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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춘추전국]①사실상 코로나가 키웠다

  • 2022.06.30(목) 11:07

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시대 접어들어
시장 규모, 지난해 81조원서 올해 127조원
로블록스·메타 이어 국내 SK텔레콤 등 성장

지난 2년간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세계가 사회적 거리두기에 돌입하면서 사람들이 가상공간으로 모여들었습니다. 3차원 가상현실인 메타버스에서 다른 사람을 만나고, 일을 하면서 메타버스 시장은 급격하게 커지고 있습니다. 메타버스 시장의 지형도를 그려보고 앞으로의 전망을 쉽고 자세히 설명하겠습니다. 

2020년초 코로나의 세계적 유행은 일상을 크게 바꿔놓았다. 많은 이들이 재택 근무나 온라인 수업을 하면서 본격적인 비대면 시대가 열렸다. 이때 가상 공간인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 기술 및 서비스가 빛을 발했고 관련 시장이 급격히 성장했다. 앞으로도 꾸준히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비대면' 속성과 뗄 수 없는 것이 인터넷을 비롯한 정보통신기술(ICT)이다. 메타버스 성장을 놓칠세라 국내외 주요 ICT 기업들이 이 시장에 발을 들였다.

세계최대 소셜네트워크 서비스 업체 페이스북은 사명을 아예 '메타(Meta)'로 바꾸고 메타버스에 올인하고 있다. 국내 최대 인터넷 기업 네이버는 '제페토'를 내걸고 외부 업체들과 전방위 협력에 나서는가 하면, 대표 가상거래소 업비트의 운영사 두나무는 메타버스를 미래 먹거리로 삼고 역량을 모으고 있다.

국내 통신사 가운데 SK텔레콤은 통신 서비스로 다져 놓은 대규모 이용자 수용 노하우를 기반으로 메타버스에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그야말로 메타버스를 둘러싼 춘추전국 시대라 할 수 있다. 

비대면 사회활동의 장

메타버스는 익히 알려져 있듯 그리스어 '초월(Meta)'과 '세계(Universe)'의 합성어다. 공상과학 소설 작가 닐 스티븐슨이 1992년 발표한 소설 '스노우크래쉬'에서 처음 사용한 용어이기도 하다. 당시엔 사람들이 가상공간에서 분신인 '아바타'를 움직여 현실과 다른 삶을 살아간다는 막연히 상상 속 이야기처럼 그려졌다.

하지만 2007년 미국의 비영리 연구기관인 가속연구재단(ASF)이 '메타버스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조금씩 기술적 개념이 쌓이기 시작했다. 현실세계의 대안이라는 소설적 관점에서 벗어나, 현실세계와 가상세계를 교차하고 결합하는 서비스로 발전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럼에도 뚜렷한 존재감을 드러내진 못했다. 

메타버스가 세간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코로나의 세계적 유행이 시작한 2020년부터다. 사회적 거리두기 및 비대면 활동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집에서 업무와 교류 등 사회활동을 할 수 있는 가상 공간을 찾았다. ICT 기업은 관련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에 몰두했다.

메타버스 바람에 올라탄 기업들은 서비스의 폭발적 흥행으로 유례없는 성장을 보이기도 했다. 대표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꼽히는 로블록스는 2020년 급성장해 지난해 3월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로블록스는 그동안 '어린이나 하는 프로그램'이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이용자가 직접 게임을 만들 수 있는 '로블록스 스튜디오'로 다양한 활용이 가능한 점을 앞세워 대표 서비스로 성장했다. 특히 PC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콘솔, VR(가상현실) 기기 등에서 사용할 수 있어 접근성이 좋은 것도 장점으로 꼽혔다.

시장 규모 연평균 49% 전망

메타버스 시대 또 다른 히트작 마인크래프트도 빼놓을 수 없다. 마인크래프트의 서비스 지표가 눈에 띄게 개선됐다. 코로나19 확산 전인 2018년만 해도 월간활성사용자(MAU)는 7400만명 수준이었으나 지난해에는 3년만에 12억2600만명으로 확대됐다.

마인크래프트는 2014년 마이크로소프트에 인수되면서 PC와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엑스박스, 플레이스테이션, 닌텐도 등 여러 플랫폼으로 영역을 넓혔다. 

메타버스 서비스에 새로 발을 들인 기업도 있다. 사회관계망 서비스를 주요 서비스로 운영해온 페이스북은 2021년 사명을 메타로 바꾸고 메타버스 플랫폼 '호라이즌 월드'를 출시했다. 호라이즌 월드와 연동되는 무선 VR장비 '오큘러스퀘스트2'를 함께 공개해 메타버스 서비스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 역시 코로나가 확산되기 시작한 2020년 '옴니버스'의 베타서비스를 출시했다. 옴니버스는 생생한 그래픽과 영상 공유를 지원해 먼 곳에 있는 직원들이 소통하고 업무할 수 있다.

추후 옴니버스는 유럽 통신사 에릭센과 함께 메타버스 공간에 도시를 만들거나 공장, 자동차 제조 시설 등을 구축하는 식으로 서비스를 확장했다. 소통을 넘어 시뮬레이션으로 업무 시행착오를 줄이고 효율성을 높인 것이다.

이러자 코로나가 사실상 메타버스를 키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 조사 업체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세계 메타버스 시장 규모는 2021년 81조원에서 올해 127조원으로 급증할 전망이다. 2029년엔 1949조원으로 늘어 연평균 성장률이 약 49%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선 SK텔레콤 등 서비스 선도

국내에선 SK텔레콤이 메타버스 시장을 이끄는 대표적인 기업 중 하나로 꼽힌다. '탈통신'을 내걸면서 AR(증강현실)과 VR(가상현실) 등 혼합현실 분야에서 쌓아온 서비스 경험을 살려 메타버스 영역에 진출한 것이다. 

SK텔레콤은 혼합현실을 맡은 MR서비스CO(컴퍼니)를 메타버스CO로 재편성하고, 지난해 7월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ifland)'를 출시했다. 이프랜드는 국내 관련 서비스 중 유일하게 라이브 영상 중계를 지원하고 최대 131명이 동시 접속할 수 있다. 현재 이프랜드의 누적 다운로드는 지난달 기준 750만을 넘어선 상태다.

특히 10대 이용자가 대부분인 타 서비스와 달리 이프랜드는 20대부터 50대까지 폭넓은 연령층이 이용하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공공기관, 금융, 교육, 엔터테인먼트 등 여러 산업계와 협업해 독자적인 콘텐츠를 구성해온 덕분이다.

네이버Z의 제페토 역시 국내 대표 메타버스 서비스 중 하나로 꼽힌다. 제페토는 1020세대를 타기팅해 구찌, 디올, 현대차 등 여러 기업과 협업하며 콘텐츠를 넓혀가고 있다. 최근엔 소방서 등 공공기관과 협업해 홍보 콘텐츠를 제작하는 등 서비스 영역을 확대해가고 있다.

가상자산·의료계도 나서…확산 빨라질 전망

가상자산(코인)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 역시 메타버스 '세컨블록'을 2021년 공개했다. 비슷한 취향이나 관심사를 가진 이들이 모이는 커뮤니티를 만들고, 관련 NFT(대체불가능토큰)를 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키워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사회관계망 서비스 싸이월드를 운영하는 싸이월드제트는 최근 메타버스 기반 원격의료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병원이 직접 메타버스 플랫폼에 입점해 화상진료를 제공하고, 희망하는 이용자에 한해 유전자 정보를 NFT로 만드는 서비스를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박세환 기술법인 엔펌 전문위원은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의 장기화로 메타버스의 영향력이 커졌다고 강조했다.

박 위원은 "코로나19의 장기화, 가상 세계에 익숙한 MZ세대의 급증, 세계화의 급속한 확산 등에 따라 언택트 산업이 확대되면서 메타버스 기술이 새로운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로 부각되고 있다"며 "국내외에서 다양한 메타버스 플랫폼이 출시되고 사용자층도 점차 다양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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