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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통법 1년 功過]②소비자 제조사 유통점 이통사, 누가 덕봤나

  • 2015.09.29(화) 07:05

단통법 혜택봤다는 계층 적어
현실·체감 괴리 때문..'해결과제'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 시행 1년이 지나도록 찬반 양론이 펼쳐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법 시행으로 손해보고 있다는 영역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법 개정을 요구하고 있다. LG전자가 요청한 지원금 상한제 폐지나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가 주장하는 영업점 지원책 마련이 그것이다. 그렇다면 단통법 시행으로 이해관계자들의 손익계산서는 실제 어떻게 변했을까.

 

단통법에 따른 이해관계자는 크게 소비자, 이동통신사, 단말기제조사, 유통점으로 나눌 수 있다. 결론부터 보면, 소비자는 현실과는 달리 체감물가가 높으니 단통법으로 수혜봤다고 손드는 이가 적다.

 

제조사와 유통점은 단통법으로 생존에 위협을 받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 중이다. 반면 정부는 소비자에게 비싼 단말기 팔고 과도한 장려금을 받던 비정상에서 정상화 과정에 있다는 판단이라, 앞으로 누가에게 힘이 실리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 마지막으로 이통사는 매출감소 대신 비용감소로 수익구조를 맞춰가고 있어 나쁘지만은 않다.

 

 

◇소비자 '현실과 체감간 괴리 커'

 

단통법의 가장 핵심은 소비자간 부당한 차별 금지다. 요금제, 거주지역, 나이, 시간대별 지원금에 차이가 있었던 것에서 동일한 지원금 공시기간에는 동일 단말기에 대해 어디서나 똑같은 가격이 되도록 법으로 강제한 것이다.

 

즉 다수 가입자에게 지원금이 고르게 분배되다 보니, 전체 지원금 규모는 동일하다 해도 체감적으로는 지원금이 적어진 것이 맞다. 신규 단말기 예비수요자 입장에서 보면 단통법 이전에는 '잘만하면 공짜폰도 구입할 수 있겠다' 생각됐던 것이 단통법 이후에는 '잘해봐야 30만원 지원금만 받는구나'로 바뀌게 됐다. 90만원대 프리미엄폰의 경우 30만원 지원금을 받아도 60만원은 본인부담이니 단말기가 비싸다고 생각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단통법에 따른 시장변화는 일종의 복지정책과 비슷한 결과를 내고 있다"면서 "번호이동 가입자의 높은 지원금 수준은 낮아졌지만, 대다수 기기변경 가입자나 중저가 요금제 가입자의 지원금 수준은 올라간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호텔숙박이나 항공권도 시간대별, 판매채널별 가격이 천차만별이어서 그야말로 정보력 싸움으로 소비자 혜택이 돌아가는데 왜 굳이 단말기 시장에 대해서만 공정성을 강조하면서 시장자율성을 막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제조사·유통점 '단말기 안팔린다 울상'

 

'요즘 단말기는 비싸다'는 소비자 인식이 각인되기 시작하니, 신규수요가 급감했다. 단통법 이전 1일 번호이동건수가 10만을 넘겼던 적도 있지만, 단통법 이후에는 2만건을 밑돌 정도다.이동통신사 해지율도 2014년 3분기 2.3%에서 2015년 1분기 1.8%로 감소했다. 즉 최근 소비자들은 왠만하면 단말기 따라 이통사 변경을 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제조사 영업이익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70만원 이상 프리미엄폰이 단통법의 직격탄을 맞았다. 특히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1∼2위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애플에 비해 여타 업체들은 지원금 등 마케팅수단이 사라져 판매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고착화 현상이 생기면서 후발 제조사가 시장을 역전시킬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사라졌다는 평가다.

 

이는 유통점 입장도 마찬가지다. 유통점의 주수익원은 제조사와 이통사가 지급하는 판매장려금이다. 그런데 판매장려금이 포함된 이통사 마케팅비용 규모를 보면 2014년 4분기 2조1077억원에서 2015년 1분기 2조465억원, 2분기 1조8808억원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숫자로 엿본 이통사 '표정관리중'

 

이통사들은 지난 1분기까지만 해도 단통법 효과 얘기를 꺼려했다. 단통법이 시행된지 얼마되지 않았기 때문에 효과를 말하기 이르다는 논리였다. 때문에 증권가에서는 단통법에 적응한 2분기 실적을 관심있게 봤다.

 

SK텔레콤은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24.4% 감소한 4129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이는 1100억원에 달하는 특별퇴직비용 반영 때문으로, 이를 감안하면 순항하고 있다는 것이 시장 판단이다.

 

KT는 2분기 중 판매관리비·마케팅비를 줄여 흑자기조를 이어갔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3688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흑자전환 됐고, 전분기 대비 17.6% 늘었다.

 

LG유플러스 역시 2분기중 매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96.3% 증가한 192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마케팅비용을 비롯한 비용절감이 주요인이다. 마케팅비용은 2분기 중 4757억원으로 전년동기 5497억원 보다 13.5% 감소했고, 판매수수료도 3144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1.9% 줄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단통법 이후 20% 요금할인, 데이터중심 요금제 등 매출감소 요인이 발생했지만 비용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던 마케팅비용이 줄면서 영업이익에 플러스 효과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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