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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심한' 정영채 NH증권 대표 "다자배상해야 빠른 보상 가능"

  • 2021.04.05(월) 17:19

"착오 의한 계약 취소 적용 시 유관기관 면책" 반대
고객들에게는 거듭 사과…"나 역시 똑같이 했을 것"

"우리 회사는 금융지주 내에 있는데다 상장된 회사이기 때문에 결국 최종 결정권은 이사회에 있다. 이사회를 어떤 방법으로 설득하면 유리할까 판단해보면 다자간 배상에 따라 우리(NH투자증권)가 먼저 처리하자고 설득하는 게 쉬울 것 같다"

옵티머스 펀드 사태와 관련한 금융감독원의 분쟁조정위원회(분조위) 최종 권고 결정을 앞두고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가 다자배상 방식의 보상안을 또 한 번 강조했다. 금감원이 '착오에 의한 계약 취소'를 적용해 자사에 우선적으로 100% 원금 반환을 권고할 가능성이 유력시되는 상황에서 이에 대해 반대 의사를 명확히 한 것이다.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

정영채 대표는 5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금융투자업권 최고경영자(CEO)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배상을 피하겠다는 게 아니다. 착오에 의한 계약 취소를 하게 되면 같이 책임져야할 서비스 업자들에게 면책을 줄 수 있어 이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것 뿐이다"라고 밝혔다.

다자배상안은 옵티머스 펀드 판매사인 NH투자증권이 펀드의 투자재산을 보관 관리하는 수탁사 '하나은행', 사무관리를 맡은 '한국예탁결제원'과 함께 책임 비율에 따라 피해 보상을 하는 배상안이다.

판매사 NH투자증권은 전체 펀드 환매 중단 금액 5146억원 중 4327억원(84%)을 홀로 파는 동안 운용사의 사기를 눈치 채지 못했다는 비판에 시달리고 있다. 수탁사 하나은행은 신탁계약서상 공공기관 매출채권을 매입해야 하지만 운용사 말만 듣고 부실 사모사채를 사들인 책임이 있고, 사무관리사 한국예탁결제원 역시 기준가격 산정과 투자 내역 정리 등 사무관리 업무를 담당하는 과정에서 관리·감독 책임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지적받고 있다.

정 대표는 "우리 회사 고객이 피해를 입은 만큼 우리가 제일 바쁘게 움직이는 게 정상"이라면서도 "예탁결제원은 명세서를 고쳐줬고, 하나은행은 투자제안서대로 자산관리를 안했다는 것도 팩트"라고 설명했다.

이날 열리는 분조위에서 착오에 의한 계약 취소 권고가 최종 결정되면 유책기관에게 면죄부를 허용하는 꼴이 되기 때문에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힘들다는 입장이다.

옵티머스 펀드 투자자들에게는 거듭 사과의 뜻을 전했다. 그는 "우리 회사 앞에서 고객들이 '정영채 구속' 등을 외치기도 했지만 우리 실무자를 비롯해 고객들한테도 섭섭하고 억울하다고 호소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라며 "나 역시 금전적 손해를 입었을 경우 그분들과 똑같이 할 것을 알기에 충분히 이해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진짜 해야 할 일은 어떤 것이 고객 가치를 위한 일인지 선택하는 것"이라며 "시간이 지나고 원하는 대로 자금이 회수되면 고객들의 생각이 'NH를 오해했다' '우리 문제 해결을 위해 열심히 뛰었구나'라고 바뀌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정 대표의 이 같은 주장에도 금감원은 착오에 의한 계약 취소를 적용해 NH투자증권에 100% 원금 반환을 권고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다만 분조위에서 계약 취소를 결정해도 이는 어디까지나 권고 사항이다. NH투자증권에서 권고안을 수락하지 않을 시 피해 투자자들이 보상을 받기 위해서는 NH투자증권을 상대로 한 소송전이 불가피하다. 사안을 고려할 때 소송은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 가능성은 매우 작지만 NH투자증권이 권고안을 수용할 경우 피해 원금 전체를 투자자들에게 돌려준 후 하나은행과 예탁결제원에 구상권을 청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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