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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국지전 '영풍 주총' 앞두고…ISS, 최윤범 회장측 제안 반대 권고

  • 2025.03.17(월) 15:12

ISS, 최 회장 측 집중투표 제안에 "지배구조 개선 효과 부족" 지적
이사선임도 영풍 측 지지...주주 표심 영향 다른 자문사 판단 주목

고려아연 경영권분쟁의 또다른 전선인 ㈜영풍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측 영풍정밀의 주주제안에 반대 의견을 내놨다. ISS는 영풍정밀의 제안이 영풍의 지배구조 개선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MBK파트너스와 함께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을 주도하고 있는 ㈜영풍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자체적인 분쟁 이슈는 없었다. 하지만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 계열사인 영풍정밀이 올초 영풍에 집중투표 도입을 요구하며 역공을 시작했다. 

영풍 정기주총의 핵심 쟁점인 집중투표 도입을 위한 정관변경은 '3%룰' 적용으로 일반주주 표심이 중요하다. 따라서 ISS와 같은 의결권자문사 판단이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추가로 나올 자문사들의 분석 결과도 표심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ISS는 영풍 정기주총에 대한 의안분석 보고서를 통해 영풍 이사회가 제안한 모든 안건에 찬성 의견을, 영풍정밀이 제안한 주주제안 안건에 대해서는 모두 반대 의견을 냈다.

오는 27일 열리는 영풍 정기주총을 앞두고 영풍정밀은 △현물배당 도입을 위한 정관 변경 △집중투표제 도입을 위한 정관 변경 △사외이사 선임(김경율)을 제안했다. 영풍정밀은 이사회 운영의 투명성을 강화하고 지배주주의 독단적 의사결정을 견제하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ISS는 "소수주주가 이사회에서 대표성을 확보하는 데 유리하지만, 기업의 지배구조와 소유구조를 고려하지 않으면 악용될 가능성이 있다"며 "영풍정밀의 집중투표제 도입 제안은 회사의 거버넌스를 실질적으로 개선할 것이라는 설득력 있는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라며 반대 입장을 냈다.

영풍 역시 영풍정밀의 제안을 반박하고 있다. 영풍은 "회사는 일반주주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집중투표제 본래의 취지에는 충분히 공감한다"면서도 "현재 지분 구조상으로는 집중투표제로 이사를 선임할 수 있는 주주가 1대 주주와 2대 주주로 한정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영풍정밀의 제안은 일반주주 보호와 무관하며 최윤범 회장이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서 활용할 수단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영풍은 현물배당 정관변경 역시 영풍정밀의 의도를 의심할 만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영풍정밀은 기존 '금전과 주식'으로 배당할 수 있었던 정관을 '금전과 주식 및 기타의 재산'으로 바꿔달라 제안했다. 영풍은 이러한 제안은 고려아연 주식을 배당 대상으로 포함해, 영풍이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을 줄이고 최 회장 측 지분율을 높이기 위한 의도라고 주장했다.

현재 의결권 구조는 영풍 측 56.84%, 영풍정밀 측 15.54% 수준이다. 정관변경은 주총 특별결의 사안으로 출석 주식수의 3분의 2 이상의 동의가 필요한데 영풍 측이 유리한 구도다. 

다만 집중투표제 도입을 위한 정관변경 안건은 '3%룰'이 적용된다. 특정 주주의 의결권 행사를 전체 의결주식수의 3%까지만 사용할 수 있도록 제한하는 규정이다. 3%룰 적용시 의결권 구도가 뒤바뀌는 점이 변수다.

2대주주 영풍정밀(15.54%)은 지분이 분산돼 있어 3%룰을 적용해도 의결권 대부분을 사용할 수 있다. 반면 영풍 측은 개별 지분 3%를 초과하는 주주(장세준, 장세환, 영풍개발, 씨케이)가 많아 정관변경 안건에 사용 가능한 의결권이 14%대로 쪼그라든다.

영풍 지분 약 3.5%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머스트운용은 의결권자문사의 판단을 종합해 투표하기로 했다. 

한편 ISS는 영풍정밀이 추천한 김경률 사외이사 후보에 대해서도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ISS는 "김경률 후보가 기업 경영 개선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것이라는 충분한 근거가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반대로 영풍 이사회가 추천한 전영준 후보에 대해서는 "자격과 독립성을 검토한 결과, 주주 권익 보호에 기여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며 찬성을 권고했다. 전 후보는 앞서 머스트자산운용이 추천했던 인물이며, 머스트운용이 주주제안을 철회한 이후에도 영풍이 추천을 유지한 후보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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