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연말 '세테크족' 잡아라…CFD 서비스 늘리는 증권가

  • 2023.12.08(금) 16:19

메리츠, 해외주식 CFD 거래시간 늘려
절세 수단으로 자산가 고객 확보 기대
일부 증권사는 아직 신중.. 재개 미정

지난 4월 '라덕연 사태' 이후 차액결제거래(CFD) 서비스에 소극적이던 증권업계가 다시 서비스 강화에 눈독들이는 모습이다. 국내주식 뿐 아니라 해외주식을 대상으로 CFD 서비스를 개시하고, 거래시간을 프리마켓까지 확장하는 곳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이처럼 증권사들이 CFD 서비스에 다시 관심을 갖는 건 계좌 특성상 절세혜택이 분명해 자산가 고객 확보에 도움이 되는 덕분이다. 이같은 흐름에 재개를 주저하던 증권사들도 서비스 확대에 동참할지 주목된다.

메리츠증권은 오는 11일부터 CFD 계좌에서 미국주식 주간거래를 시작한다고 8일 밝혔다. 지난 9월 국내주식과 해외주식 대상으로 CFD 서비스를 재개한 이후 거래 가능 시간을 늘린 것이다. 주간 거래 서비스 시간은 한국 시간 기준 오전 10시~오후 5시30분(서머타임 오전 10시~오후 4시30분)로, 프리마켓과 정규장 거래 가능 시간을 모두 더해 총 15시간 30분 동안 미국 주식을 거래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주간 거래 서비스는 증거금률이 100%인 미국 CFD 계좌를 통해서만 거래 가능하다.

하나증권은 8일부터 기존고객에 한해 부분적으로 서비스를 재개했다. 기존 고객 중에도 금융감독원에서 요구한 요건에 부합하고 증거금 100% 적용계좌에 한해서만 거래를 허용했다. 

앞서 지난달에는 하이투자증권도 해외주식 대상 CFD 서비스를 개시했다. S&P 500, 나스닥 100, 다우존스 30의 구성 종목과 상장지수펀드(ETF)를 대상으로 CFD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난 9월 국내 주식 CFD 서비스를 처음 오픈한데 이어 미국 주식으로 거래 가능 자산을 확대했다. 

현재 CFD 계좌로 국내주식과 해외주식 거래가 모두 가능한 증권사는 메리츠증권, 하나증권, 하이투자증권을 포함해 NH투자증권, 교보증권, 유진투자증권, 유안타증권 등 7곳이다.

아직 CFD 거래량은 라덕연 사태 이전만큼 활발하지 않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6일 기준 증거금 포함 CFD 명목잔고는 1조1621억원으로 집계된다. 국회 정무위원회 양정숙 의원실이 밝힌 3월 말 잔고가 2조7697억원이었는데, 9월 재개 이후 절반 넘게 줄어든 것이다. 

그럼에도 증권사들이 하나 둘 다시 CFD 서비스를 강화하는 목적으로는 '큰 손' 고객 확보 때문이다. 현행 세법상 상장주식 종목을 10억원 이상 보유하거나 주식 지분율이 일정 수준을 초과한 투자자는 대주주 요건에 해당돼 주식 양도차익에 대해 20~25%의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 그러나 대주주가 CFD 등 장외파생상품을 활용하면 기초주식에 대한 소유 주체가 드러나지 않아 양도세를 낼 의무가 없다. 

하이투자증권은 해외주식 CFD 거래를 개시한다고 알리는 자료에 "100% 증거금 계좌의 활용은 별도로 부과되는 금융비용이 없으며 절세 혜택도 누릴 수 있어 매력적인 투자 수단이 될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증권사 관계자는 "100% 증거금율 조건의 CFD 계좌로는 레버리지 투자도 불가능해 사실상 일반 계좌와 비슷하다"며 "그럼에도 절세혜택이라는 큰 장점 때문에 전문투자자들의 선호도가 높다"고 말했다. 

연말을 앞두고 절세 전략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다른 증권사들도 CFD 서비스를 재개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기존에 CFD 서비스를 제공하던 한국투자증권과 신한투자증권, 키움증권, 삼성증권, DB금융투자 등은 여전히 서비스 재개 여부를 결정하지 않은 상태다. 

다만, 일부에선 CFD 서비스 대상 확대에 조심스레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실제로 KB증권은 국내주식에 한해서만 CFD 거래를 허용하고, 해외주식 대상 CFD 서비스는 내년부터 중단하기로 했다.

KB증권 관계자는 "지난 9월 금융당국의 CFD 규제 보완 권고안에 따라 야간에 거래되는 해외주식 CFD의 경우 투자자들의 실시간 리스크 관리가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고객보호 차원에서 해외주식 CFD의 서비스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