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해 상장기업들이 효율적인 자본관리를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기업의 자본 효율성이 높아지면 국내 증시가 현재 수준에서 60% 이상 상승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4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한국자본시장컨퍼런스(KCMC)에서 믹소 다스(Mixo Das) JP모건 아시아 주식 전략가는 "한국 증시의 밸류에이션은 매력적이지만 저평가는 정도는 점점 더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믹소 다스 전략가는 한국 기업의 매출 성장률은 미국 및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밀리지 않지만 주가는 계속해서 저평가되고 있는데 이는 기업의 비효율적인 자본관리가 원인이라고 짚었다.
그는 "한국의 투하자본이익률(ROIC)은 글로벌 시장과 비교해 부족한 수준"이라며 "6.3%인 한국의 ROIC가 자산처분과 자사주 매입·소각 등으로 글로벌 평균인 9%까지 상승하면 주가가 60% 상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ROIC는 기업이 영업활동을 위해 투자한 자본의 효율성을 평가하는 지표다. 해외와 비교해 국내 기업이 자본을 잘 활용하지 못하고 있고 주식 가치의 저평가를 이끌고 있다는 것이다.
믹소 다스 전략가는 주주환원 정책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배당금액은 점차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으나 배당성향은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는 것이다.
믹소 다스 전략가는 "한국의 배당성향은 15% 수준으로 30%를 넘는 미국과 일본, 45%를 넘어서는 유럽과 비교해 상당히 낮다"며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도 시장 규모의 0.3% 수준으로 일본 1%, 2%를 넘는 미국과 비교해 낮다"고 설명했다.
한국 기업의 지배구조 문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 분석한 지배구조 점수를 보면 한국은 백분위 26%에 위치한다.
그는 특수관계자 거래, 지배주주 문제로 인해 한국의 지배구조 점수가 상당히 낮다고 설명했다. 다만 올해부터 시작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기대했다.
믹소 다스 전략가는 "글로벌 지배구조 점수와 비교해서 한국은 상당히 낮은 상태지만 반대로 올라갈 여지도 많다는 뜻"이라며 "자발적인 기업의 참여를 유도하는 밸류업 프로그램의 방향성이 옳다고 생각하고 더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세제 개편이 이뤄지면 더 의미 있는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세금 정책이 사회적, 경제적으로 주는 영향이 크지만 배당소득세 완화가 이뤄진다면 소액투자자를 유치하고 경영진과의 이해 상충 문제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