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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랑 속 KT, 이사회 구성 차질

  • 2023.03.10(금) 17:50

임승태 사외이사 후보자 자진 사퇴
윤경림 대표 선임도 험난한 여정 예고

KT 사외이사 후보로 내정됐던 임승태 법무법인 화우 고문이 10일 자진 사퇴를 결정했다./그래픽=비즈워치

KT 대표이사 선임을 둘러싼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여권을 중심으로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는 가운데 사외이사 후보자가 주주총회가 열리기 전 스스로 물러나는 등 이사회 구성에 혼선이 빚어졌다.

KT는 10일 사외이사 후보로 내정됐던 임승태 법무법인 화우 고문이 일신상의 이유로 자진 사퇴했다고 공시했다. 사외이사 후보자로 발표된 지 이틀 만이다. 임 고문은 금융위원회 사무처장,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등을 거친 인물이다. 지난 대선에서는 윤석열 대선캠프에서 상임경제특보를 맡아 활동했다.

앞서 KT는 강충구·여은정·표현명·임승태 등 사외이사 4명을 선임하는 내용의 주총 안건을 공시한 바 있다. 임 고문을 제외한 3명은 현 이사회 멤버로, 이달 말 임기 만료와 함께 재선임을 앞두고 있다.

현재 KT 이사회는 사내이사 2인과 사외이사 6인 등 총 8명으로 구성돼있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10명이었으나 올해 들어 이강철, 벤자민 홍 사외이사가 연이어 사퇴하면서 빈자리가 생겼다. 이번에 사외이사를 충원하려했지만 임 고문의 사퇴로 차질을 빚게 됐다.  

KT는 이달 31일 정기 주총에서 윤경림 대표이사 후보자와 사내외 이사 선임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다만 여권이 대표 선임 과정 등에 여전히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어 험난한 여정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일 국민의힘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윤 후보에 대해 "심판이 선수로 뛰고 있다"며 비판한 것이 단적인 예다. 여권의 불편함은 아직 풀리지 않은 상태다.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은 비즈워치와 통화에서 "윤경림 후보는 문제가 있는 선임 과정을 통해 대표이사 후보자로 내정된 사람"이라며 "KT가 지배구조 개선에 나서겠다고 한 것은 스스로 문제가 있음을 인정한 것 아닌가"라고 했다. 

KT는 지난 8일 '지배구조개선TF'를 통해 대표이사 선임 절차와 이사회 구성 등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새로운 사외이사 없이 기존 이사회 구성이 그대로 유지되면서 모양새가 흐트러지게 됐다.

주총 표심이 어떻게 나타날지도 관심이다. KT의 주요 주주로는 국민연금(지난해 말 기준 10.13%)과 현대차그룹(7.79%), 신한은행(5.58%) 등이 있다. 국민연금이 반대표를 던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2대 주주인 현대차그룹과 3대 주주인 신한은행 역시 찬성표를 던지기는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검찰 수사에도 촉각이 쏠린다. 서울중앙지검은 구현모 대표와 윤 후보자가 배임 혐의 등으로 고발된 사건을 공정거래조사부(부장 이정섭)에 배당했다. KT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비자금 조성 △향응과 접대 △자료삭제 등 보수시민단체가 제기한 의혹을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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