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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가 말해주는 통신사 '탈통신' 이유

  • 2018.07.30(월) 13:33

SKT·LGU+ 무선 주춤, KT도 부진 예고
중장기 성장비전 신사업·M&A에 방점

통신사들이 가계통신비 인하 정책 여파로 올 2분기에도 이동전화 사업에서 기를 펴지 못했다. 가입자 확대와 인터넷TV(IPTV) 서비스 선전으로 무선 부문의 실적 부진을 상쇄하면서 그나마 면을 세웠다. 주력이 좀처럼 힘을 내지 못하면서 신규 사업에서 중장기 성장 동력을 찾으려는 이통사들의 행보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올 2분기 실적을 발표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무선 수익은 하나같이 전분기와 전년동기에 비해 뒷걸음질쳤다. 내달 3일 성적을 내놓을 KT 역시 무선 수익이 이전보다 감소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업계 1위 SK텔레콤의 2분기 무선 수익(이하 구 회계기준)은 전년동기와 전분기 대비 각각 7.4%, 2.8% 마이너스 성장한 2조4978억원에 그쳤다. LG유플러스 또한 각각 4.2%, 0.2% 줄어든 1조3425억원을 기록했으며 KT는 각각 2.5%, 2.3% 감소한 1조737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통신사의 핵심 사업인 무선의 부진은 정부의 가계통신비 인하 정책 영향이 크다. 작년 9월 시행한 선택약정할인율 상향(20%→25%)을 비롯해 저소득층과 어르신 통신요금 감면 등 줄줄이 이어지는 정책 여파로 통신사들의 무선 수익은 작년 3분기를 기점으로 나란히 내림세를 타고 있다.
 
제조사의 단말기 지원금보다 통신사의 선택약정할인 금액이 크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통신 기본료 자체를 할인 받으려는 가입자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것은 통신사들의 휴대전화 가입자 수는 매분기 늘어나고 있으나 수익성 지표인 가입자당평균매출(ARPU)는 반대로 가라앉고 있다는 점이다.
 
이동통신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의 ARPU는 선택약정할인 및 저소득층 요금감면 여파로 작년 3분기 3만5172원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3분기 연속 하락했다. LG유플러스와 KT 역시 비슷한 괘적을 그리고 있다.
 
그나마 비용 통제와 IPTV로 대표되는 미디어 사업이 선전하면서 무선의 부진을 벌충하고 있다. 우선 이통 시장 경쟁이 완화되고 가입자들의 번호이동이 안정세를 찾으면서 전반적으로 마케팅 비용이 줄어들고 있다. SK텔레콤의 경우 작년 3분기 8000억원에 육박했던 마케팅 비용이 매분기 뚜렷한 감소세를 보이면서 올 2분기 7014억원까지 떨어졌다.
 
여기에 유료방송 시장에서 상승세를 타고 있는 이통사들의 IPTV 서비스가 쾌속 성장한 것도 실적 개선에 도움을 줬다. SK텔레콤은 자회사 SK브로드밴드를 통해 서비스하고 있는 IPTV 매출이 올 2분기 처음으로 3000억원대를 돌파한 3060억원을 달성했다. 전년동기보다 무려 25.1% 증가한 수치다.
 
LG유플러스 또한 IPTV 가입자의 지속적인 확대에 힘입어 2분기 관련 매출(홈미디어)이 4773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11% 성장했다. KT는 IPTV 관련 사업인 미디어·콘텐츠 부문의 올 2분기 추정 매출이 6000억원에 육박(5974억원)으로 무선과 유선, 금융·렌탈 등 다름 사업과 달리 유일하게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통신사들이 주력인 무선에서 힘을 쓰지 못하는 상황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내년 3월 세계최초 5세대(5G) 서비스 상용화가 예정되어 있으나 뚜렷한 사업 모델을 찾지 못하고 있으며 보편요금제 도입 등 정부의 통신비 인하 기조가 살아있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 예측한 이통 3사의 올해와 내년 연간 무선 수익은 모두 역성장을 보이고 있다. 
 
'탈(脫) 통신' 기조가 강조될 수 밖에 없다. 더 이상 통신 사업만으론 성장 모멘텀을 찾기 어렵다는 위기 의식이 깔려 있다. 실제로 종합 ICT 지주사로 도약을 준비하는 SK텔레콤의 올 2분기 실적발표 자료는 이전과 크게 달라진 구성으로 눈길을 끌었다.

 

SK텔레콤은 사업부문을 기존 무선과 미디어·커머스·서비스플랫폼 4개 분류에서 무선·미디어·커머스 3개로 단촐하게 나누고 무선보다는 보안업체 ADT캡스 인수합병(M&A) 성과와 자회사 실적 개선 설명에 많은 부분을 할애했다. 증권가에선 이 같은 변화를 놓고 "투자 지주사로 전환을 위해 소프트랜딩을 시도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LG유플러스 역시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케이블TV 업체 인수 여부에 대한 질문에 "향후 홈미디어 사업과 관련해 일정 규모 이상의 가입자 확보가 중요하기 때문에 항상 고민하고 준비 중"이라고 답했다. ICT 기반의 부동산 사업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는 KT 또한 오는 3일로 예정된 실적발표에서 신사업과 관련해 어떠한 메시지를 던질 지에 관심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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