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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동치는 음원시장…지는 별-뜨는 별

  • 2020.01.10(금) 17:05

1위 멜론을 흔드는 '지니·플로'
시장 포화로 가격 경쟁력 중요해져…이통사 뒷배 주목

지난해 음원서비스 시장이 요동치면서 올해 점유율 변화에도 관심이 쏠린다. 특히 그간 시장에서 절대 강자로 군림하던 멜론의 영향력이 약해지고 가격 경쟁력을 내세운 후발주자들이 점유율을 높이며 순위 변동에 대한 기대도 커졌다.

시장조사업체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국내 음원서비스 시장의 압도적 업계 1위인 카카오 '멜론'의 시장점유율은 2018년말 45.3%에서 지난해말 39.9%로 떨어지며 40%대 장벽을 내줬다.

멜론의 점유율을 끌어안은 것은 후발주자들이다.

같은 기간 KT가 운영하는 '지니뮤직' 점유율은 22.9%에서 25.2%, SK텔레콤이 2018년 12월 출시한 '플로'는 14.9%에서 21.0%로 뛰었다. 네이버의 AI 뮤직 서비스 '바이브'는 네이버뮤직의 이용자를 흡수하면서 4.5배가량 성장했다.

음원서비스 시장 주도하는 이통사

이같은 음원서비스 시장 지각변동의 주축은 이동통신사였다. SK텔레콤은 2013년 멜론을 매각한 후 5년 만인 2018년 12월 새 음악플랫폼 플로를 통해 음원시장에 다시 도전장을 던졌다. KT는 2018년 CJ디지털뮤직과 합병 후 1년간의 기술적 작업을 통해 지난 10월 서비스 통합을 완료했다.

지난해 가장 높은 성장율을 보인 곳 역시 플로다. 플로는 서비스 출시 1년만에 시장점유율 20%대를 넘어섰다. 월간 실사용자(MAU) 기준으로 보면 2018년 12월 138만명에서 지난해 11월 216만명으로 약 57% 성장했다.

플로 측은 실시간 순위 위주가 아닌 사용자 취향에 맞춘 서비스를 제공한 것을 점유율 상승 원인으로 꼽았다. 서비스 초반 6% 수준이던 '개인화 추천 재생목록 사용자비율'이 39% 선까지 올라왔다는 것이 그 근거다.

이보다 강력한 것은 SK텔레콤의 공격적인 마케팅이다. SK텔레콤은 T멤버십 고객 전원에게 플로의 모든 서비스를 반값에 할인해주는 이벤트를 하고 있다. 또 5G 요금제인 '5GX 프라임', '5GX 플래티넘'을 이용하는 고객에게는 플로 무료 이용 혜택을 제공한다. 이동통신업계 1위인 SK텔레콤의 영향력이 음원서비스 시장까지 영향력을 미친 셈이다.

이는 KT의 지니뮤직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지니뮤직은 KT 멤버십 포인트로 지니뮤직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할인폭 만큼의 포인트만 차감하면 6개월 이용권을 30% 할인해주고, 지니뮤직 전용데이터를 무제한 사용하는 부가서비스를 멤버십포인트로 결제하면 음원서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전까지 음원서비스 시장은 서비스 경쟁이 중심이었지만 KT의 지니뮤직부터 SKT의 플로까지 출범하면서 음원시장의 가격경쟁이 치열해졌다"고 짚었다.

통합 후 울고 웃는 바이브-지니뮤직

지니뮤직이 엠넷과 통합 후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것과 달리 네이버의 바이브와 네이버뮤직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니뮤직은 지난 10월 서비스 통합을 진행한 결과 엠넷닷컴의 유료고객 90% 이상이 자발적으로 지니로 이용 서비스를 전환했다고 밝힌 바 있다. 통합 후 순이용자수도 20% 이상 늘었다.

이와 달리 바이브는 네이버뮤직과의 통합 과정이 대부분 완료된 상태지만, 이용자 흡수에는 다소 난항을 겪고 있다.

2018년 12월 기준 바이브와 네이버뮤직의 순이용자수 합은 105만명 수준에서 1년이 지난 지난해 11월에는 112만명으로 늘었다. 하지만 점유율 합으로 보면 11.3%에서 10.9%로 오히려 줄어들었다.

네이버 관계자는 "두 서비스가 통합이 돼도 점유율이 완전히 이관되는 개념은 아니다"며 "이용자들의 서비스를 강제로 옮길 수는 없기 때문에 '첨듣 믹스테잎(처음 듣는 믹스테잎)' 등 이용자들이 좋아할 만한 서비스를 출시하며 꾸준한 마케팅을 지속하는 것이 방법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벅스 점유율 뚝.."시장 생태계 중요"

NHN이 운영하는 벅스는 '국내 최초 음원서비스' 아성을 지키지 못하고 국내 음원서비스 중 최하위까지 떨어졌다.

이같은 벅스의 부진은 가격경쟁에서 뒤쳐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별한 경우 외에는 가격 할인폭을 높게 잡고 있지 않다는 것이 벅스 측 설명이다. NHN 자회사인 페이코와의 협력을 통해 페이코 결제 시 6개월간 50% 할인을 내걸고 있기는 하지만 간편결제서비스와 전국민이 사용하는 이동통신 서비스와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벅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음원시장이 가격 경쟁보다는 음질 경쟁이 중심이 될 것이라고 보고, 이같은 투자를 지속해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이와 함께 아티스트가 직접 콘텐츠를 등록하고 가격을 책정하는 '커넥트' 서비스 등 아티스트를 직접 지원하는 프로젝트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벅스 관계자는 "타사와 달리 무분별한 할인정책은 피하려고 한다"며 "음원에 대한 정상가를 책정해 아티스트와 함께 상생하고 정당한 방법으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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