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로 와인 수입·유통 상장사 도전에 나서고 있는 나라셀라가 기업공개(IPO) 일정을 연기했다. 비교기업에 해외 명품기업을 포함하며 고평가 논란에 휩싸이자 이를 해소하기 위해 증권신고서를 정정하고 일정을 미뤘다.
그러나 비교기업을 변경해도 희망공모가는 그대로 유지했다. 기존 비교그룹에 포함한 기업 중 주가수익비율(PER)이 낮은 롯데칠성음료를 정정 과정에서 함께 제외했기 때문이다.
비교기업 논란 속 증권신고서 정정
나라셀라는 애초 14일과 17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하고 20일 일반투자자 청약을 진행하려 했으나, 증권신고서를 정정하면서 공모 일정을 연기했다. 시장에서 공모가격을 고평가했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이를 반영해 정정한 것으로 보인다.
나라셀라는 기존 증권신고서에서 비교기업군에 글로벌 명품회사인 LVMH 모에헤네시 루이비통을 포함 페르노 리카, 로랑-페리에, 브랑켄 폼메리 모노폴, 아드비니, 마시 아그리콜라, 덕혼 포트폴리오 등 해외 기업을 7개 포함했다.
나라셀라는 와인 수입 및 유통만을 전문으로 하는 상장사가 국내에 없어 해외 상장사와 비교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명품사업이 주력인 LVMH를 비교기업에 포함하면서 논란을 일었다.
나라셀라는 블룸버그 분류 코드상 LVMH가 알콜음료 업종에 포함돼 있고 와인 및 음료 매출 비중이 8.9%나 있다는 점에서 비교회사로 선정했다고 설명했으나 시장에서는 납득하지 못했다. LVMH는 옷, 장신구, 화장품 등 명품 매출액이 90%에 달하는 기업일 뿐 아니라, 지난해 순이익은 19조원에 달하는데 나라셀라의 순익은 89억원에 불과해 시장에서는 비교기업을 무리하게 선정해 몸값을 높이려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나라셀라는 비교기업에서 루이비통을 제외하고 이탈리안 와인 브랜즈를 추가했다. 이탈리안 와인 브랜즈는 이탈리아에서 와인을 생산하고 유통하는 기업으로 유로넥스트 증권거래소에 최초로 상장한 와인 회사다.
나라셀라의 증권신고서 정정으로 IPO 일정은 5월로 미뤄졌다.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은 오는 5월 16~17일, 공모청약은 5월 22~23일 진행한다.
루이비통 제외했는데 희망공모가는 그대로
나라셀라가 공모가 산정에 필요한 비교회사를 변경했으나 희망공모가는 2만2000원~2만6000원 그대로 유지했다.
나라셀라는 처음 증권신고서 제출 당시 롯데칠성음료, 하이트진로와 루이비통 등 해외 기업 7개사를 포함한 9개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을 적용한 PER을 비교해 공모가를 정했다.
증권신고서 정정 과정에서는 고평가 논란의 이유였던 루이비통 뿐만 아니라 주류 관련 매출 비중이 50%를 넘지 않는 국내기업 롯데칠성음료까지 제외하고 8개사의 PER을 비교했다.
비교대상 중 PER이 가장 낮은 롯데칠성음료가 함께 빠지면서 평균 PER은 23.22배로 처음보다 오히려 높게 나왔고, 여기에 할인율 19.23%~31.65%를 반영해 희망공모가를 기존과 같은 2만2000원~2만6000원으로 유지한 것이다.
다만 아직까지 공모가를 확정한 것으로 보긴 어렵다. 이번처럼 금융감독원의 증권신고서 심사과정에서 회사측이 자진 정정하는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최근 IPO를 진행한 블루포인트파트너스도 여러 차례 증권신고서를 정정한 바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비교기업 선정은 핵심적인 내용으로 어떤 기준으로 선정했는지 주관사와 회사 측에 투자자 입장에서 질문하고 있다"며 "정정 과정에서 추가하거나 제외한 기업의 선정 기준도 물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