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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줘도 안 할래요'…ELS 투자열기 싸늘히 식었다

  • 2022.07.27(수) 06:11

하락장에 ELS 조기상환 급감
ELS 팔고 예적금으로 머니무브

국내외 증시가 날개 없는 추락을 거듭하는 가운데 이를 기초자산으로 삼는 주가연계증권(ELS)을 향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싸늘하게 식고 있다. 높은 수익률을 담보하고 있음에도 청약 신청 물량이 모집하기로 한 금액에 한참 못 미치자 발행을 아예 취소하는 사례도 늘어나는 추세다.

시장에서는 ELS 인기가 떨어지는 배경으로 하락장세와 더불어 예적금으로의 '머니 무브'를 지목하고 있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청약 미달로 발행 취소 속출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5일 교보증권이 ELS 2047호에 대한 청약을 진행한 결과 단 한건의 청약도 들어오지 않았다. 

이 상품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유로스톡스50을 기초자산으로 삼으며 평가시 최초 기준가격보다 일정 수준 이상 떨어지지 않으면 연 4.7%의 수익률을 지급하는 상품이다. 총 20억원 규모를 모집했으나 청약 미달로 발행이 취소됐다.  

이처럼 청약 미달에 따른 발행 취소는 최근 속출하는 모습이다. KB증권이 지난 22일 2492호에 대해 청약을 진행했으나 모집액(65억3700만원)의 0.2%에 불과한 1307만원의 청약이 들어오는데 그쳤다. 이에 사측은 발행을 취소하기로 했다. 

같은 날 신한금융투자가 발행한 ELS 23200호, 23201호와 하이투자증권의 ELS 3056호 청약 규모가 발행조건에 미달했고 키움증권의 ELS 2001, 2002호와 유안타증권의 ELS 5004호도 같은 이유로 발행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은행 상품으로 갈아타는 투자자들

ELS 발행 취소는 이전에도 종종 발생했다. 인건비 등 투입되는 운용비용을 감안해 일정 금액 이상의 자금이 모이지 않으면 아예 발행을 하지 않는 경우다. 그러나 최근 상품을 찾는 투자자가 급감하면서 취소 빈도가 이전보다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요가 줄어든 이유 중 하나는 기존 상품들의 조기상환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ELS는 기초자산으로 삼고 있는 증시의 지수나 종목 주가가 정해진 범위에서 움직이면 원금과 정해진 이자를 지급한다. 만기는 보통 3년이며, 만기 전 6개월에 한번씩 기초자산 가격을 평가해 조기상환 여부를 결정한다.

그러나 지난해 발행된 ELS의 경우 연초부터 이어진 주가 하락세로 인해 조기상환 규모가 급격히 줄었다. 이는 재투자에 쓰이는 유동성이 감소했음을 의미한다. 

한 증권사 관계사는 "ELS는 상환된 금액으로 다시 새로운 상품에 투자하는 형태가 대부분"이라며 "최근 장세가 좋지 않아 조기상환이 계속해서 미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다른 이유는 예적금 금리 상승이 지목된다. 올해부터 기준금리 인상이 본격화되면서 주식, 파생상품 등 위험자산을 팔고 은행의 예적금으로 옮기는 수요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ELS는 주요 유통채널이 은행인 만큼 타격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ELS는 은행 신탁이나 일반 공모, 퇴직연금 등을 통해 판매되는데, 은행 신탁 비중이 가장 높다. 올해 1분기에 발행된 ELS의 51%가 은행 신탁으로 판매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사는 "ELS 상품의 가장 큰 판매처는 시중은행으로, 고난도 상품임에도 예금의 대체재 성격을 띄고 있었다"며 "그러나 최근 예금 금리가 오르면서 ELS 수익률에 대한 평가가 예전만 못하다"고 전했다. 

청약 부진에 따른 발행 취소가 속출하면서 전체 시장 규모도 눈에 띄게 쪼그라들었다.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6월 ELS 발행 총액은 1조9316억원이다. 전월 대비 7819억원 가량 감소한 것으로, 2020년 4월 이후 처음으로 1조원대로 내려앉았다. 당시 코로나19 대유행 충격으로 전 세계 증시가 급락세를 보이자 ELS 발행액은 2020년 1월 6조원대에서 같은 해 4월 1조3000억원으로 급감한 바 있다.

이달 발행 총액은 간신히 1조원대 턱걸이가 예상된다. 지난 1일부터 25일까지 발행액은 9124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일각에선 주가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ELS의 매력도가 오히려 높아졌다는 의견도 있다.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 옵션 매도 프리미엄이 높아지면서 이자율도 같이 오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분기 ELS 투자 수익률은 연 3.7%로 전년 동기 대비 0.8%포인트 높아졌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수 레벨이 이미 큰 폭으로 내려온 상황에서 추가로 50% 이상 하락할 것이란 예상은 많지 않다"며 "이 때문에 지금이 ELS 매수 적기라고 보는 투자자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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