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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테린 vs 루비니 '가상화폐 격론' 승자는…

  • 2019.04.04(목) 14:06

뉴욕대 루비니 교수 "가상화폐는 사기"
이더리움 창립자 부테린 "안정화될 것"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와 '이더리움'을 만든 비탈릭 부테린(오른쪽)이 4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디코노미'에서 격론을 벌이고 있다.

비관과 낙관이 만났다. 가상화폐(암호화폐)·블록체인 시장을 놓고 '닥터 둠'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와 2세대 블록체인 '이더리움'을 만든 비탈릭 부테린이 서울에서 격론을 벌였다.

4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개막한 제2회 분산경제포럼(디코노미·Deconomy)에서다.

이날 열린 토론회에서 루비니 교수는 "ICO(가상화폐 공개)는 사기"라고 규정하며 포문을 열었다. 그는 "가상화폐는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고 가치가 20% 증가한 뒤 1시간만 지나면 하락하는 등 안전하지 않은 시스템"이라며 "기존 금융보다 문제가 많은 암호화폐는 결국 거품이 터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부테린은 이에 맞서 "세계 경제의 많은 부분에서 독과점과 검열에 대한 우려가 있다"며 "블록체인과 가상화폐를 검열 등에 대한 저항이라는 측면에서 생각해야 한다"고 받아쳤다.

그러나 루비니 교수는 "블록체인과 가상화폐의 익명성은 범죄자 만이 선호한다"고 쏘아붙였다.

비탈릭 부테린이 4일 열린 디코노미에서 발언하고 있다.

부테린은 "가상화폐의 모든 활동을 선호하진 않는다"면서도 "사회의 자율성이 훼손되는 지점을 봐야 하고, 정부 규제로 인터넷과 금융 거래가 자유롭지 않은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반박에도 루비니 교수는 "정부가 규제하는 이유가 있는데, 사회질서에 대한 문제"라며 "금융 거래를 익명으로 하면 횡령, 탈세, 테러, 인신매매에 이용될 수 있는 만큼 가상화폐가 다음 세대의 스위스 은행 계좌가 돼선 안 된다"고 설명했다.

부테린은 루비니 교수의 이같은 지적에 대해 오해가 있다는 입장이다.

그는 "사람들이 탈세하려는 이유는 과세가 과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금융거래를 쉽게 해주는 블록체인으로 불필요한 규제 문제를 개선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블록체인의 기술 특징인 탈중앙화 방식으로 금융기관 등 중개자 없이 금융 거래를 이용할 수 있는 장점을 설명한 것이다.

루비니 교수는 블록체인과 가상화폐 자체에 모순이 있다고도 지적했다. 탈중앙화를 강조하지만 결국 중앙화됐다는 것이다. 그는 "채굴 사업 등이 중앙화되면서 불평등 수준이 북한보다 심하고 가상화폐 거래소 해킹 공격도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비탈릭은 "우려가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나, 이는 2018년을 기준으로 비판하는 것"이라며 "확장성과 보안성 모두 갖추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고, 기술적으로 계속 발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루비니 교수는 "생각일 뿐"이라며 일축하기도 했다.

루비니 뉴욕대 교수.

비탈릭은 "가상화폐 가치의 급등락은 초기 자산의 현상일 뿐이고, 주식시장이나 금 시장과 마찬가지로 시간이 지나면 안정성이 돌아올 것"이라며 "가상화폐가 법정화폐를 대체할 수 없을 것으로 보지만, 가상화폐의 가치는 점점 안정성을 찾고 거래에서도 활발하게 사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루비니 교수는 "초인플레이션이 발생한 베네수엘라에서 가상화폐가 쓰이는 것은 정말 예외적 사례이고, 가상화폐가 절대로 법정화폐의 대안이 될 수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부테린은 "거품이 있다는 것에 동의한다"면서 "인플레이션을 방어하기 위해 가상화폐에 관심이 생겼다기보단 자산을 보호하는 수단으로 대안을 모색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젊은 세대는 금에 관심이 없으나, 자신과 비슷한 가상화폐에 열광하고 있다"며 "하나의 기관이 수억명의 금융거래에 접근하는 현재의 시스템은 무서운 것"이라며 토론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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