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그간 상승세를 접고 다시 '박스피'에 갇히면서 최근 무더위만큼이나 투자자들의 밤잠을 설치게 만들고 있다.
당분간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많아 상대적으로 시장의 영향을 적게 받는 개별 성장주를 위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경기회복 기대가 한풀 꺾이면서 당분간 완화적인 경제정책 기조가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경기민감주에 대한 관심을 유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지난 30일 3202.32로 마감했다. 지난달 말 3300선을 돌파하면서 추가 상승 기대감을 키웠지만 결국 3200선에 간신히 턱걸이하면서 7월 장을 마쳤다.
이에 따라 코스피지수는 월간 기준으로 지난해 11월부터 8개월 연속 이어온 상승 행진에 마침표를 찍었다. 코스피지수는 지난해 10월 말 2267.15에서 올 6월 말 3296.68로 1000포인트 넘게 올랐지만 이번 달엔 주춤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나란히 매물을 쏟아내면서 상승세에 제동을 걸었다. 실제로 7월 한 달간 외국인은 무려 5조원, 기관은 3조5000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쏟아낸 물량은 개인투자자들이 고스란히 받아냈다.
끝나지 않은 코로나19 공포
최근 부진의 원인은 우선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전 세계적인 재확산이 꼽힌다. 국내에서도 월초부터 꾸준히 10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최고 단계인 4단계로 올렸지만 확산세가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불안으로 바뀌면서 국내 증시에서 자금이 빠져나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동안 코스피 상승을 이끌던 대형 수출주를 비롯한 경기민감주의 부진이 이를 잘 대변해준다. 같은 연장선에서 기업 실적이 정점을 찍은 게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중국 금융시장의 불안도 외국인 매도를 부추기고 있다. 최근 중국의 규제 불확실성이 잇달아 불거지면서 외국인들이 전반적으로 신흥시장에서 발을 빼고 있다는 평가다. 여기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공식화도 변수로 꼽힌다.
허인환 KB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의 규제는 내수경제에 집중되고 있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다만 경기회복 모멘텀을 감안할 때 이제 더 이상 경제지표 또는 기업 실적의 서프라이즈를 기대하기 어려운 환경으로 전환하고 있어 8월에도 기간조정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라고 분석했다.
"실적 좋은 성장주 주목해야"
전문가들은 시장의 방향성을 예측하기 어려워진 만큼 개별 기업의 모멘텀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 상황과 별개로 개별 흐름이 좋은 성장주가 유리한 국면에 진입했다"면서 "특히 성장주는 실적에 따른 주가 움직임이 큰 만큼 2분기 실적과 3분기 전망 등을 고려해 투자 대상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여전히 경기민감주에 관심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 압력 완화와 함께 완화적 통화정책이 유지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2차전지와 바이오 등의 성장주와 더불어 여전히 좋은 실적을 내고 있는 자동차와 반도체, IT부품 등의 경기민감주를 함께 지켜볼 필요가 있다"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