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M의 '멜론'이 독보적인 1위를 지키던 디지털 음원 시장이 요동칠 전망이다. KT가 최대주주인 지니뮤직이 지난 3월 LG유플러스의 지분투자를 유치한 데 이어 최근 엠넷닷컴의 운영사 CJ디지털뮤직을 흡수합병키로 하면서 시장구도를 흔들고 있다. SK텔레콤과 네이버 등 강력한 경쟁자들도 시장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고, 글로벌 사업자 '유튜브' 역시 국내 시장을 공략하고 있어 혼전이 예상된다. 사업자들의 경쟁력 강화 과정과 향후 구도를 전망해본다. [편집자]
▲ [사진=카카오뮤직] |
현재 국내 디지털 음원 시장에는 카카오M의 멜론, KT의 지니뮤직을 비롯해 SK텔레콤·네이버 등 강력한 사업자들이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다. 그러나 업계의 경계를 한몸에 받는 쪽은 정작 다른 곳이다. 글로벌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다.
◇ '글로벌 미디어 공룡' 유튜브가 두렵다
지난 5월 유튜브가 월 9.99달러(약 1만원)를 내면 광고 없이 음원 서비스를 즐길 수 있는 '유튜브 뮤직 프리미엄'을 내놓자 국내 음원 업계가 술렁였다. 국내 출시하지도 않은 서비스이지만 '하반기중 국내에도 상륙할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했기 때문이다.
이들이 유튜브를 두려워하는 이유는 국내에서 유튜브가 차지하고 있는 강력한 영향력 때문이다. 올해 한국인터넷기업협회가 설문조사한 결과를 보면 음악을 감상할 때 주로 이용하는 앱 1위는 43%의 유튜브였다.
멜론이 28.1%로 뒤를 이었고 지니뮤직, 네이버뮤직, 애플뮤직, 삼성뮤직, 벅스, 엠넷닷컴 등은 모두 10% 이하를 기록했다. 유료 음원 서비스 영역에선 국내 사업자들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으나 무료로 시장 범위를 넓히면 유튜브가 압도적인 지위를 차지한다는 얘기다.
그런데 유튜브를 견제하기 위한 움직임도 진행되고 있어 어떤 결과가 나올지 주목된다. 유튜브에는 불특정 다수의 업로더들이 다양한 음악을 무더기로 업로드하기 때문에 무료로 음악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몰리기도 하지만 이로 인해 발생하는 저작권 문제 역시 존재한다.
지니뮤직 김훈배 대표는 "유튜브에서 음악 소비량이 급격히 느는 건 사실"이라며 "해외 사업자들 때문에 국내 사업자가 역차별 받는 부분도 분명히 있는 만큼 (이를 해결하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부와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음악 창작자와 권리자의 권리가 유튜브에서 잘 이뤄지지 않는다"며 "이런 것을 많이 알리고 정부와 협의하고 있으므로 해결될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 경쟁 양상 '예측불허'
유튜브의 유료 음원 서비스 상륙과 별개로 만만찮은 국내 사업자들의 추가 진입이 잇따를 전망이라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SK텔레콤이 그중 가장 주목되는 플레이어다. 가입자가 2500만명에 달하는 국내 1위 이동통신사업자이면서 멜론을 운영한 경험도 있어서다.
SK텔레콤은 올 하반기에 신규 음원 플랫폼 사업을 선보일 계획인데, 최근 자회사이자 음원 플랫폼 사업을 담당할 아이리버의 70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실탄'을 가득 싣고 있다.
이 유상증자에는 650억원 규모로 참여하는 SK텔레콤 외에도 SM엔터테인먼트가 손을 거들며, 이를 통해 아이리버의 초기 안착을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국내 1위 포털 네이버 또한 YG엔터테인먼트 등 주요 기획사들과 손을 잡고 있으며 메이크어스 지분 투자를 통해 음원 콘텐츠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인공지능(AI) 기반으로 사용자 취향을 공략하는 콘셉트의 음원 서비스 '바이브'(VIBE)를 새롭게 출시하고 공세에 나선 상황이다. 기존 네이버 뮤직의 경우 폐지 수순을 밟기로 하고, 새로운 플랫폼으로 재도약을 노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카카오M은 커뮤니티 형태의 음악 플랫폼 '카카오 뮤직'의 경쟁력도 서서히 끌어올리고 있다. 이미 멜론이 독보적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면서 새로운 가능성도 모색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무엇보다 대부분 사업자들은 음원 서비스의 확장성에 주목하고 있어 향후 전선은 더욱 넓어지고 경쟁 또한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음원 서비스는 주로 스마트폰 앱 차원에서 쓰이고 있지만 인공지능 스피커, 차량 등으로 서비스 영역을 계속해서 확장할 수 있어서다. 음원 서비스 가격 역시 저렴한 영역에 머물러 있어 수익 확대 가능성도 높다는 평가다.
음원업계 관계자는 "음원 서비스가 쓰일 곳이 점점 확대되고 있어 전체 시장이 더욱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며 "개인화 서비스 특성상 로열티(충성도)를 얼마나 확보하는지도 경쟁력 강화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시리즈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