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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외서 펄펄 나는 카카오뱅크, 윤호영 대표가 날릴 한방

  • 2020.09.18(금) 16:57

[테크&머니]카카오게임즈 이을 IPO 기대주
카뱅 시총 44조, 윤 대표 스톡옵션 가치 630억
은행권 '메기' 성장 카뱅, 기업문화 혁신 이끌어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는 다른 금융사들과 달리 PC뱅킹 서비스를 하지 않는다. 모바일만 한다. 초창기 준비 단계 때 PC뱅킹을 빼기로 결정했다. 이 과정이 쉽지 않았다. PC뱅킹을 꼭 해야 한다는 직원들에게 이 회사 윤호영 대표이사(49)는 '모바일 온리(Only)' 전략과 '극강의 편의성'을 강조하면서 2주간 토론과 설득 과정을 가졌다. 

이렇게 탄생한 카뱅은 현재 1300만 고객을 확보한 명실상부 대표 모바일뱅킹 앱이다. 기존 금융사들이 극도로 경계하는 핀테크 서비스이기도 하다. 카뱅 성공 신화를 얘기할 때 으레 따르는 윤 대표의 수평적 의사소통을 통한 리더십을 보여주는 사례다. 

카카오뱅크가 카카오게임즈에 이어 기업공개(IPO) '대박 바톤'을 넘겨받을 것이란 기대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카뱅 성공을 이끈 윤 대표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장외 시장에서 카카오뱅크의 기업가치가 급격히 치솟으면서 그가 터트릴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잭팟'에도 이목이 쏠린다.

◇ 지난해 받은 스톡옵션, 현 시세로 630억어치

18일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윤 대표는 지난해 3월 회사로부터 스톡옵션 총 520만주를 받았다. 윤 대표를 비롯해 한국투자금융지주 출신의 김주원 이사회 의장과 정규돈 최고기술책임자(CTO) 등 임직원 총 140여명이 동기 부여 차원에서 받았는데 윤 대표 물량이 단연 많다. 행사가는 액면가 수준인 5000원, 행사 기간은 내년 3월25일부터다.

최근 장외 시장에서 IPO 기대감으로 치솟고 있는 카카오뱅크의 주식 시세를 감안한 윤 대표의 스톡옵션 가치는 입이 벌어질 만한 수준이다. 18일 장외 주식 거래 플랫폼인 '증권플러스 비상장'에서 카카오뱅크 주식은 주당 12만1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시가총액은 무려 44조원으로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 시총 총합인 43조원을 앞서고 있다. 윤 대표가 보유한 스톡옵션의 가치는 현 시세 기준으로 630억원이다. 

윤 대표가 받은 스톡옵션은 특정 경영 성과를 달성해야 한다는 조건이 달려 있다. 행사 시점까지 고객수 1300만명과 법인세차감전이익 1300억원을 충족해야 한다.

현재 카뱅 가입자수는 해당 기준을 이미 달성했다. 올 상반기 순이익이 전년동기대비 6배 급등한 445억원이다. 카뱅이 지금의 성장세를 이어간다면 행사기간에 앞서 이러한 조건을 모두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 금융과 ICT 융합 전문가, 카뱅 설계

윤 대표는 금융과 정보통신기술(ICT) 융합의 결정체 카뱅의 설계자다. 그는 한양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96년 대한화재(현 롯데손해보험)에서 사회 생활을 시작했다.

2003년 보험설계사나 대리점 등 보험모집 단계 없이 온라인을 통해 직접 보험을 판매하는 다음다이렉트 설립에 참여했다. 다음다이렉트는 옛 다음커뮤니케이션이 LG화재해상보험 등과 합작해 만든 국내 최초의 온라인 보험 회사다. 

2009년에 다음다이렉트가 독일계 보험사인 에르고그룹에 넘어가면서 윤 대표는 자연스럽게 검색포털 '다음'을 운영하는 다음커뮤니케이션으로 자리를 옮겼다. 윤 대표 뿐만 아니라 다음다이렉트의 최세훈 대표이사 등이 같이 이동했다. 윤 대표는 다음에서 경영지원부문 본부장과 부문장을 맡아 경영 전반을 책임졌다. 

2014년에 다음이 카카오와 합병하고 지금의 통합법인으로 출범할 때 윤 대표는 모바일뱅크 TFT(태스크포스팀, 부사장)를 이끌며 카뱅 설립을 추진했다. 이 TFT는 윤 대표 1인으로 시작한 조직이다.

이듬해 카카오뱅크가 설립되면서 윤 대표는 CEO로 전면에 나섰다. 은행업 예비인가 추진 단계에서 한국투자금융지주 출신의 이용우 전(前) 카카오뱅크 공동대표와 호흡을 맞춰 카카오뱅크를 열었다. 

◇ 보수적 금융권 엄두 못낼, 기업문화 혁신의 아이콘

윤 대표는 '금융-ICT' 각각의 분야에서 전문성과 균형감을 갖춘 리더로 꼽힌다. 다음다이렉트 설립 경험을 비롯해 국내 대표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을 운영하는 인터넷 기업 카카오에서 근무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핀테크라는 융합 분야에 강하다.

회사에 따르면 리더로서 그의 역량이 두각을 발휘한 사례 가운데 하나가 구성원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경청하고 이를 서비스에 반영했던 일이다. 윤 대표는 "20~30대가 사용할 서비스를 40대가 기획하고 50~60대가 의사결정하면 그 서비스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언급한 적이 있다. 

20~30대 젊은층의 생각이 서비스와 상품에 반영되기 위해선 수평적인 의사소통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이를 위해선 경영진을 포함한 의사결정자들이 경청할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며 아울러 구성원이 침묵한채 경영자 결정만 따라간다면 성공보다 실패할 확률이 높다고 강조한다. 보수적인 국내 금융권 기업 문화에선 찾아 보기 힘든 모습이다.  

그는 현장 전문가에게 의사결정권을 과감하게 위임하기도 한다. 카뱅의 모바일앱 디자인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디자인 리더는 '카드형'을 기본에 둔 여러 시안을 제시한 적이 있다. 이 때 디자인 리더가 경영진에게  '어느 쪽이 더 적합한 지' 물어보자 윤 대표는 "디자인이나 UX, UI와 같은 요소는 경영진보다 누구보다 가장 많이 고민한 부서에서 결정하는 게 맞다"라고 하며 의사결정을 맡겨 버렸다.

윤 대표가 이끄는 카카오뱅크는 기업 문화 혁신의 대표 아이콘이기도 하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6월1일 조직 개편을 통해 기존의 '대표이사-그룹-파트'를 '대표이사-팀(1차)-팀(2차)-팀(3차)' 등으로 개편했다. 개편의 핵심은 모든 조직의 이름을 '팀'으로 통일해 계층을 없앤 것이다. 수평적인 기업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서다.

이는 인사와 시스템으로 회사가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오픈 커뮤니케이션을 바탕으로 전 직원이 '자기주도적'으로 일하는 문화를 갖추기 위한 차원이기도 하다. 윤 대표는 금융 혁신을 위해 구성원이 최선을 다하며 이에 맞는 성과 보상 체계를 갖추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윤 대표는 한 번 몰입하면 끝을 보는 스타일로 알려졌다. 취미 생활에서도 이러한 성향이 드러난다. 상당한 스키 실력을 갖추고 있으며 골프는 싱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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