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자기기 부품·전자담배 기기 전문 기업 이엠텍이 전략적 투자 자산을 활용해 '제로 금리' 메자닌 발행에 성공했다. 보유 중인 상장사 주식 가치가 급등한 시점을 포착해 금융 비용 부담 없이 현금을 확보한 것이다. 시가총액 규모에 달하는 막대한 이익잉여금이 이번 조달의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는 분석이다.
안트로젠 주식 담보로 165억원 조달…‘표면·만기 0%’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엠텍은 165억원 규모의 사모 교환사채(EB) 발행을 마무리했다. 이번 EB의 교환 대상은 이엠텍이 전략적 투자를 위해 보유해 온 바이오 기업 안트로젠의 주식이다.
전체 보유 물량인 72만5406주 중 정확히 절반인 36만2703주가 교환 대상으로 설정됐다. 투자자로는 NH헤지자산운용, 씨스퀘어자산운용, 타임폴리오자산운용 등이 참여해 복수의 펀드로 물량을 나눠 인수하기로 했다.
이번 조달에서 시장이 주목하는 부분은 금리 조건이다.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 모두 0%로 책정됐다. 이엠텍 입장에서는 사채 만기일까지 이자를 단 한 푼도 내지 않고 자금을 사용하는 셈이다. 투자자들은 이자 수익 대신 향후 안트로젠의 주가 상승에 따른 시세 차익을 노리고 이번 투자에 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자산 가치 급등 시점 포착… 금융 비용 누수 차단
이엠텍이 일반적인 회사채나 은행 차입 대신 EB를 선택한 것은 보유 자산의 효율적인 유동화를 위해서다. 교환 대상인 안트로젠 주식의 장부가액은 2024년 말 기준 약 203억원이었으나, 이후 주가 상승으로 인해 1년 만에 가치가 340억원으로 커졌다.
자산 가치가 고점에 다다른 시점에 이를 담보로 EB를 발행함으로써 금융비용 누수를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기준 이엠텍의 장단기차입금 총액은 1087억원이다. 금융기관에서 3.4%~5.7% 이자율로 돈을 빌렸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이 199억 수준인데, 이자비용으로만 50억원대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이엠텍이 165억원을 EB가 아닌 금융권 차입으로 조달했다고 가정하면 매년 6~9억원의 이자부담을 더 져야한다.
시총 육박하는 1120억 잉여금, 투자 매력 높였다
이엠텍의 재무건전성이 양호한 편은 아니지만 이익잉여금 곳간이 넉넉한 점이 눈길을 끈다. 적자 상태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다수의 투자자를 유치할 수 있었던 이유로 보인다. 회사의 유동비율은 96.1% 수준이다. 통상 100~150%를 양호하다고 본다면 단기 자금 여력이 높지 않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반면 이익잉여금은 1120억원으로 집계됐다. 부채총계가 1400억원 이상이지만 이익잉여금 덕분에 자기자본이 1900억원을 넘어 부채비율 73.1%를 유지하고 있다. 24일 기준 이엠텍의 시가총액은 1119억원이다. 현금 보유고가 많지 않지만 시가총액과 비슷한 수준의 이익잉여금 덕분에 발행사 우위 조건으로 투자를 진행하는 것으로 보인다.
확보된 자금은 전액 설비 투자에 투입할 예정이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분야는 의약품 자동 주입기인 오토인젝터 사업이다. 오토인젝터는 그동안 유럽의 대형사들이 글로벌 시장을 독점해온 고부가가치 의료기기 영역이다. 이번 조달 자금을 바탕으로 대형 고객사와의 공급 계약에 대응하기 위한 설비 확충에 나설 계획이다.
이엠텍 관계자는 "오토인젝터는 그동안 유럽의 3사가 전 세계 글로벌 시장을 장악하고 있던 분야로 정부에서도 국산화를 위해 많이 노력했던 부분"이라며 "이엠텍이 지난해 FDA DMF 등재를 통해 기술력을 인정받은 만큼 대형 고객사와 상업화하는 과정에서 설비 투자가 필수적인 시점"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