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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줍줍]프로게임단은 반쪽짜리 기업?

  • 2020.07.17(금) 09:36

이번 주 당신이 바빠서 흘린 이슈, 줍줍이 주워 드려요

얼마 전 스타 프로게이머 ‘페이커(SK텔레콤 T1, 본명 이상혁)’의 연봉이 인터넷상에서 화제가 됐었죠. 프로게이머 출신 방송인 홍진호씨는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페이커의 순수 연봉은 30억원 이상이고, 각종 인센티브를 모두 합하면 50억원 수준일 것”이라고 추정한 적 있어요. 게임만 잘해도 수십억원의 연봉을 받을 수 있다니 새삼 놀라운데요. 프로게임단은 대체 어디서 돈이 나오길래 저렇게 많은 연봉을 줄 수 있는 걸까요.

e스포츠 산업의 급격한 성장

프로게임단도 기업이에요. 돈을 벌 수 없는 곳에 함부로 큰돈을 투자하진 않죠. 프로게이머가 수십억원에 달하는 연봉을 받을 수 있는 건 국내 e스포츠 산업 규모가 크게 성장한 덕분이에요.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19 e스포츠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기준 국내 e스포츠 산업 규모는 총 1138억원에 달해요. 2017년(973억원)보다 17% 커졌죠.

프로게임단을 운영하는 데 드는 예산도 크게 증가했어요. 2019년 국내에서 운영 중인 프로게임단은 총 47개. 이들의 평균 1년 운영 예산은 15억6000만원으로, 전년(11억5000만원) 대비 약 35.7% 늘어났어요.

프로게임단은 아직 반쪽짜리 기업?

e스포츠 산업 규모는 커졌지만, 흑자를 기록 중인 국내 프로게임단은 아직 없다고 봐야 해요. 페이커의 소속팀 SK텔레콤 T1도 예외는 아니에요.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올라온 기업 공시를 살펴보면, SK텔레콤 T1은 지난해 10월 법인 영업 시작 이후 같은 해 연말까지 5억3900만원의 매출액을 기록했어요. 반면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29억9200만원 적자를 기록했죠.

국내에서 가장 규모가 큰 프로게임단조차 적자 운영 중이니, 중소형 프로게임단의 살림살이는 더 어려울 거예요. 대부분 프로게임단의 1년 운영 예산은 페이커의 1년 연봉에 훨씬 못 미치는 상황이죠.

프로야구, 프로축구 등 많은 국내 프로스포츠단은 광고 수입 명목의 모기업 지원을 제외하면 적자를 내며 운영 중이에요. 그래서 그동안 ‘반쪽짜리 프로스포츠’란 비판을 받아왔죠. 프로게임단도 마찬가지로 모기업의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요.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운영 예산의 절반 이상(58.1%)이 모기업 지원 금액이에요.

앞으로 달라질 모습 기대해!

다만 프로게임단이 홀로서기 위한 발판은 조금씩 마련되고 있어요.

*프로게임단 평균 예산 구성 비율 변화(2018년▶2019년)

모기업 지원금 비율 : 67.5%▶58.1%

종목사(게임사) 지원금 비율 : 6.7%▶14.7%

수익사업 비율 : 1.9%▶2.3%

모기업 지원금 비율은 줄어들고, 별도 수입원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늘어나고 있죠.

프로게임단이 보유한 인프라도 눈여겨볼만한 부분. 프로게임단은 개인방송실(58.3%)이나 스튜디오(41.7%) 같은 콘텐츠 생산과 관련된 시설을 갖춘 경우가 많은데요. 선수들이 방송 스트리밍을 하며 벌어들이는 후원 수익(모 인터넷 방송 플랫폼의 ‘별풍선’과 같은 개념), 게임 플레이 영상을 가공한 유튜브 콘텐츠 수익 등 일반 프로스포츠단과 차별화된 비즈니스 모델에서 미래 먹거리를 찾고 있다는 뜻이죠.

종합 콘텐츠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는 국내 프로게임단. 그 잠재력을 높게 평가받으면서 국내외 투자를 유치하고 있는데요. SK텔레콤 T1은 지난해 10월 미국의 미디어 그룹 컴캐스트, 미국계 펀드 하이랜드 캐피탈과 합작 회사로 탈바꿈했어요. 최대 주주는 여전히 55%가량 지분을 보유한 SK텔레콤이지만, 컴캐스트와 하이랜드 캐피탈이 약 490억원을 투자하면서 2·3대 주주가 됐죠.

‘젠지(Gen.G) e스포츠’ 프로게임단은 미래에셋벤처투자, 알토스 벤처스 등 벤처캐피털로부터 15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했어요. 사모펀드 운용사 ATU파트너스는 202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디알엑스(DRX)’ 프로게임단을 아예 인수했고요.

사모펀드는 일반 대기업과 달리 이미지 홍보가 필요 없어요. 철저히 수익성을 따지죠. 그런데도 프로게임단에 투자했다는 건, 프로게임단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는 뜻이겠죠.

‘연봉 100억’ 국내 프로게이머도 나올까

‘스타크래프트 황제’ 임요환 선수가 2000년대 초반 프로게이머 ‘억대 연봉’ 시대를 연 이후, 15년 만에 프로게이머 최고 연봉이 50억원까지 올랐는데요. 앞으로 100억 연봉 프로게이머도 등장할 수 있을까요.

일단 프로게이머의 연봉은 계속 상승하고 있어요.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프로게이머 평균 연봉은 지난 2018년에 이미 1억 7500만 원을 돌파했어요. 프로게임단 운영 예산에서 선수 연봉 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8년 53.7%에서 2019년에는 59.3%로 증가했고요.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글로벌 e스포츠 산업 규모는 지난 2018년 기준 8억6900만달러(약 1조 487억원)였다고 해요. 2015년만 해도 3억2500만달러(약 3921억원) 수준에 불과했으니 연평균 38%씩 성장한 건데요. e스포츠 산업 성장세는 앞으로도 쭉 이어져서, 2022년에는 산업 규모가 29억6300만달러(약 3조5757억원)에 달할 전망이에요.

e스포츠 산업이 발전할수록 프로게이머 연봉도 올라가겠죠. 100억 연봉 프로게이머가 언제 나올지 기대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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