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 모두의 우려를 뒤로하고 해외 진출에 야심 차게 나섰던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바야흐로 글로벌 금융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해외에서 운용하는 자산만 100조원을 넘을 정도로 뚜렷한 성과를 자랑한다.
28일 미래에셋운용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이 회사 국내외 운용자산(AUM)은 총 277조원에 달한다. 특히 전체의 약 40%에 달하는 112조원은 해외에서 운용되고 있다. 타 산업군 대비 해외 진출 장벽이 높은 금융분야에서 이 같은 성과를 낸 곳은 미래에셋운용이 사실상 유일하다.
지난 2003년 미래에셋운용이 국내 자산운용사 중 처음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당시 국내에서는 골드만삭스나 메릴린치 같은 세계 유수 기업들과의 경쟁은 무리라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의 주도하에 해외 공략에 나선 미래에셋운용은 현재 미국과 베트남, 브라질, 아랍에미리트, 영국, 인도, 일본, 중국, 캐나다, 콜롬비아, 호주, 홍콩, 룩셈부르크 등 14개 지역에서 277조원을 운용하는 글로벌 금융기업으로 성장했다.
글로벌 비즈니스는 상장지수펀드(ETF)가 견인하고 있다. 미래에셋운용이 전 세계에서 운용 중인 글로벌 ETF는 500개가 넘고 총 순자산은 122조원에 이른다. 이는 국내 전체 ETF 시장 규모(95조원)보다 크다.
글로벌 ETF 비즈니스 확장을 위해 해외 ETF 운용사 인수합병(M&A)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지난 2011년 캐나다 ETF 운용사 'Horizons ETFs' 를 시작으로 2018년 미국 'Global X', 2022년 호주 'ETF Securities'를 인수했다. ETF Securities의 경우 국내 운용사가 해외에서 벌어들인 수익으로 해외 ETF 운용사를 인수한 최초의 사례다. 근래에는 단순한 시장 규모 확대에서 나아가 글로벌 ETF의 브랜드 가치 향상에 주력하고 있다.
미래에셋운용은 이 같은 글로벌 비즈니스를 발판 삼아 운용업계 최초로 자기자본 3조원을 달성했다. 지난 1분기에는 연결기준 순이익으로 1061억원을 벌어들였다. 1000억원대 순이익을 기록한 운용사는 미래에셋운용이 유일하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의 역량 강화에 힘을 쏟고 있는 만큼 향후 실적 성장 가능성은 충분하다.
미래에셋운용 관계자는 "2003년 국내 운용사 최초로 해외 시장에 도전장을 낸 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금융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왔다"며 "앞으로도 세계 각국의 우량자산을 발굴하고 경쟁력 있는 금융상품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