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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AI]⑪수지 얼굴에 아이유 목소리라면

  • 2018.05.11(금) 14:21

톱스타 특징 살린 가상배우 시몬
합성기술 각광…초상권 침해문제

인공지능(AI) 기술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금융, 자본시장, 산업현장은 물론 일상생활까지 파고 들었죠. 마치 공상과학 영화에서 등장했던 AI가 현실화 된 느낌입니다. 하늘을 나는 자동차, 사이보그, 로봇전사까지는 아직 먼 얘기같지만 지금의 변화속도라면 머지 않았다는 견해가 지배적입니다. 상상력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속 AI와 현실에서 구현된 AI를 살펴보면서 미래의 모습을 짚어봤습니다. [편집자]

 

 

TV 속 스타를 보면서 감탄한 적 있으실 겁니다. 예쁜 수지에 달콤한 목소리를 지닌 아이유까지 각양각색의 매력을 가진 연예인들은 대중의 마음을 사로 잡습니다.

 

연예인의 매력을 그대로 살려 합성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인공지능(AI)을 통해 안면과 음성정보를 학습한 후 동영상이나 음성파일에 적용하는 거지요. 보고 싶은 영화나 책을 좋아하는 연예인의 얼굴과 목소리로 즐길 수 있다면 금상첨화일 겁니다.

 

영화 '시몬'엔 이 같이 여러 연예인의 특징을 조합해 만든 가상의 배우가 나오는데요. 우리나라로 치면 수지 얼굴에 아이유 목소리를 가진 그녀는 어떤 모습일지 살펴봤습니다.

 

◇ 연예인 특징 합성한 가상배우 시몬

 

주인공인 영화감독 빅터는 한때 잘나갔지만 예술가 정신을 고집하면서 흥행에 거듭 실패합니다. 한물간 감독 취급을 받으면서 배우 섭외에도 애를 먹는데요. 간신히 섭외한 배우는 제멋대로 촬영을 거부해 골치를 썩습니다.

 

위기를 맞은 빅터 앞에 열성 팬인 컴퓨터 엔지니어가 나타나는데요. 빅터는 그에게서 배우 없이도 영화를 제작할 수 있는 프로그램인 시뮬레이션 원을 전달받습니다. 시뮬레이션 원은 여러 연예인의 특징을 조합해 가상의 배우를 만들 수 있도록 합니다.

 

"메릴 스트립을 너무 닮았는데. 스트립 특성을 살짝 빼고 로렌 바콜을 더하자. 그리고 오드리 햅번의 연기를 따라 하게 하는 거야." 빅터는 인기 연예인의 얼굴과 목소리를 조합해 시몬을 창조한 후 미리 준비한 동영상과 음성파일에 합성합니다.

 

완벽한 조건을 갖춘 시몬은 등장하자마자 스타로 급부상합니다. 빅터도 시몬의 인기에 힘입어 영화 흥행에 성공하지만 가상인물이라는 사실이 탄로날까 봐 마음을 졸입니다.

 

작품 외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시몬의 정체에 관심이 쏠리면서 빅터의 부담은 점점 커집니다. 파파라치까지 따라 붙으면서 스트레스에 시달리자 결국 시뮬레이션 원을 버리고 시몬의 죽음을 발표합니다.

 

갑작스러운 발표에 대중은 빅터를 살인 용의자로 의심하는데요. 경찰 수사를 받을 정도로 상황이 심각해지자 어쩔 수 없이 시뮬레이션 원을 다시 찾고 시몬을 복귀시키는 것으로 영화는 막을 내립니다.

 

▲ 빅터는 시뮬레이션 원을 통해 여러 배우들의 얼굴과 목소리 특징을 조합한 가상의 배우 시몬을 창조한다. [자료=영화 '시몬' 캡쳐]

 

◇ 서비스 발전하지만 초상권 침해 우려

 

시몬을 창조하는데 사용된 시뮬레이션 원은 AI를 통해 여러 연예인의 안면과 음성정보를 수집, 학습해 가상인물을 만든 후 동영상, 음성파일 등 콘텐츠에 합성할 수 있도록 합니다.

 

AI 기반 합성 기술은 현실에도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네이버는 자체 음성 합성 기술인 엔보이스를 통해 배우 유인나의 목소리로 책을 읽어주는 오디오북을 제작했습니다. 텍스트를 음성으로 바꾼 후 여기에 유씨의 목소리 특징을 입히는 방식입니다.

 

KT는 AI 스피커인 기가지니 대화 음성을 연예인의 목소리로 바꾸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카카오도 마찬가지로 카카오미니의 일부 서비스에 연예인 목소리가 나오는 기능을 조만간 도입합니다.

 

이 같이 연예인의 특징을 살려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 합성기술은 각광받고 있는데요. 하지만 일각에선 본인 동의 없이 무단으로 합성해 불법 콘텐츠를 만들면서 초상권 침해와 명예훼손 문제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미국의 딥페이크 논란이 대표적입니다. 딥페이크란 ID를 가진 인터넷 이용자가 유명 배우의 얼굴과 포르노를 합성한 영상을 올리면서 피해자가 속출한 겁니다.

 

진짜인지 합성인지 구분되지 않을 만큼 자연스러워 되려 피해자가 실제 영상이 유출된 것 아니냐는 의심까지 받을 정도였습니다. 본인이 하지도 않은 행동을 합성을 통해 실제처럼 꾸며내 인생을 망칠 우려가 있는 셈이지요.

 

AI 합성기술로 콘텐츠 서비스를 발전시키는 건 긍정적이지만 한편으론 잘못된 활용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고 법적 제재방안도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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