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가스, 대성홀딩스, 삼천리 등 8개 종목이 무더기 하한가를 기록한 배경으로 차액결제거래(CFD)가 지목된 가운데 관련 증권사들의 손실 가능성에 금융투자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천문학적 규모의 CFD 손실금액을 투자자가 감당하지 못하면 그 손실이 증권사로 고스란히 이전되기 때문.
CFD 거래잔액 규모가 큰 증권사일수록 손실도 클 것으로 우려되지만 거래잔액이 가장 많은 교보증권은 의외로 이번 사태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상황이다. 주가 폭락과 밀접한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과 계약 관계가 아닌데다 평소 비대면 계좌개설 리스크를 적극적으로 관리해 온 덕분이다.
계약 증권사 달라 하한가 종목 반대매매 일부 발생
16일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달 3월 기준 CFD 거래잔액이 가장 많은 증권사는 교보증권으로, 6180억원의 잔액을 보유하고 있다.
교보증권은 지난 2015년 CFD를 처음으로 시행한 증권사다. 지난 2021년부터 영업을 개시한 후발 증권사들이 수수료율을 대폭 인하하면서 점유율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지만 현재까지는 증권사 중 가장 많은 거래잔액을 유지하고 있다. 이번 8종목 하한가 사태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CFD는 주식을 직접 보유하지 않고 가격 변동분에 대해서만 차액을 결제하는 장외파생계약이다. 투자자는 일정 수준의 증거금으로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 다만 이번 하한가 사태처럼 급격하게 가격이 하락하면 반대로 증거금 이상의 초과 손실을 입을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손실을 투자자들이 감당하지 못하면 증권사가 대신 떠안아야 한다는 점이다. 금융투자업계는 하한가를 맞은 8종목이 연일 급락세를 기록하며 손실금이 급격하게 커진 상황에서 다량의 미수채권이 발생해 증권사들이 손실을 입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그러나 교보증권은 이번 하한가 사태와 관련한 미수채권 규모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이번 하한가 사태의 뇌관이 된 SG증권과 계약 관계가 없다.
CFD는 대부분 증권사가 해외 증권사와 계약을 맺고 국내 투자자의 CFD 계약을 중개하는 형태로 진행한다. 이번 사태처럼 주가가 급락한 후 투자자들이 증거금을 유지하지 못하면 해외 계약 증권사는 반대매매를 진행한다.
실제 이번 하한가 사태가 시작된 지난달 24일 SG증권 창구에서 대량의 매물이 나왔고, 그에 따라 이번 사태를 SG증권발 폭락 사태로 지칭하고 있다. 그러나 교보증권은 싱가포르계 증권사인 CGS-CIMB와 계약을 맺고 있는 터라 이번 하한가 사태의 직접적인 영향을 피했다.
교보증권 관계자는 "이번에 하한가를 맞은 8종목에서 반대매매와 미수채권이 극히 일부 발생했다"며 "회사가 보유한 CFD 거래잔액과 비교하면 소액 수준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비대면 계좌 고객확인 효과 '톡톡'
이번 하한가 사태의 핵심 피의자인 투자자문업체는 주로 비대면 CFD 계좌를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객들의 개인정보를 받은 후 비대면으로 CFD 계좌를 개설해 거래한 것이다.
교보증권은 비대면 계좌 개설 문제에서도 자신 있다는 입장이다. 비대면으로 계좌를 개설하면 유선상 통화로 고객을 확인하고 지점에 방문해 주의사항을 적극적으로 권유했다는 게 사측의 설명이다.
교보증권 관계자는 "수일이 걸리는 비대면 계좌 개설 과정에서도 고객에게 지점에 방문해 대면 계좌를 개설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며 "전문투자자 등록 시에도 지점에서 확인 절차를 거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