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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톡해 10년]④라인·위챗·왓츠앱은 카톡의 미래일까

  • 2020.03.20(금) 10:00

카카오톡 안방 떠나 일본서 뜬 라인
'수익성? 덩치부터 키우자'…다양한 플랫폼 전략

우리나라에서 "카톡해"라는 말뜻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무언가를 검색할 때 '구글링한다'라는 말을 쓰듯이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상대방에서 메시지를 남길 때 '카톡해'라는 말을 쓴다. 카카오톡이 국내 메신저 중 최고의 서비스라는 걸 증명하는 단어다. 카카오톡이 출시된 지 10년 만이다. 시작은 소통을 위한 작은 모바일 메신저였지만 10년이 지나면서 다양한 기능들이 결합되고 스마트폰 생활을 넘어 일상생활의 중심이 됐다. 10년간의 카카오톡 및 카카오의 성장을 다양한 시각에서 조명해보고자 한다. [편집자]

카카오톡의 지난 10년 역사에서 다른 모바일 메신저들의 흥망성쇠를 빼놓을 수 없다. 이들 역시 카카오톡과 같은 모바일 메신저 산업의 역사이자 미래이기 때문이다.

달력을 약 10년 전으로 넘겨보면 모바일 메신저 앱을 다운로드하는 것만으로 자동차를 공짜로 받을 수 있던 시절이 있었다.

2011년 12월, 네이버(구 NHN)는 모바일 메신저 '라인'을 애플과 구글 등 양대 앱 마켓에서 내려받은 사용자에게 자동차와 태블릿PC, 미러리스 카메라 등을 경품으로 주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카카오톡에 완전히 밀려버린 국내 모바일 메신저 시장을 되찾기 위한 파격적인 공세였다.

◇ 일본의 카카오톡은 '라인'

사실 네이버는 2011년 2월 '네이버톡'을 내놓으며 모바일 메신저 시장에 뒤늦게 뛰어든 케이스다. 그해 6월 일본과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라인'도 내놓으며 국내와 국외를 동시 공략했다.

하지만 당시 국내 시장은 이미 카카오톡이 장악한 상태였다. 다음 마이피플, SK컴즈 네이트온톡, 삼성전자 챗온, 이동통신3사의 조인도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한 게 카카오톡이었다.

사람과 대화하는 플랫폼은 사람이 더 많은 곳이 더 재미있기 마련이기에 2011년 4월 사용자 1000만명을 가장 먼저 넘긴 카카오톡의 아성은 견고함을 넘어 전국민의 모바일 메신저가 될 수밖에 없었다.

국내 1위 포털 네이버도 '노답'이었다. 네이버는 네이버톡의 서비스 1년만인 2012년 3월에 종료를 선언하고 일본 시장의 라인에 올인하기 시작했다.

흥미롭게도 카카오톡도 그때 일본 시장을 노리고 있었다. 네이버의 라인이 출시된지 한달 뒤인 2011년 7월 카카오는 일본에 법인을 설립했고, 다른 외국으로도 진출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일본에선 한발 빨리 승부수를 던진 라인이 승자였다.

서비스 1년째인 2012년 6월 라인은 가입자 수 4000만명을 돌파했다. 2013년 1월에는 가입자 1억명을 넘었다. 서비스 19개월만의 성과였다. 당시 네이버는 "1억 가입자 달성에 소요된 기간은 트위터가 약 49개월, 페이스북이 약 54개월"이라며 "라인은 트위터나 페이스북과 비교해도 급속도로 성장한 것"이라고 자평했다.

카카오톡은 작년 기준 가입자 87%가 국내에 몰려있을 정도로 바다 밖에선 힘이 없다.

라인의 성공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기능, 서비스, 마케팅 측면은 카카오톡과 크게 다를 것이 없었다.

카카오톡이 그랬듯 라인도 모바일 메신저 기능만으로 가볍게 시작해 음성 통화, 스티커 등의 콘텐츠를 추가했고, 모두 무료로 제공했다. 카카오톡과 마찬가지로 수익성은 가입자를 모은 뒤 생각하기로 했다.  한국에서 자동차를 경품으로 내걸듯 일본에서도 TV CF 등의 프로모션을 적극적으로 진행했다.

◇ 동아시아 패권 잡기

이것만으로 라인의 성공을 설명하긴 어렵다. 다시 만나기 힘든 기회도 만났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끊기지 않는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라인이 주목받은 것이다.

게다가 일본은 그때만 해도 스마트폰 보급이 시작되던 때였다. 별다른 경쟁자가 없던 시기에 재빨리 시장에 진입한 덕에 폭발적 성장이 가능했던 시기다.

물론 네이버는 이미 일본 시장에 진출했다가 두번이나 실패를 경험한 바 있었기에 철저한 현지화 등 그간 쌓은 노하우도 성장에 한몫했다는 평가다. 그렇게 라인은 일본에서 국민 모바일 메신저로 거듭났고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지역에서도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라인은 2014년 무렵 월 활성 이용자수(MAU)가 1억1300만명에 달했다. 이때 일본은 5100만명, 그외 지역은 6200만명이었는데, 2015년에는 이 숫자가 역전됐다.

그야말로 글로벌 모바일 메신저로 거듭났다. 2015년 일본 외 지역의 MAU는 8700만명, 일본은 5800만명이었다.

라인은 여전히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모바일 메신저지만 1억명이 넘는 사람이 모이는 플랫폼이 되면서 다양한 수익 모델이 붙기 시작했다.

게임, 전자상거래(e커머스), 간편결제(페이) 등이 대표적이다. 이런 흐름은 카카오톡과 다르지 않다. 카톡 역시 이용자 수가 3000만명을 넘은 뒤인 2011년 하반기에 플러스친구, 이모티콘 등을 내놨고, 무려 4000만명이 넘게 쓰게 된 2012년이 되어서야 게임하기 등을 붙여 본격적인 수익화를 추구하기 시작했다.

라인에게 성장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작년 라인의 MAU는 1억6400만명이었는데, 이는 2018년과 유사한 수준이다. 심지어 정점을 찍은 2017년 1억6800만명에 비해 줄어든 것이다. 다양한 요인이 있겠으나, 일본 외 지역에서 부진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지역별 MAU는 일본 8300만명, 대만 2100만명, 태국 4500만명, 인도네시아 1500만명이었는데, 2018년 MAU는 일본 7900만명, 대만 2100만명, 태국 4400만명, 인도네시아 2000만명이었다.

시장 확장이 어려운 상황에서 잇따른 신사업 추진으로 실적도 주춤하고 있다. 라인의 작년 매출액은 2274.85억엔(약 2조6900억원), 영업손실은 389.97억엔(4600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라인페이 등 신사업에 투자하면서 많은 비용이 발생한 탓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2018년 매출액은 2071.82억엔(2조4500억원), 영업이익은 161.1억엔(1900억원)이었다.

◇ 페이스북 계열의 득세

라인의 MAU가 주춤한 대목을 보면 인도네시아 지역이 눈에 띈다. 특히 인도네시아에선 2017년 3200만명 대비 이용자 수가 크게 줄었다. 이는 페이스북이 2011년 인수한 모바일 메신저 왓츠앱과 그해 별도 앱으로 출시한 페이스북 메신저가 해당 지역 영향력을 높이고 있는 탓이 큰 것으로 보인다.

특히 왓츠앱은 지난해 MAU가 20억명에 달했는데, 2016년 MAU가 10억명을 넘었던 점을 보면 여전히 폭발적인 성장세다.

페이스북은 서비스별 지역별 MAU를 공개하지 않으나,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작년 실적 발표 후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메신저, 왓츠앱 등 자사 서비스의 사용자 증가를 이끈 지역으로 인도, 인도네시아, 필리핀을 꼽기도 했다.

무엇보다 모바일 메신저 MAU가 세계 최대 SNS인 페이스북 MAU 25억명에 근접했다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모바일 메신저가 플랫폼으로 더욱 거듭하고 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많이 모일수록 상품과 서비스를 사고파는 거대한 장터 기능이 더욱 강력해진다. 중국 텐센트의 모바일 메신저 위챗도 MAU가 작년 말 기준 11억6000만명에 달하는데, 거대한 장터로 기능이 강화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텐센트는 2017년 1월 '위챗 샤오청쉬'를 내놨는데, 이것은 위챗이 플랫폼 기능을 하고 다양한 사업자들이 엔터테인먼트, 식품, 소매, 여행 등 다양한 분야의 상점을 열 수 있는 기능이다. 앱을 추가로 설치할 필요없이 모바일 메신저 안에서 온갖 활동을 다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아이메이왕에 따르면 출시 초기 2억1000만명이었던 이용자 수는 2018년 4억명을 돌파한데 이어 지난해는 6억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됐다.

◇ 수익성 추구와 성장의 갈림길

다만 이같이 모바일 메신저가 플랫폼으로 가는 길은 페이스북 왓츠앱, 메신저에선 다소 다른 모습인 점도 눈길을 끈다. 카카오톡, 라인, 위챗과 달리 페이스북 계열은 오히려 간소화 전략으로 가고 있어서다.

페이스북은 최근 페이스북 메신저를 빠르고 가볍게 바꾸면서 "앞으로 2배 빠른 속도와 기존 대비 4분의 1 수준의 용량으로 작아진 메신저를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모바일 메신저 고유의 기능인 빠르고 사용하기 편리한 특징에 집중하는 것이다.

왓츠앱 또한 일부 지역에선 기업의 고객 서비스나 결제 기능을 제공하지만 여전히 메시징 기능에 집중하고 있다. 이는 카카오톡이 폭발적으로 사용자를 모으던 시기에 사용자 불편을 야기하는 기능 도입에 주저하면서 수익화의 때를 기다리는 모습을 떠오르게 한다.

아시아 지역 곳곳에 전선을 펼친 라인은 이런 공세에 직면한 셈이다. 라인의 선택은 무엇일까.

지난해 말 라인은 야후재팬, 금융지주회사 등을 자회사로 둔 Z홀딩스과 경영을 통합한다고 밝혔다. Z홀딩스는 소프트뱅크의 자회사다. 양사는 핀테크 영역에서 힘을 모아 아시아 최대 규모의 사용자 기반을 확보해 경쟁력을 키운다는 계획이다.

여기까지만 보면, 무리한 서비스 국가 확장보다는 기존 시장을 더욱 견고히 지키면서 수익성 강화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파악된다. 아울러 모바일 메신저뿐만 아니라 구글, 아마존 등 미국 포털, e커머스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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