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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줍줍]두 번째 '공모' 대어 SKIET, 뭐하는 곳일까

  • 2021.04.14(수) 07:00

공모주 SKIET 증권신고서 분석①
SKIET, 5월 11일 상장 목표로 지난달 증권신고서 제출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 막는 '분리막' 생산이 핵심사업
공모주 60%는 SK이노베이션 주식.. LG에 줄 합의금?

오늘 공시줍줍은 2021년 두 번째 공모주 대어, SK아이이테크놀로지(이하 SKIET)의 공모주 청약 이야기를 가져왔어요. 지난 3월 31일 SKIET는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회사가 주식 등 증권을 팔아 돈을 마련하려고 할 때 의무로 내야하는 서류)를 제출했는데요.

앞으로 3편에 걸쳐 SKIET의 증권신고서를 통해 어떤 기업인지(4월 14일), 공모가는 어떻게 결정했는지(4월 16일), 공모주 청약하면 몇 주나 받을 수 있는지(4월 23일)를 공시줍줍을 통해 독자 여러분들에게 소개할 예정이에요.

이번 편에서는 SKIET이 어떤 회사이고 무슨 사업을 하는지 투자자라면 반드시 알아야 하는 '내가 투자하는 회사의 기본 개념'부터 짚고 넘어가는 시간을 가져볼게요!

▷관련공시: SK아이이테크놀로지 3월 31일 증권신고서(지분증권)
 

# SK I.E Technology, 뭐하는 곳?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2019년 4월 1일 SK이노베이션의 소재사업 부문을 떼서 물적분할로 설립한 곳. 영문명은 SK I.E Technology. 중간에 들어가 있는 I.E는 'information electronic'의 약자. 전자정보 관련 소재를 다루는 회사라고 이해하면 쉬워요.

SKIET가 다루는 전자정보 관련 소재는 '분리막'. 영어로 LiBS(Lithium-ion Battery Separator)라고 해요. 분리막은 우리가 사용하는 스마트폰, 노트북에 들어가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소재 중 하나.

분리막은 전기의 양극과 음극의 직접적 접촉을 막는 역할을 해요. 양극과 음극은 각자 정해진 길을 가야 하는데 두 극이 만나면 순간적으로 많은 열이 발생해요. 이를 흔히 전기합선이라고 하죠. 전기합선이 일어나면 폭발과 화재로 이어져 인명피해가 나올 수 있어요. 분리막이 배터리의 안전성을 담보하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죠.

참고로 리튬이온 배터리는 2차 전지 종류 중 하나예요. 1차 전지는 한 번 방전되면 사용이 불가능 하지만 2차 전지는 전기를 저장해 반영구적으로 사용이 가능해요. 스마트폰 배터리가 다 떨어져도 다시 전선을 연결해 배터리를 충전하면 계속 사용이 가능한 것이 2차 전지 덕분.

# 분리막 사업, 미래전망은?

기존 스마트폰, 노트북, 태블릿, 스마트워치 등 IT기기뿐만 아니라 전기차(Electronic Vehicle, EV)가 대세로 떠오르면서 분리막 수요도 늘어나는 추세.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분리막 수요는 2018년 36억9800만㎡에서 2019년 39억6600만㎡, 2020년 40억9500만㎡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요. 5년 뒤인 2025년에는 158억7700만㎡로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

지난해 기준 SKIET의 총 매출액(4693억원)에서 분리막 매출액(4630억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99%에 달해요. 리튬이온 배터리 수요가 많아질수록 SKIET의 분리막 매출도 늘어나겠죠. 더군다나 국내에서 분리막을 생산하는 업체는 SKIET가 유일해요. 분리막 수요가 늘어날수록 몸값도 올라가겠죠.

SKIET는 FCW(플렉서블 커버 윈도우)사업도 하는데요. 이 사업은 하드 코팅 처리한 필름을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에 붙여 기기 자체의 내구성을 강화하는 작업인데요. 대표적으로 폴더블폰, 롤러블 TV 등 화면이 구부러지는 제품에 사용해요. SKIET는 지난해 4월부터 FCW 제품을 판매하고 있어요.

# SKIET, 투자위험요소는?

리튬이온 배터리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다고 해서 SKIET 성장에 마냥 장밋빛 전망만 있는 건 아니에요. 사업계획이라는 것은 내외부적 환경 변화로 인해 언제든지 결과가 바뀔 수 있다는 점.

-글로벌 경기변동성에 따른 매출 하락
전기차, 스마트폰, 노트북 등의 배터리에 SKIET 분리막 재료가 들어가는데 해당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수요나 산업의 성장세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분리막 제품가격이 떨어져 회사 매출이 감소할 수 있음.

-글로벌 분리막 산업 경쟁 강화
일본의 아사히카세이·도레이·더블유스코프·스미토모화학, 중국의 상해은첩(SEMCORP) 등이 주요 경쟁상대. SKIET의 분리막이 이들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면 매출에 부정적일수도.

-FCW 사업 차질
분리막 의존을 줄이고 신규 성장 동력을 넓히기 위해 지난해부터 상업적 판매를 시작한 FCW사업이 성공하지 못하면 SKIET사업, 재무상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음.
 
-리튬이온 배터리의 대체
SKIET은 현재 시장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리튬이온 배터리(액체 전해질)에 분리막을 공급하고 있음. 하지만 추후 고체 전해질 형태의 배터리가 나오거나 수소연료를 기반으로 하는 전기차가 대세가 되면 분리막은 사양 산업이 될 수도 있음.

*(추가 포인트) SK이노베이션의 소송 문제
SKIET은 증권신고서를 통해 모회사 SK이노베이션(지분율 90%)이 LG에너지솔루션과 벌여온 배터리 관련 영업비밀 침해 및 특허 침해 관련 소송이 투자위험요소라고 지적한 바 있는데요. SKIET이 소송의 직접적 당사자는 아니나 모회사에 대한 최종적인 판결에 따라 직간접적으로 주가에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지난 11일 SK이노베이션이 LG에너지솔루션과 극적인 합의를 하면서 모회사의 소송분쟁은 더 이상 SKIET의 투자 위험요소로 거론되지 않을 거 같네요~

# 구주매출 60%, SK이노베이션을 위한 상장?

모회사 SK이노베이션은 LG에너지솔루션에 합의금 2조원을 지급하는 것으로 분쟁을 마무리했는데요. SK이노베이션은 각각 올해 5000억원, 내년 5000억원 총 1조원을 현금으로 LG에너지솔루션에 지급할 예정. 나머지 1조원은 로열티로 2023년부터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사업 매출액에 따라 일정비율을 지급할 계획이에요.

이 과정에서 자회사인 SKIET의 상장은 SK이노베이션에게는 매우 중요한 기회인데요. 공모주 청약을 통해 벌어들일 상당금액이 SK이노베이션 손 안에 들어오기 때문.

-공모수량: 2139만주(신주모집 855만6000주, 구주매출 1283만4000주)
-희망공모가격: 7만8000원~10만5000원
-공모총액: 1조6668억원~2조2459억원
-공모배정: 일반공모(일반청약자 25%~30%, 우리사주 20%, 기관투자자 55%~75%)

SKIET가 이번에 판매하는 공모주 수량은 총 2139만주. 이 중 유상증자 방식으로 새롭게 찍어내는 주식이 855만6000주. 신주가 아닌 기존 주주의 주식을 파는 구주매출방식이 1283만4000주.

신주와 구주매출 비중을 보면 각각 40%, 60%. 공모주 청약을 하면서 새롭게 찍어내는 주식수보다 구주매출 물량이 더 많은 건 이례적인 내용. 구주매출 비중이 더 많다는 건 결국 2139만주를 팔아서 확보할 1조6668억원~2조2459억원 가운데 최소 1조원(공모가 7만8000원 기준)에서 1조3475억원(공모가 10만5000원 기준)은 SKIET의 통장에 들어가지 않고 기존 주주가 가져갈 몫이라는 뜻. 여기서 기존 주주란? SKIET의 모회사 SK이노베이션이죠.

1조원이 넘는 금액은 SK이노베이션 입장에서 상당한 액수인데요. 지난해 말 기준 SK이노베이션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3059억원)과 비교해 3배에 달하는 규모. 당장 올해 5000억원 합의금을 LG에너지솔루션에 줘야하는 SK이노베이션에게 SKIET 주식을 팔아 얻는 1조원은 가뭄에 쏟아지는 단비라고나 할까요.

LG에너지솔루션과의 합의 이전부터 이번 SKIET의 공모대금은 SK이노베이션의 소송 전에 쓸 비용이라는 분석도 있었어요.

다만 SK이노베이션은 이를 부인했는데요.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LG에너지솔루션과의 소송관련 비용에 SKIET 공모대금을 쓸 계획은 없다"며 "SKIET 공모주 매출로 얻은 자금은 SKIET의 배터리 사업을 포함해 SK이노베이션 산하 자회사의 미래성장 투자에 쓸 예정"이라고 밝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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