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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LGU+, IoT 손잡고 SK텔레콤에 '반기'

  • 2016.11.03(목) 15:37

KT-LGU+, NB-IoT 내년 1Q 상용화 공동추진
"사물인터넷 시장, NB-IoT 중심으로 이끌 것"

KT와 LG유플러스가 손잡고 사물인터넷(IoT) 시장 선점에 나선다. 이들은 IoT 네트워크와 제품을 공동 구축·소싱해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IoT 생태계를 함께 키우기로 뜻을 모았다. SK텔레콤과 다른 방식의 IoT 망을 구축하고 서로 경쟁하던 양사가 이번에 전격적으로 손을 잡으면서 양 진영의 경쟁이 새로운 양상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 KT-LG유플러스, 협대역 IoT 상용화 공동 추진

LG유플러스는 KT와 함께 3일 서울 광화문 KT 사옥에서 간담회를 열고, 내년 1분기에 '협대역 사물인터넷'(NB-IoT·NarrowBand-Internet of Things) 상용화를 공동 추진하고 사물인터넷 시장을 NB-IoT 기술 중심으로 이끌어 가겠다고 밝혔다.

양사의 이번 협력은 ▲NB-IoT 네트워크 상용화 공동추진 ▲칩셋, 모듈, 이심(eSim), 단말기 등 IoT 제품 공동소싱 ▲국내 단체 및 글로벌 기구 활동 공동대응을 기본방향으로 진행된다.

이들이 가장 먼저 추진하는 사업은 유틸리티(utility·공익사업) 분야다. 기존의 가스, 수도, 전기 계량기를 NB-IoT 기반 계량기로 교체해 원격검침 및 관제를 중심으로 다양한 부가 사업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산업 IoT 분야에서는 기업 전용 NB-IoT망 구축을 통해 화물추적 등 물류관리, 유해가스 감시 등 환경관리, 주요설비 모니터링 등 생산효율화 서비스로 B2B(기업 간 거래)에 최적화된 IoT 환경을 제공할 계획이다.

스마트 시티 분야의 경우 에너지, 환경, 교통 등 3대 분야를 중심으로 사업을 본격화하기로 했다. 각종 오염, 자연재해에 대응하기 위한 실시간 감시체계와 스마트 신호등, 스마트 파킹 등 지능형 교통 관제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협력사를 대상으로 NB-IoT 기술지원 실증센터를 개방하고, NB-IoT 해커톤을 개최하는 등 IoT 생태계 규모를 키우기로 했다. 이를 통해 스타트업은 물론 500곳에 달하는 KT의 기가 IoT 얼라이언스(GiGA IoT Alliance) 회원사와 LG유플러스의 협력사의 참여를 이끌어 NB-IoT 기반의 생태계 규모를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 김준근 KT 기가 IoT 사업단장(왼쪽)과 안성준 LG유플러스 IoT 사업부문장.[사진=LG유플러스]


"NB-IoT가 SK텔레콤 '로라'보다 우월"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KT, LG유플러스는 양사가 채택한 NB-IoT가 SK텔레콤의 IoT 전용망 '로라'보다 우수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SK텔레콤은 LTE-M과 로라(LoRa·Long Range)를 함께 제공하는 하이브리드형 전국망을 구축해 IoT 생태계를 꾸리고 있다. 안성준 LG유플러스 IoT사업부문장이 "아무리 찾아봐도 로라의 좋은 점을 찾기 어렵다"고 말할 정도였다.

 

NB-IoT는 이동통신망의 좁은 대역을 이용해 150kbps 이하의 데이터 전송 속도와 8km 이상의 장거리 서비스를 지원하는 협대역 사물인터넷 표준기술이다. 전력 소비가 적으면서 가스·수도·전기 검침, 위치 추적용 기기 등 원거리에 있는 사물 간의 통신에 적합하다는 게 양사의 설명이다.

 

NB-IoT는 저전력 장거리 무선통신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로라와 비슷하지만 비면허 주파수를 사용하는 로라와 달리 LTE 망을 기반으로 제공된다. 비면허 주파수는 와이파이와 같이 누구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지만, 같은 대역의 다른 기술 주파수와 간섭 가능성이 있으며 별도 네트워크 구축에 따른 망 운영·관리가 필요하다.

 

조창길 LG유플러스 NW전략담당은 "2014년 말부터 검토한 결과 NB-IoT가 커버리지, 속도, 사업성, 안정성 면에서 로라를 압도하더라"며 "NB-IoT는 출력이 로라의 15~30배에 달해 커버리지가 넓고, 속도는 업·다운링크 각각 5배·11배, 셀당 수용가능 단말기도 1만5000대로 로라의 1200대보다 많고, 안정성은 심을 통해 이중보안을 제공하므로 전반적으로 로라를 압도하는 기술"이라고 했다.

 

SK텔레콤에 따르면 로라는 '저전력·장거리 통신기술'(LPWA) 중 하나로, 통신빈도가 적고 저용량 데이터를 저렴하게 제공하는 분야에 적합하다. 10월 현재 17개국이 전국망을 구축했으며 400여 회원사가 '로라 얼라이언스'에 가입됐다. LTE-M은 로라보다 대용량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는 망이다.

 

▲ 사물인터넷 기술 특징 비교. [자료=LG유플러스]

 

◇ KT-LG유플러스, SK텔레콤 '정조준'…'급했나?'

 

KT와 LG유플러스가 이번에 힘을 모으기로 결단을 내린 것은, IoT 분야 1위를 달리는 SK텔레콤을 정조준한 행보로 볼 수 있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통신3사의 IoT 가입 회선 수는 9월 현재 SK텔레콤 196만0619건, KT 134만771건, LG유플러스 117만2060건 순이다.

 

이날 간담회에 앞서 SK텔레콤이 자사 기술의 상용화 현장을 잇따라 공개하고 나선 점도 양사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지난달 26일 대우건설과 아파트 건설현장에 도입된 IoT 기반의 '스마트 건설 솔루션'을 공개했다. 지난 2일에도 현대건설과 국내 최초로 아파트 주거생활에 상용화한 'IoT 스마트홈'을 선보였다.

 

실제로 양사는 SK텔레콤의 최근 행보와 이번 간담회 개최가 관련성이 있다는 기자들의 지적에 대해 부인하지는 않았다. 당초 KT가 독자적으로 IoT 전략 관련 기자 간담회를 이날 열기로 했으나, 개최 전일에 LG유플러스도 참여한다는 소식이 갑자기 공개된 바 있다. 안성준 LG유플러스 IoT사업부문장은 "(SK텔레콤을) 신경 안 쓴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 털어놨다.

 

이 때문에 '급조'된 기자 간담회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양사의 공동 투자 규모나 수익 배분 구조, 네트워크 공동 활용의 방법, 전국 서비스 계획 등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는 점이 이런 지적을 뒷받침한다. 투자 계획의 경우 "아낌없이 구석구석 커버리지가 잘되도록 투자를 많이 할 계획"이라고 말하는 등 두루뭉술했다. 이에 대해 양사는 "내년 1분기 NB-IoT를 공동으로 상용화한다고 발표하려면 이미 꽤 많은 부분이 진도가 나가 있어야 한다"며 "갑자기 진행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양사는 IoT 산업은 규모의 경제를 이뤄야 스타트업, 중소기업들과 함께 비용절감 효과를 만들고 생태계를 꾸릴 수 있다는 점에서 협력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준근 KT 기가 IoT 사업단장은 "IoT 시장은 더 많은 회사들이 손을 잡아 생태계를 조성하는 게 중요하다"며 "특히 국내 파트너사들이 칩, 모듈 등을 공급받아 서비스, 기기 등을 개발해 생태계를 꾸려야 한다는 점을 보면, 현시점에 공동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힌 것은 이른 게 아니다"라고 했다.

 

안성준 LG유플러스 IoT사업부문장은 "향후 IoT 시장은 로라와 NB-IoT 진영으로 패가 갈릴 것 같다"며 "미국 지역은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고, 유럽 지역은 로라를 많이 선호하고 있는데, 한국과 일본, 중국은 NB-IoT가 주도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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