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블록체인 대중화 원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 페이스북, 텐센트, 카카오 등 국내외 테크(Tech) 대기업들이 블록체인 기반 비즈니스 모델 개발과 사업화에 본격 착수하면서다. 스마트폰, SNS, 쇼핑 등 다양한 영역에서 플랫폼 파워를 자랑하는 이들 사업자 중심으로 블록체인 관련 서비스 경험이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같은 상황을 분석하고 국내 사업자의 대응 전략을 살펴본다. [편집자]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 기술은 의미가 없다"(한재선 그라운드X 대표)
"블록체인에서도 킬러 앱이 나올 때가 됐습니다. 그런데 아직은 쓸만한 앱이 없어요"(표철민 체인파트너스 대표)
◇ 블록체인 기반 킬러 앱 후보들 '지지부진'
블록체인 기술이 대중화하려면 모바일 시대를 주름잡은 카카오톡 같은 '킬러 앱'(기존 시장을 재편할 정도로 인기 있는 서비스)이 블록체인 분야에서도 나와야 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성공 사례를 기반으로 다양하고 새로운 시도가 이어지면서 제2, 제3의 킬러 앱들이 나오면 자본 흐름도 활발해지면서 생태계가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시도된 다양한 블록체인 기반 앱들은 반드시 블록체인 기술이 도입되지 않아도 기능할 수 있는 것들이었다는 지적이 많은데다 근본적인 고도화가 필요한 점도 지적된다. 무엇보다 쉽게 이용하거나 즐기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예를 들어 블록체인 기반 게임을 하려면 가상화폐(암호화폐) 거래소에서 인증 절차를 거쳐 코인을 사고 지갑을 산 뒤 게임을 시작할 수 있다. 이용할 때 발생하는 수수료 탓에 문제를 겪는 경우도 나온다.
특히 블록체인 기반 게임 중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 평가받는 '크립토키티'나 글쓰고 돈버는 '스팀잇'은 부진을 겪고 있는 사례로 전환됐다.
이들 모두 가상화폐와 블록체인 생태계 전반이 부진한 영향을 받은 것이 사실이지만, 이용 구조와 비즈니스모델 자체가 견고하지 못하다는 지적도 받는다는 설명이다.
크립토키티는 게임에서 이뤄지는 모든 활동을 이더리움에 기록하면서 네트워크 과부하로 전송 수수료가 급등했고, 스팀잇은 이용자들이 돈을 버는 구조로 인기를 끌었지만 운영진이 가져가는 몫이 거의 없다시피 한 탓에 오히려 위기를 맞았다는 분석이다.
◇ 사업자 모아 생태계 키우고…"가상화폐 자체가 킬러 앱"
최근에는 다양한 사업자들이 연합해 사업 노하우와 기술력을 교환하고 생태계를 키우는 시도가 증가하고 있어 고무적이다.
카카오의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은 블록체인 저변 확대를 위해 소셜데이팅, 자전거공유, 티켓결제, 헬스케어 등 다양한 분야에서 블록체인 서비스를 준비하는 기업 9개와 추가로 파트너십을 체결하는 등 생태계 확장에 나섰다.
여가 플랫폼으로 유명한 야놀자도 두나무와 키인사이드가 만드는 블록체인 프로젝트에 참여해 이른바 '야놀자 토큰(코인)'을 연내 선보일 계획이다.
숙박·음식·쇼핑·모빌리티 등 다른 여가 플랫폼 포인트와 교환도 가능한 '트래블 코인' 형태로도 운영될 예정이다. 각국 항공사들이 마일리지 적립과 사용을 제휴하는 모델과 유사한 셈이다.
세계적인 붐을 일으킨 가상화폐 자체가 킬러 앱이므로 이를 더욱 양성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초인플레이션으로 자국 통화가치가 급락한 베네수엘라에서는 가상화폐 거래가 최근 급증하면서 자산가치를 다시 인정받고 있다는 것이다.
가상화폐 간접투자 서비스를 제공하는 '헤이비트'의 공동 창업자 김현준 팀장은 "지난해 8월 베타 서비스를 시작해 약 5개월 동안 수익률 3.59%를 기록하는 등 시장 대비 상회하는 성적을 보였다"며 "디지털 자산 간접투자는 금융사 진출이 제한돼 있는 분야이고 정보 불균형과 공포감이 있어 빠른 성장을 할 수 있는 블루오션이다"고 말했다. [시리즈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