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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작은 없다"…공정위 발표에 발끈한 네이버

  • 2020.10.08(목) 18:07

공정위 발표 조목조목 반박 "일부 사례만 부각"
소송 불사…'조작' 표현한 일부 언론들 지적도

공정거래위원회가 네이버의 검색 알고리즘 '조정·변경'에 대해 과징금을 부과키로 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네이버가 자사 이익을 위해 검색 알고리즘을 손보면서 쇼핑·동영상 서비스의 경쟁력을 키웠다는 것이 공정위 판단이다. 

네이버측은 공정위 판단이 일부 사례를 들어 침소봉대한 것이며 이용자 편의를 고려하지 않음은 물론 민간 기업의 자연스런 사업 활동을 침해한 것이라며 반박하고 있다.

아울러 공정위를 상대로 법적 소송을 예고했다. 공정위 발표에는 '알고리즘을 조작했다'는 표현이나 문구가 없었는데 이를 그대로 보도한 일부 언론사들에 대해서도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전날(7일) 열린 국감에서는 공정위 조사 결과를 놓고 네이버 이 창업자가 증인으로 참석해 직접 해명하라는 야당 의원들의 요구가 이어졌다.

◇ 공정위, 네이버 검색알고리즘 첫 제재 '파장 확산'

공정위는 지난 6일 "네이버가 쇼핑·동영상 분야 검색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검색 알고리즘을 인위적으로 조정·변경하여 자사 상품·서비스(스마트스토어 상품, 네이버TV 등)는 검색결과 상단에 올리고 경쟁사는 하단으로 내렸다"며 시정명령 함께 과징금 267억원을 부과키로 결정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네이버는 2012년부터 2015년까지 다섯차례에 걸쳐 자사 오픈마켓인 '스마트스토어' 상품이 잘 보이게끔 검색 알고리즘을 손봤다. 또한 2017년 동영상 검색 알고리즘을 전면 개편하면서 이러한 사실을 경쟁사에 알리지 않았다.

네이버가 자사에 유리하게 쇼핑과 동영상 영역의 검색 알고리즘을 설계해 결과적으로 경쟁 질서를 어지럽혔다는 것이 공정위 조사 결과의 요지다. 

네이버의 검색 알고리즘에 대한 문제 제기는 정치권을 비롯한 인터넷 업계에서 여러차례 이뤄졌다. 이번 공정위 조사도 2018년 이베이코리아측이 신고하면서 시작된 것이다. 이 가운데 국가 기관인 공정위가 네이버를 제재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 최대 검색포털 네이버 검색 서비스 전반에 대한 불신이 커질 수 있는 사안인 만큼 파장이 커지고 있다. 전날(7일)과 이날 이틀 연속 열린 국감에서는 네이버 창업주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직접 증인으로 출석해 이를 해명해야 한다는 야당 의원들의 목소리가 이어지기도 했다. 

◇ 펄쩍 뛴 네이버 "일부 사례만 놓고 해석" 

네이버는 공정위의 조사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공정위가 네이버의 서비스 개선을 위한 일련의 업데이트 과정 전체를 보지 않고 일부만 놓고 악의적인 해석을 한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사실과 다르거나 일반적인 인터넷 서비스 이용 상식과 벗어나는 판단을 했다고 지적했다. 

네이버에 따르면 쇼핑을 비롯한 대부분 검색 알고리즘은 수시로 개선하고 있다. 공정위 조사가 이뤄진 2010년~2017년 사이에도 50여 차례에 걸쳐 업데이트 작업을 했다. 그럼에도 공정위는 이 가운데 5개 작업만을 임의로 골라 마치 네이버쇼핑이 경쟁 사업자를 배제하려 했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검색 알고리즘은 한번만 만들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를 해줘야한다"며 "이용자 검색 패턴이 시간이 지날수록 달라지며 알고리즘의 허점을 파악해 어뷰징하려는 시도가 많기 때문에 개선 작업을 해줘야 하는데 이는 구글이나 다음 등 다른 검색엔진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어 "알고리즘을 바꿀 때마다 쇼핑 검색 결과 상위에 노출되던 상품이 하위로 내려갈 수 있고 반대로 하위에 있던 상품이 상위으로 올라오면서 희비가 교차되는 것이 당연하다"라며 "공정위는 수많은 업데이트 가운데 다른 경쟁사들에 불리했던 일부 사례만 지적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네이버측은 검색포털 사업자로서 외부 경쟁사를 배제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네이버에 따르면 네이버쇼핑 등록 상품 가운데 30~35%가 주요 오픈마켓 상품이며 이들은 네이버쇼핑의 생태계를 구성하는 중요한 파트너사다. 오픈마켓이 다양한 상품을 비교·검색하기 위한 서비스임을 감안할 때 네이버가 굳이 검색품질의 하락을 각오하고 외부 파트너를 배제할 이유가 없다는 논리다. 

◇ "공정위 결과 어디에도 조작이란 표현 없어"

공정위는 네이버가 동영상 검색 알고리즘을 대대적으로 개편하면서도 이러한 사실을 경쟁사에게 알리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네이버가 자사 동영상 서비스 네이버TV에 대해 가점을 부여해 노출순위를 왜곡하고 소비자를 기만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서도 네이버측은 공정위의 편협한 해석이라는 입장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동영상 검색 노출에서 키워드의 중요성은 알리지 않아도 인터넷을 어느 정도하는 사람들의 상식인데 공정위는 알고리즘 개편으로 키워드가 검색결과 상위 노출을 위한 핵심 요소가 되었다는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고 말했다. 

이어 "네이버TV 테마관 콘텐츠에 가점을 준 것은 저작권과 불법성이 없는 양질의 콘텐츠를 이용자에게 제공해 검색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것인데 이를 경쟁 질서 왜곡으로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라며 "유튜브가 장악한 동영상 콘텐츠 시장에서 네이버의 동영상 검색 수요가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을 공정위가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공정위 조사결과 발표를 기반으로 '네이버가 검색 알고리즘을 조작했다'고 보도한 언론사에 대해서도 불편함을 드러냈다. 네이버 관계자는 "공정위 발표에는 조작이란 표현이 없고 조정·변경이라고 나와 있으며 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브리핑에서도 조작이란 표현이 없는데 일부 매체들이 이를 거르지 않았다"고 말했다. 

네이버측은 공식 입장을 통해 "공정위가 충분한 검토와 고민 없이 사업자의 사업활동을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지 않을 수 없다"라며 "이번 공정위 결정에 불복하여 법원에서 그 부당함을 다툴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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