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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고 들어오는 중국ICT]③`눈부신 반전` 세계1위 넘보다

  • 2015.07.13(월) 11:32

中, 저가 이미지 벗고 글로벌 도약
자국내 경쟁·정부 지원속에 급성장

불과 3년전 일이다. 중국 상하이에 거주할 때 애플 아이폰과 모양새가 비슷한 스마트폰 광고지가 여기저기 붙은 모습을 봤다. 그런데 막상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시내 중심가를 가봐도 해당 스마트폰 매장은 찾아볼 수 없었다. 짝퉁 느낌도 나고, 가격은 삼성전자·애플의 절반도 안되는 것을 보고선 당시 '중국에서만 통용되는 저가폰'이라 치부했다.

 

그 브랜드가 바로 샤오미(小米)다. 현재 증권가에선 비상장사인 샤오미의 기업가치를 460억달러(약 50조원)로 평가한다. 기업 설립 5년, 휴대폰 판매 3년여만의 대박이다. 하지만 샤오미의 꿈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샤오미 창업자겸 최고경영자(CEO)인 레이쥔은 중국과 글로벌 시장 성장을 발판으로 앞으로 10년내 세계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1위 업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 중국 베이징 중관춘에 자리잡은 샤오미 본사

 

◇저가폰 아닌 가성비폰

 

샤오미의 성공 전략은 무엇일까. 샤오미는 가격 대비 성능, 즉 가성비 좋은 제품 전략을 썼다. 단순한 저가폰이 아니라 낮은 가격에서도 보다 좋은 성능을 원하는 소비자 니즈를 충족시켰다는 평가다. 실제로 중국 소비자들은 가격 민감도가 높은 신흥시장 소비자들 중에서도 가성비를 가장 중요시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하이 주재 미국상공회의소가 2013년 중국에 진출한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중국 시장에서는 가성비는 가장 중요한 차별화 요소이고, 20∼40대 젊은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가성비에 대한 요구가 늘어나고 있다.

 

품질이 우수하다는 점도 부품 공개에서 드러난다. 이들은 퀄컴의 프로세서, LG 또는 삼성의 디스플레이, 소니의 카메라 이미지 센서를 사용한다. 또 샤오미는 지난해 신제품 MI-4를 발표하면서 폭스콘의 금속가공 공정을 설명하는데 상당한 시간을 할애했다. 즉 아이폰과 비슷한 수준의 생산 프로세스를 거친다는 뜻이다. 여기에 독자 개발한 OS(운영체제)인 미유아이(MIUI)도 호응을 얻고 있다.

 

▲ [자료=LG경제연구원]

 

샤오미는 올해 스마트폰 1억대, 2016년에는 1억5,000만대 판매를 목표하고 있다. 이 목표를 달성할 경우 2016년까지 샤오미 휴대폰의 누적 판매량은 약 4억대에 달할 전망이다. 샤오미는 중국뿐 아니라 홍콩, 대만, 싱가포르, 말레이시아를 거쳐 인도에까지 진출한 상태다.

 

LG경제연구원 배은준 책임연구원은 "샤오미는 궁극적으로 하드웨어가 아닌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교차보조모델을 지향한다"면서 "스마트폰은 이익을 기대하기 어려울 정도로 낮은 가격으로 판매하고, 사용자들이 샤오미의 스마트폰을 통해 액세서리와 콘텐츠, 애플리케이션 등을 구매할 때 이익을 창출하겠다는 전략이다"고 말했다.

 

◇中정부 밀어주다

 

샤오미 같은 신생기업의 성공은 우연이 아니다. 중국에는 400여개가 넘는 중소 스마트폰 기업들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치열한 경쟁이 신생기업의 제품과 생존전략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밑거름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중국 정부의 ICT 지원정책이 강력한 기업성장의 토대가 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ICT 분야를 포함한 7대 신산업과 같은 미래 먹거리를 만드는 한편 전통산업을 고부가가치화·스마트화 시키자는 ICT 정책도 실현하고 있다. 특히 ICT를 토양으로 한 미래형 사업일수록 외국기업의 단독 사업운영을 허용하지 않는 등 중국기업의 자생력을 돕고 있다.

 

▲ 중국 정부의 ICT 지원정책 [자료=KT경제경영연구소]


 

또 중국 정부는 ICT 분야에선 사후규제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알리바바와 같은 인터넷 플랫폼이 온라인 결제사업을 벌이거나 소액대출 사업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소액대출 사업은 아직 규모 측면에서 국유상업은행들의 여신규모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비교적 높은 이율에 힘입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한국에선 규제 때문에 얼마전까지 인터넷 금융시장이 닫혔던 것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KOTRA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2015년 인터넷 이용자 2억7000만명, 3G·LTE 이용자 4억5000만명에 이어 2020년 유선 4억명, 3G·LTE 이용자 12억명을 목표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인터넷 품질 향상은 물론이고 무선통신, 클라우드 컴퓨팅 등 연관산업의 응용기술력을 국제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KT경제경영연구소 홍범석 연구원은 "자국의 거대한 내수시장과 정부의 자국산업 육성정책 등을 기반으로 글로벌 사업자와 견줄만한 규모로 성장한 중국 기업들이 이제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면서 "중국 ICT 기업의 글로벌 약진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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