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삼부토건 주가조작 혐의 조사 단계에서 김건희 여사와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의 연관성을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들에 대한 조사 결과는 검찰로 인계했음을 밝히며 수사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24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자본시장 현안 브리핑을 열고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 사건 조사와 관련해 "의혹이 제기된 특정인들의 본건과 부정거래 연관성을 확인해 고발할 만한 내용이 현재까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는 지난 23일 정례회의를 열고 조성옥 전 삼부토건 회장, 이일준 현 회장 등 전현직 실질 사주와 대표이사 등을 검찰로 넘기기로 결정했다. 증선위는 이들이 해외 재건사업을 추진할 의사와 능력이 모두 없었는데도, 주가를 부양하기 위한 목적으로 해외 기업과 구체적 내용이 없는 형식적인 MOU를 반복적으로 체결하고 이를 과장하는 보도자료를 계속 배포한 점을 문제삼았다. 이들은 해외 재건사업을 진행하는 것처럼 거짓된 외관을 만들어 주가를 띄운 후 보유주식을 팔아치워 수백억원의 부당이득을 취득하는 등 부정거래 행위를 한 혐의가 있다고 증선위는 설명했다.
연루 의혹이 있는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와 김건희 여사는 고발 대상에서 빠졌다. 이 전 대표는 2023년 5월 지인 단체대화방에서 '삼부 내일 체크'라고 메시지를 보내 논란을 일으켰다. 당시 삼부토건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참석한 우크라이나 재건포럼에 초대를 받아 주식 거래량이 급등하던 시기와 맞물린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에서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주범으로 꼽히는 이 전 대표가 배후에 있다는 의혹을 제기해왔다.
이 원장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자금 확인, 주식 거래내역, 피고발인 측과의 연관성에 대해 분석을 진행을 했다"면서도 조사 단계에서 이들의 연루 가능성은 찾지 못했다고 전했다.
다만, 금감원은 김 여사와 이 전 대표 등 의혹이 있는 인물들에 대한 조사 자료는 검찰로 전달했다. 이 원장은 "의혹이 제기된 특정 인물들을 대상으로 자금 추적 자료 및 피고발인 관련 웰바이오텍 CB 취득 전환 자료 등 의혹 제기 사안 관련 자료 일체를 검찰로 인계했다"며 "금융당국 판단의 적정성에 대해 고도의 수사 전문성과 역량을 갖춘 검찰에서 제3자적 관점에서 객관적으로 점검하실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제 검찰의 시간인 듯하다"며 "금융당국은 검찰 수사 과정에서 모든 의혹이 철저히 규명될 수 있도록 인력 및 분석 지원을 아끼지 않는 등 적극적으로 수사에 협력할 계획이고, 나아가 당국 차원에서 추가 조사 필요성이 확인될 경우 조사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검찰 수사 협력을 강조한 이유에 대해 "의혹이 제기 되는 분과 연관된 개인적인 친분이 있다는 이유로 국회에서도 여러 공격을 받고 제 자신도 사실 신경이 쓰인다"며 "오랜 기간 사실 규명 및 법적 책임과 관련된 업무를 해온 입장에서 열심히 하는 것 뿐 아니라 공정하게 보이는 것이 되게 중요하다는 것에 대한 인식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작 자체부터 공정성을 의심을 받을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 판단의 적정성에 대해서 제3자가 볼 필요가 있다는 말을 언젠가 드리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 원장은 김 여사나 이 전 대표에 대해 혐의점, 웰바이오텍 시세차익, 부당이득 규모 등에 대해서는 "이 자리에서 확인해줄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