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지난해 유무선·미디어·엔터프라이즈 등 대부분 사업이 고르게 성장하며 호실적을 내놨다. 올해는 성장 궤도에 오른 주요 사업의 견조한 성장을 더욱 도모하면서 '챗GPT' 등과 연계한 인공지능(AI) 관련 사업도 본격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유무선 고른 성장…5G 가입자 비중 58%
SK텔레콤은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16.2% 증가한 1조6121억원을 기록했다고 8일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은 3.3% 늘어난 17조3050억원, 당기순이익은 SK하이닉스의 지분법 이익 감소 영향 등으로 60.8% 감소한 947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번 실적은 유무선 통신과 미디어 등을 중심으로 대부분 사업이 고르게 성장한 영향이라고 회사 측은 분석했다.
실제로 SK텔레콤 별도 기준 연간 영업이익은 1조3211억원으로 전년대비 18.6% 증가했다. 매출도 2.6% 늘어난 12조4146억원, 순이익의 경우 19% 감소한 8695억원으로 나타났다.
SK텔레콤의 지난해 5G(5세대 이동통신) 가입자 수는 1339만명에 달했다. 전체 가입자 중 5G 비중은 58%로, 전년 말 42%에서 크게 증가했다.
연간 무선통신 마케팅비는 3조630억원으로 전년대비 4.8% 감소했다. 다만 작년 4분기 기준 무선통신 가입자당 평균 매출(ARPU)은 3만495원으로 전년보다 0.8% 감소했다.
연결 기준 설비투자(CAPEX)는 3조350억원으로 전년보다 1.1% 증가했다. SK텔레콤 별도로는 2조2150억원으로 1.7% 늘어났다.
IPTV와 인터넷 사업 등을 하는 자회사 SK브로드밴드의 영업이익은 10.9% 늘어난 3057억원, 매출은 2.6% 증가한 4조1563억원이었고, 순이익은 2170억원으로 9.6% 늘어났다.
SK브로드밴드의 연말 기준 유료방송 가입자도 932만명을 넘었다. 전년 말 900만명에서 꾸준히 성장했다.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도 670만4000명으로 전년말 658만명에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콘텐츠·광고·커머스 등 미디어 사업 매출은 전년보다 20.8% 증가한 1조5373억원을 기록했다. 데이터 센터와 클라우드가 중심인 엔터프라이즈 사업 매출은 12.5% 성장한 1조 5086억원이었다.
아이버스(AIVERSE·AI+메타버스) 사업의 구독 모델 'T우주'는 총 상품 판매액이 약 5700억원, 가입자도 160만명에 달하는 등 성장을 거듭해왔다.
AI 컴퍼니 전환 본격화…챗GPT와 제휴 추진
SK텔레콤은 △유무선통신 △미디어 △엔터프라이즈 △아이버스 △커넥티드 인텔리전스 등 5대 사업군이 성장 궤도에 안착했다고 평가했다.
이들 사업의 견고한 실적을 기반으로 올해는 AI(인공지능) 컴퍼니 도약과 전환의 원년으로 삼고 가시적 성과 창출에 나설 방침이다.
우선 B2C(소비자 대상) 분야에서 첫 한국어 GPT-3 상용화 서비스를 선보인 '에이닷'을 고도화하기로 했다.
이달 중 오래된 정보를 기억해 대화에 활용하는 '장기기억' 기술과 텍스트뿐만 아니라 사진과 음성 등 복합적인 정보를 이해할 수 있는 '멀티모달'(Multi-modal) 기술을 장착할 계획이다.
특히 챗GPT 등 국내외 다양한 기술과 제휴를 추진해 에이닷의 대화형 언어모델 측면을 고도화하고 연내 정식 서비스로 론칭할 구상이다.
아울러 UAM(도심항공교통) 부문도 여러 실증 사업을 거쳐 오는 2025년 상용화를 준비한다.
김진원 SK텔레콤 CFO(최고 재무 책임자)는 "지난해는 5대 사업군이 본격적인 성과를 창출해 성장 궤도에 안착한 한해였다"며 "올해는 견고한 실적을 기반으로 AI 컴퍼니로의 전환과 도약을 통해 주주가치 제고를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SK텔레콤은 작년 4분기 배당금을 주당 830원으로 의결했다. 배당금은 기존에 지급한 2490원을 포함하면 연간 3320원으로 분할 전인 2020년 대비 66% 상향된 수준이라고 회사 측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