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넥슨게임즈의 주가가 증권사의 '매도' 의견이 나오면서 급락했다. 국내 증권가에서 투자의견 '매도'를 제시하는 경우는 극히 드문 상황에서 나온 이례적 의견이었다. 기관과 외국인은 순매도하는 가운데 개인이 넥슨게임즈 주식을 주워 담았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넥슨게임즈는 전날(1만3480원) 보다 9.72%(1310원) 하락한 1만217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수급을 보면 기관이 넥슨게임즈 주식을 9억9000만원, 외국인이 22억2000만원어치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은 32억3000만원어치 순매수했다.
메리츠증권이 이날 오전 넥슨게임즈의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매도'로 낮추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메리츠증권은 넥슨게임즈 목표주가도 3만2000원에서 1만원으로 대폭 내렸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넥슨게임즈가 올해 500억원대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넥슨게임즈는 이미 지난해 4분기 2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이 연구원은 "퍼디, 블루아카이브 모두 예상 대비 부진했다"며 "(퍼디는) 오는 7월 1주년 업데이트까지 큰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매출이 감소하는 가운데 비용은 늘 것으로 보인다. 그는 "넥슨게임즈가 퍼디팀의 대규모 채용을 진행, 현재도 약 100여건의 채용 공고가 있어 추가 증원될 수 있다"며 "문제는 감소하는 매출인데, 퍼디 반등을 기대하기에 이미 게이머는 떠나갔고 다음 신작은 너무 멀다"고 우려했다.
이 연구원은 이어 "합병 후 900명 수준이던 인력은 현재 1400명까지 증가해 본격 현금 소진 구간에 진입한다"며 "매력 제고를 위해서는 인력 관련 의사 결정이 변경되거나 기존작 반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11일 기준 넥슨게임즈는 메리츠증권이 투자의견 '매도'를 제시한 유일한 기업이다. 증권사는 향후 12개월간 목표수익률에 따라 투자의견을 결정한다. 향후 수익률이 직전 1개월 대비 20%가 넘을 것으로 예상되면 '매수', 20% 이상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면 '매도' 의견을 낸다. 수익률이 -20%보다 크고 20%보다 작을 것으로 예상되면 '유지'를 제시한다.
지난 12월 말을 기준으로 메리츠증권이 분석한 기업 중 '매수' 의견을 제시한 기업은 85.3%, 중립을 제시한 기업은 14.8%, 매도를 제시한 기업은 0%다.
한편 증권사 '매도' 의견이 나온 것은 넥슨게임즈가 올해로 3번째다. DS투자증권은 지난달 14일 "우크라이나 종전에 대한 기대가 과도하다"며 HD현대건설기계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매도'로 낮췄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6일 "국내 스트리밍 플랫폼 이용시간이 급감함에 따라 SOOP의 성장성 둔화가 불가피하다"며 SOOP 투자의견을 '단기매수'에서 '매도'로 하향 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