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HCN이 결국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KT스카이라이프를 선정했다. 매각이 순조롭게 이뤄지면 현대HCN을 끌어안은 KT와 KT스카이라이프 등 KT 계열은 유료방송시장의 점유율이 35%를 넘어서면서 가장 강력한 1위 사업자로 부상하게 된다.
현대HCN은 27일 방통·통신 사업을 물적분할해 설립하는 신설회사 현대HCN과 현대미디어 지분매각 관련 우선협상대상자로 KT스카이라이프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현대HCN은 15일 KT스카이라이프 외에도 SK텔레콤, LG유플러스로부터 최종 입찰제안서를 받았다. 이를 바탕으로 우선협상대상자를 발표하기로 했는데 발표 일정이 당초 예정인 지난주 후반보다 한주 가량 미뤄지게 됐다.
당초 업계에선 가장 많은 금액을 써낸 KT스카이라이프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그러나 일정이 다소 늦춰지자 KT스카이라이프의 강력한 경쟁자로 지목된 SK텔레콤과의 막판 추가협상 탓에 현대HCN이 최종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현대HCN은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를 발표하면서 구체적인 매각 금액과 매각 예정 일자 등은 밝히지 않았다. 현대HCN 측은 매각 희망가로 6500억원 가량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실제 입찰가는 이보다 낮은 금액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KT스카이라이프는 자체 보유 현금 약 3200억원과 함께 외부 차입 등으로 인수 자금을 마련할 전망이다.
현대HCN의 분할기일은 오는 11월 1일로 예정되어 있다. 이에 따라 올해 말 혹은 내년 초에는 구체적 매각 그림이 드러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KT스카이라이프와 현대HCN의 결합에는 몇가지 변수가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공정거래위원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정부 심사는 물론이고 국회의 공공성 관련 지적도 넘어야 할 과제다.
이번 정부는 SK텔레콤(IPTV 사업 부문 자회사 SK브로드밴드)과 티브로드, LG유플러스와 LG헬로비전(구 CJ헬로)의 인수·합병(M&A) 등의 사례는 큰 무리 없이 통과시켰으나, KT스카이라이프는 위성방송인 까닭에 이와 관련한 공적 책무를 부담하고 있어서다.
더구나 KT스카이라이프가 현대HCN을 삼킨 이후 KT계열 점유율은 전체의 35.6%에 달하게 되는 만큼 경쟁사들의 격렬한 반대도 예상된다. 작년 하반기 기준 LG유플러스, LG헬로비전은 합계 점유율은 24.9%,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Btv 케이블)의 합계는 24.2% 수준이다.
아울러 이번 우선협상대상자 발표에 따라 SK텔레콤이나 LG유플러스가 딜라이브(시장 점유율 6%), CMB(4.6%) 등 남은 매물의 인수전이 어떻게 펼쳐질지에 관심이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