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률 323대 1. 신약 개발 기업 SK바이오팜의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공모주 청약이 기록한 경쟁률이에요. 모인 청약증거금만 약 31조원 규모. 투자자들의 뜨거운 관심은 계속 이어져 SK바이오팜 주식은 상장 첫날, 장이 열리자마자 상한가를 기록했죠.
근데 주식 사는데 청약이 왜 필요하죠? 그냥 주식계좌로 사고팔면 되는 것 아닌가요? 청약은 아파트 살 때나 하는 거 아니에요? 알쏭달쏭하네요.
주식시장의 화려한 조명이 나를 감싸네~
뜬금없지만 예시를 하나 들어볼게요. 내가 집에서 쓰던 노트북을 팔고 싶으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선 주위 지인 중에 노트북이 필요한 사람이 있는지 찾아봐야겠죠. 마침 친구들 중에 노트북이 필요한 사람이 있다면, 적당히 가격을 맞춰 팔면 될 거예요.
그게 아니라면 중고물품을 거래하는 시장에 노트북을 내놔야겠죠. 그다음 "너무 비싸요. 깎아주세요", "그 가격엔 절대 안 팔아요" 등 흥정을 거치며 시세가 정해지고, 그제야 거래가 이뤄질 수 있을 거예요. 기업의 주식도 마찬가지예요. 아는 사람끼리 알음알음 사고팔아도 상관없지만, 아무래도 가격도 부정확하고 거래가 불편하겠죠.
그러니 주식 가치를 시장에서 정확하게 평가받고, 거래도 활발하게 이뤄지도록 하려면 주식 거래 시장에 내놔야 해요. 이를 상장이라고 해요. 그리고 여러 상장 방법 중 하나가 바로 IPO(Initial Public Offering, 기업공개)예요. 결국 IPO란 기업의 주식시장 데뷔 무대라고 볼 수 있어요. 기업이 처음으로 외부 투자자에게 주식을 공개적으로 파는 거죠.
SK바이오팜은 지금까지 주식을 증권시장에 공개하지 않은 ‘비상장기업’이었는데요. 이번 IPO 과정에서 1주당 4만9000원에 주식 살 사람을 공개 모집했어요. 청약 마감 결과 일반투자자에게 배정된 391만5662주에 대해 총 12억6485만주의 청약신청이 들어왔죠. 경쟁이 워낙 치열하다 보니 투자자들은 청약증거금 791만4000원당 SK바이오팜 주식 1주를 배정받을 예정이라고 해요.
IPO, 왜 하는 걸까
IPO 목적은 결국 ‘돈’이에요. 기업이 자금을 조달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인데요. 은행 등 금융회사에게 돈을 빌리거나, 누군가에게 투자를 받아야 해요. IPO는 주식시장에서 기업이 기존에 가지고 있던 자사주(구주)를 팔거나, 새로 찍어낸 주식(신주)을 팔아 투자 받는 방법이죠.
구주를 팔 경우 기존 주주는 돈을 벌 수 있지만, 원래 존재했던 주식을 파는 것이기 때문에 주식의 소유권만 바뀔 뿐 회사 전체의 자본은 늘어나지 않아요. 반면 신주를 팔 경우 없던 주식을 새로 찍어내 파는 만큼 회사 전체 자본은 늘어나지만, 기존 주주의 지분이 희석돼요(8조각으로 잘랐던 피자를 16조각으로 더 잘게 자르면 1조각당 양이 줄겠죠).
그런데 IPO 이후엔 기업 재무 정보와 경영 내역을 시장에 투명하게 공개해야 하는 새로운 의무가 생겨요. 중고 노트북을 팔기 전 얼마나 사용했는지, 제품에 손상은 없는지 미리 알려줘야 하는 것과 같죠.
반대로 생각하면, 딱히 돈이 궁하지 않은 기업은 굳이 IPO에 나설 필요가 없어요. IPO 이후엔 기업 경영의 일거수일투족을 시장에게 감시받는 것과 마찬가지고, 혹시라도 정보를 규정에 맞게 제때 보고하지 않으면 제재를 받거든요.
아무나 IPO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에요. 영업활동기간, 기업규모요건, 경영성과요건 등 몇 가지 기준에 걸맞은 기업만 상장할 수 있어요. 이 기준에 맞는지 심사하는 걸 상장예비심사라고 해요.
뜨거운 IPO 열기, 나도 한번 해봐?
투자자들이 SK바이오팜 주식 청약에 몰려든 건 높은 수익이 기대되기 때문이에요. 올해 새롭게 상장한 12개 종목의 공모가 기준 현재가 수익률은 평균 52.4%에 달하는데요. 높은 청약 경쟁률을 뚫고 공모주 투자에 성공하면 상당한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얘기죠.
SK바이오팜 주식 청약을 놓쳤다고 아쉬워할 필요는 없어요. 하반기에 ‘대어’가 IPO를 기다리고 있거든요. 바로 방탄소년단의 소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이하 빅히트).
빅히트는 지난 5월 28일,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 신청서를 접수했어요. 상장예비심사는 45일(영업일 기준) 이내에 끝나고, 예비심사에 통과한 기업은 6개월 이내에 상장해야 해요. 그러니 일정대로라면 빅히트는 올 연말 전에 상장할 가능성이 높아요.
이 밖에도 한국거래소 공시사이트에서 상장 예비심사 신청 기업을 확인할 수 있으니 눈여겨보는 것도 좋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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