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고용지표는 미국시장에 중대한 영향을 끼치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이러한 고용지표를 크게 흔들 수 있는 정책들을 펼치고 있습니다.
높은 관세율로 글로벌 기업들을 압박하며 미국 내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요구하고 있고요. 반대로 대규모 이민자 추방을 통해서는 일자리를 크게 줄여 놓고 있죠.
기술력을 요하는 제조업 일자리는 늘어날 수 있지만, 단순 저임금 노동자 의존도가 높은 농업, 건설, 서비스업은 타격을 입을 수 있습니다.
이런 고용상황은 다양한 지표를 통해 후행적으로 드러나는데요. 고용지표 자체는 정책에 후행하는 결과지만, 미래의 물가와 금리의 변화로 이어지기 때문에 시장 참여자들은 눈여겨 봐야합니다.

예상치를 얼마나 벗어났는지가 중요
금리를 결정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사회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고용지표는 따로 있는데요. 매월 첫째 금요일에 미국 노동부(BLS)가 발표하는 비농업부문 고용지표(Nonfarm Payrolls, NFP)입니다.
신규 고용자수, 시간당임금 등이 포함된 지표를 발표하고요. 전체 경제활동인구 대비 실업자비율인 실업률도 이날 함께 공개하죠. 비농업으로 농업을 제외한 이유는 농업이 대부분 가족단위 노동구조여서 고용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이때 신규 고용자수는 그 자체보다는 예상치 대비 얼마나 변화했는지가 중요한데요. 시장 예상치보다 높으면 '경기 회복', 낮으면 '경기 둔화'의 시그널로 읽힐 수 있죠.
경기 회복은 금리인상 가능성을 높이고, 경기 둔화는 금리 인하 기대감을 높입니다. 단순하게 보면 미국의 실업자가 늘면 금리 인하 기대와 함께 주가는 오히려 오를 수도 있는 셈입니다.

또 하나 중요한 지표는 매주 목요일 미국 노동부 고용훈련청(ETA)이 발표하는 주간 실업수당 청구건수입니다.
실업수당을 얼마나 많이 받고 있는가를 지표화한 것인데요. 해고당하는 사람이 많으면 실업수당을 받는 사람들도 늘기 때문에 노동시장의 건강상태를 나타내는 중요한 지표라고 할 수 있죠.
주간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일반적으로 20만건~25만건 사이에 있을 때, 노동시장이 안정적이라고 평가 받는데요. 올해 3월과 4월 현재까지는 이 범위 안에 있어서 트럼프 관세정책의 폭풍 속에서도 미국 노동시장은 견조한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예상보다 낮으면 노동시장이 강하다는 신호로 해석돼 투자자들의 신뢰를 높이고, 주가가 상승을 유도할 수 있는데요. 반대로 청구건수가 예상보다 많으면 경기둔화의 우려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발발 직후인 2020년 4월의 경우 미국의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사상 최고치인 613만7000건에 달하기도 했죠.
ADP(Automatic Data Processing)와 스탠퍼드 디지털 경제연구소가 매월 첫번째 수요일에 공동발표하는 ADP고용보고서도 중요한 고용데이터입니다.
전체 민간 고용자수의 증감을 기업 규모별, 산업별로 세분화하고 시간당 평균임금 변화까지 포함해 수치화하기 때문에 NFP와 비교하기도 합니다.
ADP보고서가 NFP보다 이틀 앞서 발표되기 때문에 NFP의 예측자료로 활용하는데요. 하지만 데이터 수집방법 등이 달라서 둘 사이에 꼭 일치하는 결과가 나오지는 않습니다. NFP는 정부의 자료, ADP는 민간이 만든 자료라고 보면 쉽겠습니다.

실업률이 적당히 오르면 오히려 좋다?!
코로나 때처럼 실업률이 갑자기 큰 폭으로 올랐다면 증시는 하락할 가능성이 많습니다. 경기침체의 우려가 커지고, 소비와 기업활동은 위축될 거니까요.
하지만 미국시장에 투자하고 있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미국의 실업률이 오른다고 해서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닙니다. 실업률의 상승이 완만하고 시장에서 예측가능한 수준이라면 오히려 연준의 금리인하 가능성을 높여서 증시가 상승할 수 있기 때문이죠. 금리가 하락할 거라는 기대는 특히 성장주와 기술주에 호재가 될 수 있습니다.
결국 지표 자체보다는 예측과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가 중요하다는 겁니다. 고용지표에 대한 시장의 예상치(컨센서스)는 이코노미스트나 투자은행, 리서치 기관들이 만들어 내는데요.
주로 로이터나 블룸버그 등이 예측치를 도출하고, 인베스팅닷컴(Investing.com), CNBC, WSJ 등에서 이런 예상치를 요약해서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있으니 지표 발표 전에 활용할 수 있겠습니다.
보통 지표 발표 2~3일 전에 시장 예상치가 기사나 자료로 나오고, 지표 발표 1~2시간 전에는 최종 예상치를 공개합니다. 지표 발표 이후에는 예상치와 실제와의 차이도 비교해서 정리해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