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줍줍 에디터들이 직접 선별(PICK)한 기업공시를 평일 아침 7시에 전해드리는 [공시줍줍 PICK]!
오늘은 물적분할에 반대하는 주주에게 주식매수청구권을 부여하는 제도 도입 전 물적분할에 나선 풍산과 전국을 공포에 떨게한 태풍 '힌남노' 침수여파로 생산중단 피해를 입은 포항의 제철소들 그리고 그 밖에 유상증자에 나선 가온전선 이야기를 가져왔어요.
주식매수청구권 부여제도 도입 전 물적분할 나선 풍산
방위산업과 구리 등 소재사업을 하는 풍산이 알짜배기 사업인 방산부문을 떼어내 새로운 회사를 설립한다고 발표했어요. 바로 많은 주주에게 트라우마를 안긴 '물적분할'을 하겠다는 건데요.
물적분할은 회사의 특정 사업부를 떼어내 별도 법인으로 만들고 이를 기존 회사의 100% 자회사로 만드는 기업분할 방식이에요.
풍산은 7일 이사회를 통해 물적분할을 결의하고 오는 10월 31일 임시 주총에서 분할안이 통과하면 12월 1일 방산사업을 전담하는 '풍산디펜스(가칭)'를 새로 출범한다고 밝혔어요. 방산사업 부문을 제외한 풍산이 존속법인으로 남아 풍산디펜스 지분 100%를 보유하게 돼요.
풍산에서 방산부문은 매출이 전체의 30% 미만으로 소재사업 대비 낮지만 수익비중은 40% 이상으로 높은 알짜 사업이에요. 더욱이 최근 금융위원회에서 물적분할에 따른 주주피해를 막기 위해 주식매수청구권 부여 등 제도 도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갑작스럽게 풍산이 물적분할을 발표하자 이를 회피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데요.
금융당국은 상장기업 주주가 물적분할에 반대하면 물적분할 이전 주가로 기업에 주식을 사 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주식매수청구권'을 부여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이 경우 분할을 추진하는 회사들은 추가적인 비용지출과 주가 하락에 따른 손실을 감수해야만 해요.
하지만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이 필요한 사안이라 아직 제도 도입 전이에요. 결국 풍산 주주들은 물적분할이 추진될 경우 주식매수청구권을 부여받지 못할 것으로 보여요.
금융당국은 또 물적분할한 자회사의 상장심사를 강화하는 등 상장 제한 방안도 추진하는데요. 알짜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한 자회사를 상장하게 되면 분할 자회사에 대한 기존 주주들의 주주권이 사라지고 동시에 주가하락 피해를 입어 그동안 논란을 키워왔기 때문이에요. 풍산은 이에 관련해 풍산디펜스를 비상장회사로 유지하겠다고 밝힌 상태예요.
풍산이 이러한 논란을 무릅쓰고 물적분할에 나선 이유는 소재사업과 방산사업별로 차별화된 성장전략을 마련해 사업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라는데요. 그동안 서로 다른 사업부문을 함께 추진하면서 각종 비효율성이 발생했고 이로 인해 최근 10년간 매출액이 정체 상태에 있어 이를 타개할 방법으로 물적분할을 선택했다는 것.
풍산은 이번 물적분할로 각각의 사업특성에 맞는 성장전략을 짜고 빠른 의사결정과 조직운영 그리고 각 사업의 전문성을 강화해 궁극적으로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제고할 것이라고 전했어요.
참고로 풍산은 풍산디펜스 매출을 2030년까지 2배로 늘리고 탄약 중심의 글로벌 50위권 방산전문 기업으로 키운다는 계획이에요. 그룹 내 방산 관련 계열사들과 통합도 고려 중이에요.
구리 등 풍산에 남아있는 소재산업은 이차전지 소재, 전기차 소재, 항균동 등 친환경 상품들로 제품군을 재편하고 연구개발과 스마트 생산체제 구축 등의 투자에 집중할 예정이에요.
단 물적분할에 따른 주주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제도를 도입하기 직전에 물적분할 추진에 나섰다는 점은 주주로서 기억해둘 필요가 있어보여요.
태풍 '힌남노' 침수피해에 몸살 앓는 제철소들
포스코그룹 지주회사인 포스코홀딩스가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포스코(포항제철소) 공장이 대거 침수돼 생산을 중단했다고 밝혔어요. 근처 냉천이 범람해 침수와 정전피해가 발생하면서 포항제철소가 문을 연 이후 처음으로 가동이 전면 중단됐다고 하는데요.
쇳물에서 불순물을 제거해 강철로 만드는 제강공정과 철을 강판이나 스프링 형태로 만드는 압연 등 전 공정이 중단되고 제품들도 다수 물에 잠기는 등 피해가 큰 상황이에요.
포스코는 제철소 핵심 설비인 고로 3기는 피해가 없었다고 밝혔지만 정전으로 현재 일시적 가동중단(휴풍) 상태에 있어요.
포스코는 가동이 중지된 생산분야 매출액은 18조4947억원으로 지난해 총 매출액의 24.2%에 달하는 규모라고 밝혔는데요. 포스코는 포스코홀딩스 매출액의 절반 이상, 연결기준 자산총액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주요 자회사인 만큼 당분간 포스코홀딩스 주가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요.
포스코는 "침수피해를 입은 열연라인 등의 제품생산 공정 복구시점은 미정이지만 공급 차질 최소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는데요. 현재 정상가동 중인 광양제철소로 중단된 공정의 생산 일부를 전환한다는 계획이에요.
포스코 이외에도 힌남노로 피해가 컸던 포항지역 제철공장 다수가 침수 피해를 입었는데요. 포항시 남구에 위치한 포스코 자회사 포스코스틸리온도 같은 날 생산중단 공시를 냈어요.
포스코스틸리온은 도금강판, 컬러강판을 생산해 자동차, 가전제품 등에 공급하는 회사로 피해설비 복구를 진행 중이며 일시적 생산차질이라고 밝혔는데요. 공장 일부가 아닌 생산시설 전부가 침수돼 당분간 생산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여요.
전체 공정의 생산중단 소식에 포스코스틸리온 주가는 7일 5% 가까이 하락했어요. 참고로 포스코스틸리온의 지난해 총 매출액은 1조3289억원 규모예요.
현대제철도 포항공장 침수피해로 봉형강 및 중기제품을 제조생산이 중단됐다고 밝혔어요. 이 생산공정은 지난해 포항공장 전체 매출액 22조8499억원의 10%에 해당하는 2조2883억원 규모에 해당하는 분야에요.
현대제철은 "피해설비 복구를 진행 중이며, 인천과 당진공장의 재고와 가동률을 증대해 매출손실 영향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밝혔어요.
그 밖에 간추려본 기업공시
국내 3대 전선 전문 제조업체인 가온전선은 유상증자 관련 정정 공시를 냈어요. 1차 발행예정가를 1만4250원에서 1만3350원으로 낮추면서 예상 조달 자금이 313억5000만원에서 293억7000만원으로 줄었는데요.
가온전선은 기존 주주들을 대상으로 하는 주주배정 방식을 통해 220만주를 신규 발행하고 조달한 자금 약 293억원은 모두 채무상환에 사용할 예정이에요.
가온전선은 2020년 하반기 이후 전선수요가 증가했는데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운전자본 부담이 커지고 차입금 의존도와 부채비율도 커지고 있어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밝혔어요.
올해 상반기 기준 가온전선의 차입금 의존도는 26.38%, 부채비율은 180.17%로 아주 위험한 수준은 아닌데요. 총 차입금 2049억원 중 1년 안에 갚아야 하는 유동성차입금이 1066억원 규모에 달해요. 가온전선은 293억원으로 내년 2월 만기가 도래하는 은행 차입금 먼저 상환할 예정이에요.
구주 1주당 신주 배정비율은 약 0.55주로 100주를 가진 주주라면 55주의 신주 유상증자에 참여할 수 있어요. 가온전선은 주주배정 청약 후 발생하는 실권주는 발행하지 않기로 해 조달 자금은 더 줄어들 수 있어요.
참고로 가온전선의 최대주주는 LS전선으로 46.5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요. 기업이 유상증자를 실시하면 최대주주의 유상증자 참여 비율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는데요. LS전선은 배정분의 100% 이상 청약 참여를 예정하고 있다고 밝혔어요. 초과 청약을 감안하면 지분율은 47.5%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돼요.
단 현재 발행예정가는 확정된 가격이 아니고 2차 발행가액 산정을 거쳐 청약 3일 전 최종 발행가격 확정에 따라 조달금액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 기억해 주세요.
*[공시줍줍 PICK]은 매일 아침 8시 30분 유튜브 라이브방송 및 방송 직후 클립영상으로도 만나볼 수 있어요. 유튜브에서 [공시줍줍]을 검색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