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8일 인천 송도에서 개최된 '전국우수시장박람회' 기념식장. 박근혜 대통령은 정보통신기술을 전통시장과 접목시키면 스마트·글로벌 시장으로 충분히 업그레이드 할 수 있고, 이는 창조경제의 대표적 성공사례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전통시장은 온라인 판매를 비롯해 태블릿PC를 활용한 판매·고객관리 등 정보통신기술을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다.
이러한 창조경제의 핵심에는 통신사가 자리잡고 있다. 단순한 커뮤니케이션 영역에서 벗어나 네트워크를 활용한 서비스로 신성장 동력을 찾고자 하는 욕구와도 맞아 떨어졌다. 4회에 걸쳐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의 ICT 창조경제 전략을 살펴본다. [편집자]

애플은 2009년 아이폰3를 발표하면서 전세계적으로 스마트폰 혁신을 가져왔다. 스마트폰 혁신은 겉으로 드러나는 기기뿐만 아니라 앱스토어를 통해서도 미국내 약 30만개 일자리를 창출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이른바 ICT 기업의 대표적 창조경제 사례로 손꼽힌다.
애플에 따르면 아이폰·아이패드 개발로 직·간접적으로 창출된 일자리가 30만7250개(2012년말 기준), 앱스토어를 통한 일자리 창출은 29만1250개에 달한다. 애플이 창출해 낸 일자리의 절반 가량이 파생산업에서 나온 셈이다.
페이스북도 마찬가지다. 페이스북은 사용자 중심의 플랫폼을 제공하면서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업으로 성장했다. 4200만개 이상의 웹사이트가 페이스북과 통합되어 있고, 900만개 이상의 애플리케이션이 서비스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페이스북을 통해 5만3430개(2011년말 기준)의 직·간접 고용효과가 발생했고, 페이스북 플랫폼을 기반으로 애플리케이션 등이 생겨나면서 관련 일자리도 18만2210개나 만들어졌다. 페이스북의 경우 오히려 창조경제 효과가 더 큰 사례다.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아직도 창조경제에 대해 혼란이 있는게 사실이다. 박근혜 정부가 일자리 중심의 창조경제를 최우선 국정목표로 내세우면서 창조경제가 주목받았지만, 일각에선 창조경제의 개념찾기 논쟁이 벌어지는가 하면 손에 잡히는 창조경제 사례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러한 가운데 국내 통신기업들이 제2의 애플·페이스북을 기대하며 발빠르게 창조경제 사례를 만들어가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통신 네트워크, 창조경제의 원동력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사들의 강점은 네트워크(망)를 갖고 있다는 점이다.
인터넷을 통해 연결된 전세계 인구는 2001년 3억5000만명에서 2012년 20억명으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휴대폰 가입자도 7억5000만명에서 32억명으로 4배 이상 증가했다. 전세계 인구의 절반 가량이 휴대폰을 사용하는 셈이다.
유무선 네트워크를 통해 사람들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없이 상시 연결이 가능해졌고, 이는 한단계 발전해 사물과 사물간 연결까지 가능케 하고 있다. 시스코에 따르면 인터넷에 연결되는 디바이스는 2010년 125억개에서 2015년 250억개로 늘어나며, 2020년 500억개에 육박할 전망이다. 유무선 네트워크가 단순 네트워크 수단을 넘어서 사업환경을 변화시키고 혁신의 플랫폼 역할을 하는 핵심 인프라로 변화한 것이다.

KT경제경영연구소 관계자는 "인터넷을 통해 온라인·오프라인, 유무선, 현실세계와 가상세계가 서로 연결되면서 새로운 사업가치를 창출하고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면서 "특히 창조역량에 기반한 유연한 창업과 상호보완적 생태계 형성이 가능해졌다"고 밝혔다.
실제로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도 "통신3사는 대한민국 ICT 발전의 핵심 역할을 해 왔다"면서 "창조경제를 제일 잘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춘 곳도 통신 3사다"고 언급한 바 있다.
◇통신사 니즈와도 부합돼
정부가 추진중인 창조경제의 핵심은 소프트웨어와 콘텐츠에 있다. 이는 통신사에게도 중요한 분야이다.
과거 단순 커뮤니케이션 산업 시절에는 통신사가 단말기 제조사, 플랫폼사 보다 주도권을 갖고 있던게 사실이다. 정부로부터 주파수만 잘 획득하면 네트워크 투자를 통해 다 년간 수익을 거둬들이는 구조였다. 하지만 스마트폰 시대로 들어서면서 주도권은 플랫폼사로 이동했다. 더 이상 네트워크 투자로만 수익을 낼 수 있는 시대가 지났다.
때문에 통신사들도 네트워크에 부가가치를 더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와 콘텐츠 찾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대표적인 분야가 헬스케어, 전자상거래, 스마트교육, 가상재화, 에너지관리, 방범·방재서비스 등이다.
이는 통신을 통한 직접 고용뿐만 아니라 고용 유발효과도 크다는 분석이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브로드밴드 투자로 발생하는 직접고용 1명당 1.4∼3.6명의 간접고용 또는 고용유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경우 ICT 산업에서 6만4000개의 직접고용을 창출했으며, 16만개의 간접고용 또는 고용유발 효과를 거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직접고용의 약 2.6배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