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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용사도 확신 못한 TDF…7년만에 순자산 10조 넘었다

  • 2023.05.09(화) 15:27

퇴직연금 실적배당 상품 20%…'머니무브' 이끌어 

'연금특화상품'이란 이름표를 달고 금융투자업계에 등장했던 타깃데이트펀드(TDF)가 올해 1분기 연금자산 10조원을 돌파했다. 2016년 4월 국내 첫 출시 후 7년 만이다.

TDF 도입 당시 '연금시장'만을 대상으로한 상품을 찾아보기 어려웠던 터라 자산운용업계 내에서도 성공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평가가 나왔던 게 사실. 하지만 이 같은 인식을 깨고 퇴직연금 시장의 대표적인 실적배당형 상품으로 자리잡아 눈길을 끈다.

운용업계는 고령화에 따른 연금시장 확대와 오는 7월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 시행에 따라 TDF 시장의 성장세가 더 가팔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문유성 금융투자협회 연금부장이 9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타깃데이트펀드(TDF) 시장동향과 분석 내용을 브리핑하고 있다./사진=금융투자협회 제공

금융투자협회는 9일 TDF로 운용되는 연금자산(개인연금, 퇴직연금 포함)이 올해 1분기 10조1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TDF는 투자자의 은퇴 시점을 목표로 잡고 생애주기에 따라 위험자산(주식)과 안전자산(채권)의 비중을 알아서 조정해 분산투자하는 펀드다. 

TDF가 퇴직연금 실적배당상품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은 19.3%(8조1000억원)로 20%에 육박한 상황이다. 2018년 비중이 3.8%(7000억원)에 불과했던 점을 감안하면 5년 만에 5배가량 높아진 것이다.

문유성 금투협 연금부장은 "2018년부터 연금 상품에 관한 제도의 변화, 정책적 방향성 전환, 투자에 대한 인식 변화 등이 맞물려 TDF 점유율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며 "차후 디폴트옵션 등의 제도 도입과 맞물려 퇴직연금 적립금 머니무브를 이끌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TDF는 대표적인 실적배당상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매년 2~4개사가 시장에 신규 진입해 상품 다양화, 경쟁 활성화의 기반을 형성하면서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적립금이 매년 2배 이상 증가했다.

빈티지(예상 은퇴 시점)별로는 TDF 2025(22.2%), 2030(20.4%), 2045(16.8%) 순으로 많은 누적 순자산을 기록하면서 '쌍봉형 분포'를 나타내고 있다.

문 부장은 "TDF 출시 초기인 2016년에는 2045에 대한 투자가 가장 많았다"며 "당시 중위험 섹터였던 2025, 2030섹터를 선택한 투자자들이 점차 나이가 들면서 저위험 투자를 선호한 것이 쌍봉형 분포를 이루게 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TDF 운용성과를 살펴보면 해외주식형 펀드와 국내채권형 펀드 사이에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18년부터 올 1분기까지의 TDF 누적 수익률은 15.7%에 이른다. 같은 기간 물가상승률(11.6%)과 퇴직연금 원리금보장형 상품의 누적 수익률(9.1%)을 웃도는 수치다. 증시 상승기에는 글로벌 주요지수를 추종해 수익을 내고, 하락기에는 손실을 일부 방어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나석진 금투협 산업시장본부장은 "1조원을 모으기도 쉽지 않은 펀드가 연금시장에서 7년만에 10조원을 돌파한 것은 매우 큰 의미가 있다"면서 "디폴트옵션 도입과 함께 연금투자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는 만큼 TDF의 성장세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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