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관련주가 하락할 때 수익을 얻는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의 상장 첫날 개인투자자들이 250억원어치 순매수를 기록했다. 같은날 국내 ETF 개인 순매수 1위다. 최근 2차전지 관련주 조정 흐름 속에 하락에 베팅한 개인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BSTAR 2차전지TOP10인버스iSelect'(이하 KB 2차전지 인버스ETF)는 상장 첫날인 12일 시초가 대비 2.86% 상승한 2만107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해당 ETF는 iSelect 2차전지 Top10 인버스 지수를 추종한다. 지수는 2차전지 관련 종목 중 유동시가총액 상위 10개사로 구성했으며, 이들 종목의 주가가 하락할 때 수익을 얻는다.
지난 12일 기준 구성 종목과 투자 비중은 POSCO홀딩스(15.5%), LG에너지솔루션(15.38%), 삼성SDI(15.07%), 에코프로(14.15%), 에코프로비엠(11.55%), 포스코퓨처엠(10.57%), SK이노베이션(8.71%), 엘앤에프(4.29%), 코스모신소재(2.91%), SK아이테크놀로지(1.89%)다.
해당 ETF는 상장 전부터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당분간 2차전지주의 조정을 예상하는 투자자들에게는 새로운 투자 수단이 생겨난다는 점 때문이다. 반면 2차전지주의 상승세가 이어지길 기대하는 투자자 가운데는 이 상품을 출시한 자산운용사 측에 불만을 쏟아내기도 했다.
높은 관심은 거래량으로 이어졌다. 상장 첫날인 12일 KB 2차전지 인버스ETF는 332만5134주가 거래됐다. 이는 전체 ETF 시장 거래량 9위에 해당한다. KB자산운용이 함께 출시한 정방향 ETF인 KBSTAR 2차전지TOP10은 53만8732주 거래되는데 그쳤다.
특히 개인의 투자금이 많이 모였다. 이날 개인은 KB 2차전지 인버스ETF를 250억원어치 순매수하며, 당일 국내증시에 상장한 ETF 중 가장 많은 순매수 금액을 기록했다.
2차전지 관련주는 올해 국내 증시를 주도했으나 최근 하락세를 보이면서 인버스ETF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인 것으로 보인다. 이달 들어서만 POSCO홀딩스, LG에너지솔루션은 각각 5.7%, 8.18% 하락했다. 1주당 100만원이 넘는 황제주 자리까지 올랐던 에코프로는 26% 하락하며 100만 원대에서 내려온 상황이다.
한편 최근 2차전지 업체들은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판가가 하락한 가운데 출하량도 감소하며 실적 부진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4분기 이후 주가가 반등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2차전지 업종 주가 하락은 전기차 수요 우려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정책 불확실성에 기인한다"며 "두 가지 우려 요인은 4분기부터 점차 완화되며 2차전지 업종 주가가 반등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