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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노출 미국채 ETF' 격돌…KB vs 한투 어디가 낫나

  • 2024.03.18(월) 07:30

엔화·채권가격 상승 기대감에 KB, 한투 유사 ETF 출시
총보수 등 비용 비슷…배당금, 수익률 취향 따라 선택

미국 채권가격 상승과 엔화 가치 상승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몰리고 있다. 투자 수요가 모이자 KB자산운용이 지난해 관련 ETF를 출시한 데 이어 최근 한국투자신탁운용도 유사 ETF를 내놓았다.

해외 ETF 인기에 국내서도 유사 상품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증시에서 국내 투자자가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ISHARES 20+ YEAR US TREASURY BOND JPY HEDGED ETF(2621)'로 4억4600만달러 순매수했다.

해당 ETF는 글로벌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일본 증시에 상장한 미국 장기채권 투자 상품이다. 미국이 금리 인하 기조로 돌아서면서 채권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나자 장기채권 ETF로 자금이 몰리는 모습이다. 채권 만기가 길어질수록 금리에 따른 가격 변동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미국 장기채권 ETF는 미국 증시에 상장해 있으며, 국내 주식시장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럼에도 국내 투자자들이 일본에서 해당 ETF를 사들인 이유는 엔화 상승의 수혜를 함께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다.

대표적인 디플레이션 국가인 일본은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펼치고 있어 엔화 가치가 하락하고 있다. 최근 엔·원 환율은 100엔당 890원대로 역대 최저수준으로 하락한 상태다. 추후 엔화 가치가 회복한다면 엔화를 들고 있는 투자자는 환차익을 거둘 수 있다.

2023년 국내투자자 일본주식 순매수결제금액 TOP 10

국내 투자자가 이러한 이유로 해당 ETF에 관심을 보이자 국내 자산운용사도 관련 상품 출시에 나섰다. 지난해 12월 27일 KB자산운용은 엔·원 환율변동에 노출하는 미국 장기채권 ETF인 'KBSTAR 미국채30년 엔화노출(합성 H)'을 출시했다.

인기가 높았던 상품인 만큼 개인투자자들은 KB자산운용의 상품 출시후 1개월간 300억원 순매수했다. 원조격인 블랙록 ETF의 인기도 여전해 연초 이후 지난 13일까지 국내 투자자는 2627억원 사들였다.

이 같은 상황이 이어지자 한국투자신탁운용도 유사 상품인 'ACE 미국30년국채엔화노출 액티브(H)'를 지난 12일 준비했다.KB vs 한투, 어떤 상품이 유리할까

한투운용의 ETF 출시로 엔화 상승과 채권가격 상승을 전망하는 투자자들은 3가지 투자 수단이 생겼다.

선택을 고민하는 투자자들에게 국내 운용사들은 일본 증시에 상장한 ETF보다 국내 상장 ETF가 비용 측면에서 유리하다고 설명한다. 블랙록 ETF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원화를 엔화로 바꾸는 환전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매도 이후에도 다시 엔화를 원화로 환전해야 한다.

또 국내 ETF와 다르게 해외 상장 ETF는 연금계좌에 담을 수 없어 세제 혜택도 받기 어렵다.

엔화노출 미국 장기채권 ETF 비교

국내 상장 ETF를 비교하면 가장 큰 차이점은 운용 방식이다. 엔화 노출 미국 장기채 ETF 후발주자인 한투운용은 실물복제 방식으로 KB운용과 차별화를 뒀다. KB운용은 합성복제 방식으로 ETF를 운용하고 있다.

합성복제 방식은 실제 자산을 보유하지 않고 증권사와 스왑(Swap) 계약을 체결해 비용을 지불하고 기초지수의 수익률을 제공받는 방식이다. 계약비용이 필요하지만 자산을 보유하지 않아 매매수수료가 발생하지 않는다.

우선 두 ETF의 총보수는 0.15%로 같다. 다만 운용방식의 차이에서 추가적인 비용이 발생할 수 있는 여지가 모두 있다.

KB운용 ETF는 스왑계약 비용 등 기타비용이 추가로 발생한다. 반대로 한투운용은 실물복제 방식으로 운용해 스왑계약 비용은 없지만 매매수수료가 들어간다.

한투운용 ETF는 미국 채권만이 아닌 일본 증시에 상장한 블랙록 ETF와 미국 증시에 상장한 미국 장기채권 ETF를 편입하고 있다. ETF를 편입하고 있어 비중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매매수수료가 발생할 수 있다. 또 미국 증시에 상장한 ETF에 투자하고 있어 달러·엔 변동의 위험을 헤지하기 위한 비용도 추가로 발생한다.

이처럼 두 ETF 모두 총보수 외에 추가로 발생하는 비용이 존재한다. 다만 추가 비용을 정확하게 파악하긴 어려워 비용 측면에서 더 저렴한 상품을 특정하긴 어렵다. 향후 1년간 운용하면서 발생하는 비용을 확인해야 정확한 비교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투자자는 분배금 유무에 따라 상품을 선택하면 된다.

한투운용 ETF는 채권과 ETF를 직접 보유해 발생한 재원을 바탕으로 투자자에게 배당금(분배금)을 지급할 수 있다. 분기마다 배당금을 지급하는 블랙록 ETF와 다르게 매달 배당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합성 방식으로 운용하는 KB운용은 배당금을 따로 지급하지 않는다.

ETF 자체의 수익률에 집중하고 싶은 투자자는 KB운용의 ETF를 선택하면 된다. 분배금을 지급하지 않아 분배금 지급에 따른 ETF 가격 하락(분배락)이 나타나지 않아서다. 반면 한투운용 ETF는 분배락이 발생해 ETF 가격 측면에서는 불리하지만 매달 일정량의 현금을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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