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현지시간) 미국 관세국경보호청(CBP)이 스마트폰, 노트북,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컴퓨터 프로세서, 평면 디스플레이, 반도체 장비 등을 상호관세 면제 대상으로 공지하면서 메모리 반도체의 수요둔화를 우려했던 삼성전자가 한숨 돌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이 한두 달 내로 반도체 관세를 부과하겠다며 정반대의 입장을 밝히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명확한 발언이 나와야 반도체 관련 관세우려가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증권·삼성증권·유진투자증권·KB증권은 14일 보고서를 내고 반도체 분야에 대한 상호관세 면제 발언이 삼성전자 등 관련 업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앞서 11일(현지시간) 미국 관세국경보호청(CBP)은 '특정 물품의 상호관세 제외 안내'공지를 통해 스마트폰, 노트북,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컴퓨터 프로세서, 평면 디스플레이, 반도체 장비 등을 상호관세 면제 대상에 올렸다.
스마트폰과 노트북, 메모리, 반도체 장비 등이 상호관세 부과대상에서 제외한다고 공지하자 증권사들은 일제히 IT 및 반도체 종목의 주가 회복을 전망했다.
삼성증권 이종욱·정승호 연구원은 "지난 4월 2일 상호관세 명령 이후 논란이 되었던 주요 IT기기와 부품의 상호관세가 면제된다"며 "결론적으로 2배 가격의 아이폰 포함 미국내 IT기기 관련 물가 상승과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가 일단 종식됐다"고 분석했다.
KB증권 김동원·강다현·도상우 연구원은 "이번 상호관세 면제조치로 하반기 스마트폰, PC가격 상승과 이에 따른 메모리 수요 둔화 우려를 동시에 불식시킬 전망"이라며 "삼성전자와 애플은 상호관세 면제로 가격인상 요인이 사라져 미국 인프레이션 자극 우려도 해소가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다만 11일 미국 CBP의 상호관세 면제대상 공지 이후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이 한두 달 내로 반도체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입장을 다시 밝히면서 반도체에 대한 상호관세 우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명확한 발언이 나와야 해소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3일(현지시간)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은 ABC뉴스와 인터뷰에서 "반도체와 의약품 정책을 곧 발표할 텐데 이는 상호관세에서 제외된 별도의 정책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앞서 미국 관세국경보호청(CBP)이 발표한 것과 달리 별도의 반도체 품목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유진투자증권 이승우·박재환 연구원은 "4월 12일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이 반도체, 의약품 등은 특정한 관세에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며 "13일 러트닉 상무장관도 전자제품과 반도체는 한 달 후, 의약품은 두달 후 별도의 관세가 적용될 것임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IT품목 관세 면제 소식으로 테크 섹터에 대한 투자 심리가 긍정적으로 바뀔 듯 했으나 러트닉 상무장관의 확인사살로 트럼프의 발언이 관측되기 전까지는 전자제품과 반도체의 관세 문제는 양자역학적 중첩 상태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메리츠증권 황수욱 연구원도 "시장참여자들의 최초 해석은 반도체 및 주요 품목 관세를 면제해준다는 것으로 해석했으나 러트닉 상무장관의 발언으로 인해 시장 참여자들의 혼란이 가중됐다"며 "이 부분에 대한 명확한 해설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에 품목별 관세에 대한 구체적인 답을 주겠다고 밝힌 상태다.
다만 러트닉 상무장관의 발언에도 불구하고 일부 증권사들은 삼성전자 등 한국 기술주들의 회복가능성을 점쳤다.
삼성증권 이종욱·정승호 연구원은 "당장 한국 기술종목의 주가 상승을 가로 막았던 수요 위축우려는 일단락 됐다"며 "반도체는 품목별 관세 부과산업으로 분류되어 조만간 미국의 반도체 관세 정책이 발표되더라도 협상과정과 함께 주가가 회복되기 시작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