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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석 금투협회장 "10년 내 아시아 톱3 증권사 나와야"

  • 2023.03.14(화) 18:45

'금융투자업 글로벌 경쟁력 강화 세미나'서 주장
금투업계, IB 대형화 지원·여신 업무 확대 등 요구

국내 자본시장의 외형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경쟁력이 현격히 낮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금융당국을 비롯해 금융투자업계가 모여 문제점과 해결 과제를 논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이는 올해 초 금융위원회 업무보고 자리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금융시장 선진화를 위해 자본시장을 통한 직접금융 시장 발전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 필요성을 강조한데 따른 후속 조치 성격이다.

금투업계는 이 자리에서 금융투자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선 은행 중심의 금융구조에서 벗어나 자본시장 인프라와 규제를 대대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4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금융위원회, 금융투자협회, 자본시장연구원 주최 '금융투자업 글로벌 경쟁력 강화 세미나'에서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이 기조발표를 하고 있다./사진=금융투자협회 제공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은 14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제1차 금융투자업 글로벌 경쟁력 강화 세미나 기조 발표에서 "국내 자본시장은 종합금융투자사업자(IB) 제도 도입, IB 부문의 수익성 확대, 해외 비즈니스 수익성 개선 등 괄목할 외형성장을 거뒀지만 예금 중심 가계금융자산 구조, 글로벌 경쟁력 부족, 낡은 자본시장 인프라와 규제 등으로 성장 한계 요인이 여전하다"고 밝혔다.

서 회장은 "10년 내 아시아 톱(top) 3 증권사 탄생이 필요하다"며 다양한 문제 인식하에서 금융투자업계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해외 진출 관련 규제 개선과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도입, 적극적인 ESG 대응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연금·자산관리 활성화를 통한 국민 노후준비 지원, 공모펀드 경쟁력 강화와 사모펀드 성장 지원, 대체거래소(ATS) 인가 등 자본시장의 질적 업그레이드 및 투자자 보호 강화 등과 관련한 다양한 과제들을 제시했다. 

이날 세미나에서 '해외 IB 발전전략 및 한국형 IB 과제' 발제자로 나선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IB는 글로벌 IB 대비 자기자본 규모가 매우 작고 IB 본연 역할인 모험자본 공급도 미흡하다"면서 IB 업무 범위 확대, 토큰증권, ESG 산업발전, 급속한 고령화, 디지털화 등 뉴노멀에 대한 선제적 대응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 연구위원은 이어 "증권사 해외 진출, 해외투자자의 국내 자본시장 유치를 통한 글로벌 영역 확대, 기업금융 역량 강화와 이를 뒷받침할 건전성규제(NCR) 합리화, 장기투자 유도를 위한 성과보수체계 개편 등 내부역량 강화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자산운용업 글로벌 경쟁력 제고방안'을 주제로 발표한 이준서 동국대 교수는 "국내 자산운용사의 운용자산(AUM) 규모는 전 세계 100위에도 들지 못하는데다 1위 블랙록 AUM과 비교하면 2.5%에 불과하다"면서 "운용사의 대형화와 국제화, 사모펀드 제도 개편, 투자식탁형에서 투자회사형으로의 전환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또 자산운용사가 뉴노멀에 대응하기 위한 과제로 △K-택소노미를 반영한 ESG 펀드 기준 마련 등 정합적 ESG 활동 △고령화 등에 대비한 퇴직연금 활성화 △관련법 정비 등을 통한 토큰증권 시장 생태계 구축 등을 들었다. 

이날 토론에 참석한 금투업계와 학계 관계자들은 현재 자본시장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공감하면서 추가적인 해결 과제들을 쏟아냈다. 

박정림 KB증권 사장은 "IB는 결국 자본력 싸움인데 해외 IB 자본금이 수십조, 수백조원인데 반해 국내 IB는 10조원도 안 된다"며 "IB 핵심 업무인 기업공개(IPO), 인수합병(M&A), 투자형 IB로 가기 위한 자본금 증가와 더불어 업무 확대 등의 유인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특히 이머징마켓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과정에서 국내 연기금이나 국부펀드가 국내 IB들과 협업할 부분이 있다"고 덧붙였다. 

장원재 메리츠증권 사장은 "증권사가 본연의 역할인 모험자본 투자를 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펀딩이 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선 정책금융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모험자본이 위기 때 적재적소에 안정적으로 공급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비즈니스 다변화를 통한 수익 확보가 중요하다"며 "업권 내 칸막이 규제를 탈피해 겸업 확대, 개인 여신 업무 확대 등 증권사가 공격적으로 모험자본을 공급할 수 있도록 지원해달라"고 말했다. 

퇴직연금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 관련 지적도 이어졌다. 퇴직연금 확정기여(DC)형 활성화를 위해 디폴트옵션을 도입했으나 퇴직연금 사업자가 원리금 보장상품을 넣으면서 운용사의 역할이 사실상 퇴색됐다는 것이다.

이준용 미래에셋자산운용 사장은 "사실상 디폴트옵션 도입 의미가 없어졌다"면서 "퇴직연금 시장에서 운용사가 배제된 문제점도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해외 운용사의 경우 오히려 국내 진출 해외운용사의 상품, 영업활동 제한 등 역차별로 인해 글로벌 운용사의 국내 진출이 어렵다는 점을 지적하며 규제 해소 필요성을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이윤수 금융위 자본시장국장은 "업계와 학계 등의 다양한 요구와 목소리를 수용해 상반기 내 금융투자업 발전 비전을 가시화할 것"이라며 "앞으로 금투업계와의 릴레이 세미나를 통해 제도 개선 노력에 신경 쓰겠다"고 전했다. 

한편 금융위는 이번 세미나를 시작으로 총 5차례에 걸쳐 금융투자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세미나를 열 예정이다. 세미나는 해외투자 유치 전략 등을 포함한 '글로벌 영역확대 방안'과 디지털전환, 고령화, ESG 등 '뉴노멀 대응전략' 공모펀드, 거래플랫폼 혁신, 대체거래소를 통한 경쟁 등 '투자자 수익·편익 제고방안', 리스크 진단, IB 대형화 추진, 장기적 성과보수체계 개편 등 '금융투자회사 내부역량 강화' 등을 주제로 순차적으로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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