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 이노베이션스 그룹(AIG)의 앤디 티앤 대표가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AIG] |
중국 베이징에 본사를 둔 글로벌 동영상 플랫폼 업라이브(Uplive)가 최근 한국에 상륙했다. 야심이 가득하다. 1차 목표는 국내 1위 실시간 동영상 플랫폼인 아프리카TV를 꺾는다는 것이고, 2차 목표는 동영상 플랫폼을 토대로 블록체인 기반 암호화폐를 발행해 이를 대중화시키겠다는 포부다. 생방송 제작자는 물론 시청자와 암호화폐에 투자하는 사람들도 돈벌 수 있는 구조를 만든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국내 시장을 어떻게 공략하겠다는 것일까. 한국은 세계적인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와 수준 높은 사용자 기반을 갖춰 글로벌 사업자의 테스트 베드로 불린다. 하지만 강력한 국내 사업자가 많은데다 규제 환경도 만만찮기 때문에 쉽지 않아 보인다.
업라이브는 모바일 엔터테인먼트 분야 스타트업인 아시아 이노베이션스 그룹(ASIA INNOVATIONS GROUP)이 작년 6월 출시한 서비스로, 아시아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해왔다.
이 회사는 연내 설립할 예정인 한국법인을 비롯해 대만 타이페이, 홍콩,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이집트 카이로, 모로코 카사블랑카, 베트남 호찌민 등 아시아·아프리카 지역 8개 도시에 지사를 두고 있다. 12월 현재 사용자 수는 2500만명에 달하며 6만명이 넘는 스트리머(1인 동영상 콘텐츠 창작자·국내에선 BJ 또는 크리에이터라고 부름)를 확보했다. 월간 실제 사용자(MAU)도 600만명 수준이다.
구글의 중국 모바일 서비스 총괄이었던 중국계 미국인 앤디 티앤(ANDY TIAN)과 텐센트 그룹 전략법인 부사장을 역임한 오우양 연(OUYANG YUN)이 공동 창업하면서 미국과 중국 등지에서 420억원 규모의 투자도 유치했다.
아프리카TV와 유사하게 시청자가 스트리머에게 주는 온라인 선물이 주된 수익모델인 업라이브는 전세계 모바일·웹 생방송 스트리밍 서비스 가운데 최고 수준의 수익을 스트리머에게 제공하는 것을 최대 강점으로 내세운다.
이같은 수익성 제공을 위해 업라이브를 중심으로 다양한 SNS, 게임, 브랜드 콜라보레이션 등을 연계한 수익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또 사업자가 선정한 스트리머만 동영상 플랫폼에 노출시키는 등 콘텐츠를 선별적으로 제공하는 고급화 전략도 다른 플랫폼과 다른 점이다.
아울러 증강현실(AR) 기술을 활용해 스트리머-사용자 간 다양한 형태의 상호작용이 가능하며, 실시간 통역 기능을 제공해 스트리머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돕는다. 업라이브는 올해 매출액이 1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암호화폐(crypto currency·국내에선 흔히 가상화폐라고 부른다)인 기프토(GIFTO)를 조만간 전세계 출시할 예정인 점도 주목된다. 기프토는 이더리움 블록체인 기술에 기반한 스마트 계약서로 사용자에 의해 운영되는 등 탈중앙화 콘셉트가 특징이다.
예를 들어 스트리머가 자신의 개성을 나타내는 암호화폐를 만들면 업라이브뿐만 아니라 카카오톡,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랩 등 다른 SNS 플랫폼에서도 팬들의 선물을 받을 수 있다.
대부분의 경우 암호화폐를 통한 거래만 이뤄지는 것과 달리 기프토는 암호화폐를 현금화할 수 있는 동영상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스트리머와 시청자는 물론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최근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에서 앤디 티앤 아시아 이노베이션스 그룹 대표를 만나 한국 진출계획과 암호화폐 전략을 들어봤다.
티앤 대표는 "한국은 매우 중요한 시장이면서 어려운 시장이지만, 아프리카TV보다 많은 매출액을 창출할 것이라 확신한다"며 "현재 암호화폐 시장은 아이디어만으로 펀딩만 하고 있는데, 실제 비즈니스를 하는 회사를 통해 현금화가 가능하다는 강점을 살려 대중화를 이끌겠다"고 말했다.
▲ 앤디 티앤 대표. |
-안녕하세요. 국내 사용자에겐 회사와 업라이브라는 동영상 플랫폼이 생소한데요. 소개 부탁드립니다
▲아시아 이노베이션스는 지난 2013년 9월 설립됐고, 업라이브는 작년 6월에 출시된 신생 스타트업이지만 중국에서 개발된 플랫폼이 중국 외 지역에서 매우 빠르게 성공한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만과 홍콩, 중동·북아프리카 지역 1위 생방송 플랫폼입니다.
-글로벌 사업을 하려면 많은 자금이 필요할텐데, 투자 유치도 하셨는지요
▲세계적인 벤처캐피털(VC)인 클라이너 퍼킨스 코필드 앤드 바이어스(KPCB), 중국 2대 온라인 여행사 취날(Qunar) 창업자 프리츠 디모폴러스, 휴고 바라 오큘러스 대표(페이스북 자회사) 등으로부터 42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도 했습니다. 수익화가 빨랐기 때문인데요. 올해 매출액은 한화로 150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 이외 지역 매출 비중이 85% 수준입니다. 스트리머가 수익화를 잘할 수 있어 저희도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투자 유치 금액이 큰 규모는 아닌듯합니다
▲스타트업을 평가하는 기준은 얼마나 투자 유치를 했느냐 보다 얼마나 수익 내느냐가 기준이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많지 않은 금액이지만 올해 매출액 1500억원을 달성하기에 충분한 투자금입니다.
-구글 차이나에서 일했다고 들었습니다
▲구글이 지난 2005년 중국에서 사업을 시작할 때 조인했습니다. 구글의 중국 모바일 서비스 총괄 역할을 맡았는데요. 구글 모바일에서 제공하는 모든 서비스를 중국 전역에 소개하고 관리하는 역할이었습니다. 구글 안드로이드를 아시아에 처음 소개한 셈이었죠. 당시는 구글도 스타트업이었습니다. 구글 차이나 직원은 초기에 10명에 불과했는데, 2년쯤 일하니 500명까지 늘었습니다. 그 시점에 구글을 위해 충분히 일했다고 생각했고, 퇴사하고 창업했습니다.
-구글에서 계속 일하지 그랬어요
▲작은 스타트업을 크게 키우고 작은 아이디어를 크게 만드는 일을 좋아합니다.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서 컴퓨터 사이언스를 전공하며 학·석사를 마친 뒤 구한 첫 직장도 스타트업이었습니다. 이후 게임 스타트업을 창업해 세계 최대 게임 사이트 '징가'에 매각하기도 했습니다.
-업라이브는 아프리카TV와 유사한 서비스인가요
▲스트리머와 광고 수익을 나누는 유튜브와 달리 사용자가 스트리머에게 주는 온라인 선물이 주된 수익 모델이라는 점에서 아프리카TV와 유사합니다. 다만 업라이브는 모든 스트리머가 앱에 소개되지 않는 것이 차별점입니다. 저희 채널 팀이 선택한 스트리머만 자신의 방송을 대중에게 보여줄 수 있죠. 이런 까닭에 사용자에게는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고, 스트리머의 1인당 평균 수익도 높습니다. 다양한 언어도 지원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도와줍니다. 중국어와 영어는 물론이고 한국어, 일본, 베트남어, 인도네시아어 등을 지원합니다.
-실시간 번역 수준이 어느 정도인가요
▲구글 번역 API(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를 활용해서 제공하고 있습니다. 완벽하진 않지만 영상을 보면서 번역된 글을 보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중국 스트리머의 경우 선물 매출의 4분의 3이 외국에서 발생합니다.
-스트리머의 수익성이 다른 플랫폼보다 높을 수 있는 이유를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주세요
▲스트리머를 보면 중상위권 이상만 의미 있는 수익화에 성공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팬이 적은 스트리머는 별풍선을 적게 받거나 브랜드 협찬을 받기 어려워 돈을 벌기 어렵죠. 유튜브의 경우 스트리머의 99.67%가 한달에 2000달러 이하의 돈을 번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그러나 업라이브는 선별한 스트리머를 대상으로 브랜드 협찬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줍니다. 이에 따라 평균적으로는 한달에 수천달러에서 많게는 10만달러까지 버는 스트리머들이 있습니다. 앞으로는 암호화폐 '기프토'를 통해 더 많은 수익성을 제공할 계획입니다. 이는 이후에 좀 더 자세히 설명드리겠습니다.
▲ 업라이브는 아랍어권에서도 활발하게 이용되고 있다. 사진은 차량 모양의 선물이 오가는 모습이다. 실시간 통역 시스템도 앱에서 구현된다. |
-브랜드 협찬은 영상이 아니라 광고라는 인식을 줄 경우 시청자에게 거부감을 줄 수 있을 텐데요
▲브랜드 협찬 방식이 다른 영상과 다릅니다. 예를 들어 시청자는 벤츠 차량 모양의 선물을 할 수 있는데, 선물이 오가면서 벤츠의 광고 효과가 발생하는 모델입니다. 패션 잡지 엘르와 협력한 모델도 있습니다. 엘르 선물을 많이 받은 스트리머 간 경쟁을 통해 우승한 스트리머를 실제 잡지 표지 모델로 선정하는 방식으로 게임성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스트리머가 외국 팬에게 받은 선물은 어떻게 현금화하나요
▲간편결제 서비스인 구글 안드로이드페이, 위챗페이, 알리페이 등을 지원합니다.
-이제 한국 시장 진출 이야기를 해보지요. 한국에 진출한 이유도 궁금합니다
▲한국에는 지난 10월 서비스를 론칭했습니다. 앞서 설명드린 차별화된 서비스를 가지고 있어 한국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아프리카TV보다 많은 매출액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또한 한국은 세계적인 게임 시장입니다. 인터넷 인구 기준 한국의 게임 매출 규모는 전세계 1위입니다. 가상 상품에 대한 소비 파워가 강하다는 의미입니다. 사용자 숫자를 원한다면 중국이나 인도로 가는 게 맞지만 수익화를 원한다면 한국입니다. 이처럼 전략적으로 중요하고 어려운 시장이지만, 준비를 철저하게 하느라 늦게 들어오게 됐습니다.
-다만 한국 시장은 외국 서비스가 정착하기 어려운 시장으로 알려져있습니다. 게다가 아프리카TV, 네이버 등 한국산 서비스는 여전히 강력한 플랫폼입니다
▲네이버의 스노우와 같은 UGC(사용자 제작 콘텐츠)는 물론이고 많은 게임 회사들이 공존하면서 시장 규모를 키워가듯 아프리카TV와도 공존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중국에도 수많은 동영상 플랫폼이 각자 경쟁력을 갖추고 공존합니다. 업라이브는 최고의 서비스를 큐레이션해 한국인들이 경험하지 못한 생방송을 즐길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업라이브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중국 동영상 플랫폼은 많이 봤습니다. 그들과 비교해 기술적인 차별점이 있나요
▲기본 기술은 비슷합니다. 그러나 업라이브에는 다양한 기술이 녹아있습니다. 다양한 형태의 가상 선물과 실시간 통역, 동영상을 시청하면서 게임을 할 수 있는 서비스 등입니다. 또한 앱을 다운로드 하지 않아도 웹으로 즐길 수 있는 서비스도 제공됩니다. 예를 들어 제가 카카오톡을 통해 친구에게 링크를 보내면 친구는 해당 동영상을 실시간으로 시청할 수 있습니다. 말만 들으면 쉬워 보이지만 대단히 어려운 기술입니다. 글로벌 특허는 5건 정도 보유하고 있으며,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싸이월드 차이나의 CTO를 역임한 사람입니다.
-한국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국내에서 유명한 BJ를 확보하는 일도 중요하지 않나요
▲한국인 스트리머는 현재 60~70명 수준입니다. 유명 스트리머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한국 스트리머 대상의 마케팅 지원을 적극적으로 할 계획입니다. 서비스를 출시한지 2개월밖에 되지 않았고 한국지사 설립도 이달 중을 목표로 팀 빌딩을 하고 있는 단계이니 지켜봐주시면 좋겠습니다.
▲ 앤디 티앤 대표 |
-향후 동영상 플랫폼을 전자상거래(e커머스)와 연계할 가능성이 있나요
▲동영상 플랫폼에서 물건을 판매하는 방안도 고려해봤지만, 선물이 훨씬 효율적이라는 판단을 했습니다. 전자상거래를 하려면 비용이 많이 들어가고 사업 구조도 복잡해집니다.
-크립토 커런시 '기프토' 얘기를 해보죠. SNS나 게임의 경우 해당 플랫폼에서만 쓰이는 가상화폐가 있는데, 크립토 커런시를 발행하는 것은 중앙은행과 경쟁하겠다는 수준으로 차원이 다른 일 같습니다
▲업라이브가 아닌 다른 플랫폼에서도 팬들에게 선물을 받을 수 없냐는 스트리머들의 질문이 많아 기프토라는 이름의 크립토 커런시를 기획하게 됐습니다. 업라이브에서 생방송을 하지 않는 시간에도 수익화를 하고 싶다는 말이기도 하죠. 팬들도 언제 어디서나 자신이 좋아하는 스트리머에게 선물을 하고 싶은데 별다른 방법이 없었습니다. 저희 입장에서도 수많은 선물을 정산해 스트리머에게 현금으로 지급하는 일이 한달이 걸릴 정도로 많은 부담을 유발합니다. 그러나 블록체인 기반의 화폐는 즉시 정산이 가능합니다. 그래서 어떤 플랫폼에서도 안전하고 투명하게 선물을 주고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습니다.
-안전한가요
▲기술이 중요합니다. 웹에서 운용할 수 있어야 하고, 어떤 사람이 어떤 선물을 줬는지 투명하게 기록이 남아야 하고, 선물이 왔을 때 스트리머가 확인하고 관리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복제도 불가능해야 하죠. 이걸 해결하기 좋은 기술이 블록체인이라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업라이브에서 콘트롤하는 게 아니라 스트리머가 어떤 소셜 플랫폼에서도 손쉽게 이용할 수 있게 구성했습니다.
-어떤 형태로 화폐가 발행되나요
▲예를 들면 스트리머가 자신의 사진과 같은 것을 담은 화폐를 만들면 각 화폐는 일정 수준의 금전적 가치를 갖게 됩니다. 블록체인 기술 자체가 자산 가치의 모든 변화 기록을 기록하게 돼 있으니 빠르고 정확하게 유통됩니다. 온라인 링크를 통해 선물을 받을 수 있는 창구를 열 수 있게 되므로 스트리머는 SNS를 포함해 다양한 온라인 사이트에서 선물을 받아 현금화까지 가능할 겁니다.
▲ 업라이브 서비스 화면 |
-다른 크립토 커런시와 차별점이 있나요
▲크립토 커런시 시장이 세계적으로 뜨거운데 부정적인 측면도 있습니다. 실체가 없는 회사가 기술이나 아이디어만으로 대대적인 펀딩을 받는 식이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정부 규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기프토는 연간 매출액이 1500억원 수준인 업라이브를 기반으로 도입되는 게 가장 큰 차별점입니다. 또한 저희는 30억개 기프토 토큰을 3000만달러 규모로 ICO(Initial Coin Offering·화폐공개)를 할 예정인데요. 저희 매출액과 비교하면 적은 금액이므로 안정적입니다. 오는 14일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를 통해 오픈할 예정입니다
-일반인 대상으로도 발행하는지요. 그리고 국가마다 규제 환경이 달라 어려움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사전에 2000만달러 규모는 소화됐고, 일반인에게 제공하는 물량은 한화로 1000만달러 수준입니다. 각국 규제 환경에 맞게 조정할 예정입니다.
-앞으로 목표는 무엇인가요
▲블록체인 기반 암호화폐는 생방송 플랫폼에 잘 어울리는 기술입니다. 즉시 상용화를 할 수 있기 때문이죠. 업라이브는 2500만명에 달하는 사용자가 있으므로 내년 2분기까지 500만명 정도가 기프토를 사용하게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그렇다면 세계 최대 규모의 크립토 커런시가 될 수 있습니다. 이번 ICO는 투자금을 모집하는 목적도 일부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블록체인 기반 암호화폐를 상용화해 대중들이 신기술의 혜택을 쉽게 누릴 수 있게 하겠다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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