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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달러에 '사자' 나선 서학개미..."성장주 접근 신중"

  • 2022.09.23(금) 08:05

달러 강세에 상승장 베팅·성장주 매집
전문가들 "이익 전망치 하향, 주가 곧 반영"

서학개미들이 다시 미국 주식으로 몰려들고 있다. 강달러로 미 증시의 투자 매력도 덩달아 높아진 영향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강력 긴축을 예고한 가운데 달러값 고공행진은 계속될 전망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성장주에 신중히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경고 메시지가 나온다. 경기둔화가 불가피한 가운데, 곧 증시에 실적 하향 조정이 반영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순매수 전환한 서학개미 

23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1~22일(조회 기준일) 국내투자자들은 해외주식을 9985만달러 규모를 순매수했다. 지난달 6억달러 넘게 순매도한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장바구니에 담은 종목들은 지수 상승에 베팅하는 상품과 성장주에 집중됐다. 가장 많이 사들인 해외주식은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상장지수펀드(ETF)(TQQQ)였다. 순매수 금액은 2억2022만달러로 집계됐다. 이 상품은 나스닥 100지수의 수익률을 3배 추종하는 상품이다. 

2위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3X SHS ETF(SOXL)였다. ICE 반도체 지수 수익률을 3배 쫓는 레버리지 상품이다. 

엔비디아와 애플, BMO 마이크로섹터 FANG 이노베이션 3X 레버리지 상장지수증권(ETN)(BULZ)등이 3~5위권을 차지했다. BULZ는 미국 기술주 15개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한동안 기술주를 팔아치우고 하락 베팅에 집중하던 서학개미들이 포지션을 전환하고 있다. 이들이 다시 성장주에 관심을 갖게 된 건 강달러 때문으로 분석된다. 글로벌 증시 침체 속 미 증시가 상대적 우위를 보일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한 것이다. 

또한 주가 상승 외에도 원화 환산시 환차익을 실현할 수 있다는 점도 투자 매력을 높이고 있다. 달러/원 환율은 지난 6월 1300원을 돌파한데 이어 1400원 선마저 뚫었다. 22일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일대비 15.50원 급등한 1409.7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강달러는 계속되지만...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주식 투자를 부추긴 '달러의 독주'는 계속될 전망이다. 미국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충격 이후 물가 상승세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란 확신을 가지게 된 미국 중앙은행이 경기 연착륙보다는 인플레이션 잡기에 초점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연준은 21일(현지시간)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통해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했다. 동시에 점도표를 통해 올해 말 금리 수준이 4.5%에 도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실상 남은 두 번의 FOMC에서 1.25%포인트 추가 인상을 시사한 셈이다. 더욱이 이달부터 양적긴축 규모가 매월 최대 950달러 수준으로 커지는 점을 감안했을 때 달러 유동성 축소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누적된 금리 인상과 양적 긴축 영향으로 달러 유동성 축소로 점차 가시화될 것"이라며 "달러의 강세 흐름은 내년 상반기까지는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성장주 접근은 신중해야"

달러 강세가 미국 증시 투자 매력도를 높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성장주 접근에는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뒤따른다. 강도 높은 통화긴축이 이어지며 4분기부터 어닝쇼크가 예견되는 탓이다. 실제로 이번 회의에서 연준은 올해 경기성장률 전망치를 1.7%에서 0.2%로 1.5%포인트 대폭 내렸다. 

한 증권사 글로벌 트레이딩 관계자는 "달러값이 오르자 원래 달러를 쥐고 있던 투자자들이 급락한 성장주를 분할 매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면서도 "물가가 아직 잡히지 않은 상황에서 저점 판단은 지연되고 있어 신규 매수를 권하진 않는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금리가 올라가는 상황에서 기업들의 연구개발(R&D) 등 투자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부채비율이 높은 중소형 성장주부터 수익성 악화가 실현되고 있고 하반기 어닝쇼크가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아직까지 시장이 경기둔화를 반영하고 있지 않는 만큼 뒤늦은 주가 하락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 이익전망이 하향 조정되면 주가 멀티플을 압박할 것이란 분석이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당분간은 경제지표가 버티면서 통화긴축이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멀티플을 더 낮출 것"이라며 "점점 분기 이익전망이 하향 수정될 텐데 그 때는 경기위축 우려가 멀티플을 낮추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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