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 산하 공적자금위원회가 내달 서울보증보험(SGI)을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기로 최종 결론을 내렸다. 이에 따라 서울보증보험은 이르면 10월 말 코스피 시장에 상장할 전망이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 공자위는 지난 22일 정례회의를 열고 오는 6월 거래소에 서울보증보험의 상장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하기로 의결했다. 이날 회의에는 공자위원을 비롯해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실무진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패스트트랙을 거치지 않을 경우 예심 통과까지는 통상 45거래일이 소요된다. 이에 따라 상장 시기는 10월 말~11월 초가 될 전망이다. 한 공자위원은 상장 시점과 관련해 "공적자금을 최대한 회수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게 기본 원칙"이라며 "시뮬레이션을 거쳐 최적의 방식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공기업 상장은 2010년 한국지역난방공사 이후 13년 만이다. 당초 공자위는 서울보증보험 상장을 올 상반기 중 추진키로 했다. 하지만 기업공개(IPO) 시장 한파와 연초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로 금융사에 대한 투자심리가 급속도로 악화하면서 상장이 차일피일 미뤄졌다. 그러던 중 최근 채권금리가 안정화하면서 보험사를 향한 투심이 개선되자 상장을 재추진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공적자금 회수도 날개를 달 전망이다. 서울보증보험의 최대주주는 예금보험공사로 총 93.8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예보는 서울보증보험에 10조2500억원을 투입해 지금까지 4조3483억원을 회수했다. 회수율은 42.4%이며 미회수금액은 5조9017억원이다. 예보는 IPO를 통해 10%를 매각한 다음 나머지 지분은 블록딜을 통해 순차적으로 매각할 방침이다. 최종적으로는 50%+1주의 지분을 경영권과 함께 넘기는 방안이다.
IPO 시장에선 '조단위' 대어의 등장에 들썩이는 분위기다. 서울보증보험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말 이 회사 자본총계는 5조411억원으로, 기업가치는 국내 손해보험사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의 0.5배 수준을 곱한 값인 3조원 안팎으로 평가받고 있다.
최근 IPO 시장에선 유동성 부족으로 대어들이 자취를 감추면서 실적이 탄탄한 중소형주 위주로 상장이 이뤄졌다. 그러나 하반기에는 서울보증보험을 비롯해 에코프로머티리얼즈(대표 주관 미래에셋증권·NH투자증권), LG CNS(KB증권·뱅크오브아메리카·모건스탠리), SK에코플랜트(NH투자증권·크레디트스위스증권·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 CJ올리브영(미래에셋증권·모건스탠리), 두산로보틱스(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 컬리(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JP모간) 등의 대형 기업들이 증시 입성에 도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