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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를만큼 올랐다'…달러 하락 베팅 나선 개미들

  • 2022.04.29(금) 15:31

달러 환율 치솟자 인버스 상품 매수세 유입
고환율 지속 가능성 높아…투자에 유의해야

원·달러 환율이 2년여 만에 최고점을 기록하는 등 상승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이 환율 하락시 수익을 얻는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에 뭉칫돈을 집어넣고 있다. 

전문가들은 과거 환율 흐름과 비교할 때 하락에 베팅하는 전략이 대체로 적절하다면서도 환율의 추가 상승 가능성 역시 간과해선 안된다고 조언한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오를 만큼 올랐다…인버스 상품 매수 나선 개미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지난 28일까지 KODEX 미국달러선물인버스2X를 176억6600만원 순매수했다.

이 상품은 한국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미국달러선물 가격 수준을 종합적으로 표시하는 미국달러선물지수를 기초지수로 추종한다. 미국달러선물지수 하락분 2배의 수익을 얻는 구조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최근 원·달러 환율은 달러 강세 기조에 따라 급격하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달 1200원을 넘어선 뒤 상승세를 지속하다 28일에는 1272.5원으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2020년 3월19일 이후 2년1개월만에 다시 1270원대로 올라선 것이다.

달러 가치 상승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과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의 영향이 크다. 굵직굵직한 대외리스크가 한꺼번에 터지면서 달러와 같은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 심리가 강화된 것이다.

원·달러 환율 상승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최근 개인은 환율이 고점에 이르렀다고 판단하고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상품 투자에 나서는 모습이다. 원·달러 환율이 급등한 28일 KODEX 미국달러선물인버스2X의 순매수 규모는 33억1900만원으로 4월 전체 순매수 비중의 18%에 달했다.

이 상품 외에도 개인은 이달 들어 인버스 레버리지상품인 KOSEF 미국달러선물인버스2X를 10억1800만원어치 사들인 것을 비롯해 1배 인버스 상품인 KODEX 미국달러선물인버스와 KOSEF 미국달러선물인버스도 각각 49억900만원, 2억2300만원 순매수했다.

반면 달러선물 가격이 오를 때 수익을 얻는 상품에 대해선 '팔자 모드'로 돌아섰다. 같은 기간 KODEX 미국달러선물을 24억2600만원, KODEX 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는 2억1200만원 순매도했다. KOSEF 미국달러선물과 KOSEF 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 역시 8억7200만원, 7억6700만원씩 내다 팔았다.

"하락 베팅? 해볼만"…추가 상승도 염두에 둬야

전문가들은 역사적 환율 고점과 비교해 봤을때 환율이 하락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지만 추가 상승 가능성 역시 아예 배제할 순 없다며 투자에 유의하라는 의견이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홍춘욱 리치고인베스트먼트 대표는 "역사적인 환율 레벨과 비교해 보면 하락 베팅은 충분히 시도할만하다"면서도 "단기적으로 환율 상승을 유발하는 요인이 존재해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 방향성이 적절하지만 단기적으로는 손실 가능성을 염두에 두라는 뜻이다. 홍 대표는 "인버스 상품에 투자하더라도 레버리지 베팅은 자제했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실제 달러 인버스 상품으로 매수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수익률은 마이너스(-)다. 매수세가 가장 강했던 KODEX 미국달러선물인버스2X의 지난 1개월 수익률은 -7%에 머물고 있다.

게다가 기초지수 변동성의 2배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 특성상 장기 보유시 손실이 더 커질 수 있다. 기초지수가 추세적으로 움직이지 않고 상승과 하락을 반복할 경우 1배 상품보다 수익률이 낮을 수 있어서다.

고환율 상태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과거 사례를 보면 원·달러 환율이 1200원을 넘어선 뒤 고점까지 다다르는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지난 2016년에는 11영업일, 2020년에는 고점까지 20영업일이 소요됐으나 이번에는 40영업일이 지나 1270원대로 상승했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지금은 특정 이벤트에 의해 진행됐던 과거 환율 급등 사례와 다르다"며 "미국의 긴축 가속화, 우리나라의 무역적자 기조 전환 등 다양한 요인이 산재한 터라 빠른 하향 안정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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