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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카카오, 디지털 헬스케어 상용화 '성큼'

  • 2022.12.15(목) 13:41

시장 선점 위한 경쟁 본격화

네이버·카카오가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 상용화에 주력하고 있다. 디지털 헬스케어란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질병을 진단하고 예방하는 것을 말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디지털 헬스케어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관련 시장을 선점하려는 목적이다.

나군호 네이버 헬스케어 연구소장이 지난 14일 열린 '네이버클라우드 서밋 2022' 행사에서 회사가 연구 중인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다./사진=네이버클라우드

네이버, 클라우드·AI 활용한 헬스케어 서비스

나군호 네이버 헬스케어 연구소장은 지난 14일 열린 '네이버클라우드 서밋 2022' 행사에서 회사가 연구 중인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를 소개했다.

네이버는 '전주기 헬스케어'를 주목하고 있다. 과거 병원에 가서 의사를 만나고 약을 처방받는 것까지가 치료였다면 기술의 발전으로 일상의 모든 순간에 걸친 헬스케어가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스마트워치와 같은 사물인터넷(IoT) 장비를 통해 쌓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환자에게 건강 가이드를 제시하는 서비스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네이버는 초거대 인공지능(AI) '하이퍼클로바'를 활용한 '클로바 케어콜'을 통해 전주기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클로바 케어콜은 독거노인을 위한 AI콜 서비스다. 단순한 문답을 통해 안부나 건강 상태, 식사 여부를 확인하는 것은 물론 친구처럼 대화하며 정서적인 케어를 돕는다.

네이버클라우드는 또 태국 정부가 추진하는 스마트시티 사업(헬스케어&안전)에 앵커기업으로 참여하고 있다. 환자의 임상·영상·유전체 정보뿐 아니라 일상 속 IoT 기기를 통해 수집한 각종 데이터를 연계해 의사가 환자를 이해하고 더 나은 진료를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서비스다. 현재 태국 병원에서 시범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으며, 내년부터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네이버는 의료 데이터 통합과 호환 기술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 의료 데이터를 통합해 한곳에서 확인할 수 있고 병원 간 연계해 더 효율적인 의료가 이뤄질 수 있도록 돕는 기술이다. 예를 들어 네이버클라우드플랫폼을 기반으로 구축한 고대의료원의 차세대 정밀 의료 병원정보시스템(P-HIS)은 다양한 의료데이터를 통합·분석해 실시간 진료에 활용할 수 있다.

이밖에 사전문진 내용이나 진료시간에 나눈 대화를 의무기록에 자동 입력해주는 기술을 통해 의료진이 진료와 치료에 좀 더 집중할 수 있고 환자들은 더 나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나군호 소장은 "불과 몇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진짜로 이게 가능할까'라고 생각했던 미래 의료의 모습이 클라우드·AI와 같은 기술의 발전으로 현실이 됐다"며 "네이버의 기술이 적용된 다양한 헬스케어 서비스를 외부에서도 빠른 시일 내에 도입·활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네이버는 지난해 초 나군호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교수를 최고경영자(CEO) 직속 헬스케어연구소장으로 영입하고 관련 사업에 투자해왔다. 앞서 2019년에는 일본 관계사인 라인이 소니 자회사인 M3와 손잡고 일본에서 원격의료 사업을 시작하기도 했다. 또 제2사옥 '1784'에는 임직원을 위한 부속 의원을 열어 최신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카카오, 초거대AI 모델로 영상 판독·신약 개발 기술 연구 

카카오도 AI 기술 등을 활용한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카카오는 지난해 말 글로벌 디지털헬스케어 사업을 전담하는 헬스케어 사내독립기업(CIC)을 설립하고 황희 분당서울대병원 교수를 대표로 영입했다. 헬스케어 CIC는 카카오의 기술과 디지털 역량, 이용자 서비스 경험을 바탕으로 생애 주기별 건강 관리와 스마트 의료 등의 사업을 전개한다.

카카오의 AI 전문 자회사인 카카오브레인은 초거대AI 모델을 활용한 연구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김일두 카카오브레인 대표는 지난 9일 열린 카카오 개발자 콘퍼런스 '이프 카카오 데브 2022' 3일차 기조연설에서 의료 영상 판독·진단을 위한 AI 캐드를 소개했다.

AI 캐드는 의료 영상을 입력하면 판독문을 자동으로 생성하는 모델이다. 카카오브레인은 내부 임상 검증을 인용해 해당 모델이 의료 영상 판독의 효율성을 2배까지 향상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기존의 영상판독을 위한 인공지능 제품들이 자율주행에서 보조적 장치적인 수준이었다면 카카오브레인의 모델은 완전 자율주행을 가능케하는 수준이라고 비유할 수 있다"며 "의료 영상 진단의 정확성, 임상 워크플로우의 효율성, 그리고 환자 진료의 질을 높여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할 계획"이라고 했다. 카카오브레인은 내년부터 실제 의료 진단에 해당 모델을 활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AI 기반 신약 개발사 '갤럭스'와 손잡고 대규모 컴퓨팅을 통한 신약 개발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김 대표는 "10여년 이상 시간 동안 수조원의 돈을 투자해 단 10%가 되지 않는 신약 개발 프로세스를 1년 내, 수백억원의 투자로, 3배 이상의 성공률을 거두는 것이 목표"라며 "내년 알려진 항암제의 재현을 시작으로 신약 개발의 프로세스를 확립하고, 인공지능을 통해 이를 혁신하려 한다"고 했다.

국내 대표 IT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에 적극적인 건 관련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규모는 2020년 1064억달러(약 138조원)에서 매년 30% 성장해 2025년 5044억달러(약 657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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