요. 주주청약은 어느 증권사라도 가능하지만, 실권주 청약은 6개 증권사(대신, 한국, 미래에셋, NH, KB, 한화)에서만 가능해요.

배정물량은 경쟁률에 따라 달라져요. 앞서 3조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한 대한항공은 우리사주조합과 기존 주주들에게 배정한 청약물량을 완판하고도 1주 미만 단수주를 절사하면서 나온 실권주가 생겨 일반 공모청약을 진행했는데요. 청약경쟁률은 무려 518:1. 어마어마하죠? 

-6월 11일: 환불일
상장공모주는 공모가격의 절반을 증거금으로 내죠. 반면 유상증자 청약은 증거금을 100% 내야 해요. 즉 한화시스템 신주 1주당 가격이 1만5250원이라면 청약하는 주식 수만큼 증거금을 100% 준비해야 해요. 따라서 기존 주주들이 보유한 주식 수만큼 유상증자 비율에 따라 청약한다면 환불금은 따로 없어요. 다만 초과청약을 했는데 경쟁률이 높아서 배정받지 못했거나, 실권주 일반 청약에 참여했는데 경쟁률이 높아서 증거금만큼 배정받지 못하면 이날 환불금을 받아요. 

-6월 23일: 신주 상장일
유상증자 청약으로 배정 받은 신주를 본격적으로 주식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는 날!

지금까지 증권신고서를 바탕으로 한화시스템 유상증자에 대한 기본적인 내용들을 살펴봤는데요. 다음 편에서는 1차 발행가액 확정이후 신주인수권증서 거래에 관한 내용으로 다시 찾아뵐게요.

독자 피드백 적극! 환영해요. 궁금한 내용 또는 잘못 알려드린 내용 보내주세요. 열심히 취재하고 점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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