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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줍줍]겹호재 맞은 '알파벳'…계속 달릴까?

  • 2022.02.03(목) 18:07

'실적+액분' 소식에 주가 반등
7월18일부터 분할 주식 거래
월가 IB 목표주가 일제히 상향

강력한 금리인상 시그널에 맥을 못 추던 미국 주식시장에 호재성 뉴스가 날아들었다. 구글의 모회사로 유명한 알파벳이 액면분할을 추진한다는 소식이다. 유통 주식수를 늘리는 대신 주당 가격을 낮춰 일반 투자자들의 접근성을 개선한다는 취지다.

여기에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실적까지 발표하며 주가는 큰 폭으로 반등했다. 대내외적인 평가는 긍정적이다. 주식을 쪼갠 이후 대체로 주가 흐름이 양호했다는 이유에서다. 이와 함께 주당 목표가도 상향되고 있어 기대감이 깃들고 있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호실적에 날아오른 알파벳 주가

3일 야후 파이낸스에 따르면 구글(GOOGL)의 주가(클래스A)는 2960달러에 정규 거래를 마쳤다. 전일 대비 7.52% 가량 오른 가격이다. 장 마감후 시간외거래에서 1.60% 떨어지긴 했지만 올해 들어 종가기준 가장 높은 수준을 형성하고 있다.  

연이어 전해진 호재성 소식이 주가 반등을 견인했다. 우선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지난해 4분기 실적이 투자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알파벳이 발표한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753억 달러(한화 약 88조6800억원)와 219억 달러(약 26조4200억원)다.

월가의 예상치였던 723억 달러, 213억 달러를 15.7%, 4.0% 가량 상회했다. 주당순이익(EPS)도 30.69달러로 27.34달러의 월가 애널리스트 전망치를 넘어섰다. 상당한 실적 기여도를 나타내는 광고 매출의 성장세가 이어진 점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임지용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리테일 주도로 전방위적인 광고 지출이 증가했고, 유튜브의  직접 반응 광고(Direct Response) 및 브랜드 광고 수요도 강세를 보이면서 호실적을 기록했다"고 평가했다.

진입 문턱 낮춘다…액분 '겹호재'

여기에 액면분할 발표까지 더해지면서 주가 상승 폭을 키웠다. 액면분할이란 회사의 자본금 증가없이 주식의 액면가액을 일정한 비율로 나눠 주식 수를 늘리는 것을 뜻한다. 주식 수가 많아지는 대신 주당 가격은 낮아진다. 접근성이 대폭 개선되는 셈이다.

알파벳이 발표한 분할 비율은 20대 1이다. 오는 7월1일까지 주식을 들고 있는 주주들에게 15일 추가적으로 1주당 19주가 배정된다. 이후 18일 장부터 새로운 가격으로 주식이 거래된다. 3일 종가인 2960달러 기준이라면 쪼개진 주식의 가격은 주당 148달러가 될 전망이다.

이번 액면분할은 알파벳이 발행한 모든 종류 주식에 적용될 예정이다. 현재 알파벳은 A, B, C 등 3개의 종류 주식이 있다. 티커 명 'GOOGL'로 거래되는 알파벳A는 우리나라 보통주격으로 주주총회에서 1주 1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B는 회사 내부자 보유 주식으로 시장에 유통되지 않는다. 다만, 주총에서 주당 10표의 값어치를 행사할 수 있다. 차등의결권이 적용된 주식이다. C는 우선주와 같다. 다른 종류 주식에 비해 배당 우선권이 보장되지만 의결권은 없다.

2014년 이후 8년 만에 결정한 알파벳의 이번 액면분할과 관련해 월가에서는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반응이 나온다. 역사적으로 분할 이후 주가 흐름이 양호했다는 이유에서다. 국내 투자자들도 이에 따른 수혜가 기대된다.

린지 벨 앨리 인베스트 수석 투자 전략가는 "1990년 이후 2020년까지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 상장사들은 1800건의 액면분할을 발표했다"며 "분할된 주식의 주가는 이듬해에 S&P500지수 대비 평균 15% 이상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실제 1987년부터 2020년까지 애플은 총 5회에 걸쳐 분할을 단행했다. 이중 버블 닷컴 끝물에 실시한 액면분할을 제외하곤 다음년도 주가 상승률이 지수를 상회했다. 이달 1일 기준 국내 투자자들은 21억5200만 달러(약 2조5920억원) 규모의 알파벳 주식을 들고 있다.

/사진=비즈니스워치

상향 조정되는 목표 주가

알파벳이 시장 기대치를 충족시키는 실적과 주식 접근성 개선을 목적으로 한 액면분할을 발표하면서 회사의 경쟁력과 성장성이 다시 조명받는 모습이다. 해외 대형 투자은행들(IB)은 목표주가를 높여 잡고 있다.

미국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월가에 위치한 9개 IB에서 알파벳(클래스 A)의 목표주가를 상향했다. 글로벌 금융기업 UBS의 로이드 웜슬리 연구원은 목표가를 기존 3800달러에서 3900달러로 상향했다. 지난 2일 종가 대비 41.7% 높은 가격이다.

이와 더불어 JP모건, 모건스탠리, 크레딧 스위스도 수정된 목표가를 제시했다. JP모건과 모건스탠리는 기존 3250달러, 3430달러에서 3450달러로 동일한 목표가를 내놨고 크레딧 스위스도 3400달러에서 3500달러로 올렸다.

디지털 광고업계의 높아진 기저효과에 따라 올해 성장 기대감은 낮출 필요가 있지만 다른 경쟁기업 대비 부각되고 있는 안정성과 경쟁력이 목표가 상향의 배경으로 제시되고 있다.

조용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기저효과가 높아진 만큼 성장 기대감은 낮출 필요가 있는데다 애플의 개인정보 규정 강화 여파도 이어질 것"이라며 "그러나 알파벳은 자체 운영체제(OS) 플랫폼을 보유해 타 광고업체 대비 피해가 적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산업내 온전한 대응 방안이 마련되기 전까지 상대적 안정성 및 성장성이 돋보일 것"이라며 "올해 광고 매출은 커넥티드 TV(CTV) 수요 확대, 여행 산업 회복세에 힘입어 두 자릿수 성장률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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